(비엔나에서 깨달은) 미국 떠나고 영어가 더 잘 들리는 내 비결

오스트리아 국어는 독일어이고 독어에 문외한인 나는 그 나라 표지판과 안내판을 보면서 체험한 것이 있다. 눈 뜬 장님!!

외국에서 그 나라 문자를 이해하지 못하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고 하니 사람들에게 물어볼 일이 더 많이 생긴다. 요즈음 웬만한 사람들은 구글(맵)을 이용하겠지만 나는 내게 익숙한 방식을 사용한다. 그 지역에 관한한 지역주민만큼 믿을만한 정보통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도 한몫 한다. 오스트리아에는 영어가 유창한 사람들이 많았다.

독어를 사용하는 나라에서 영어로 묻고 다니면서 나는 문득 고개를 갸우뚱한다. 미국에 살 때보다 영어가 더 잘 들리네??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봤다.

미국(영어권)서 산다고 영어가 절로 늘지 않는다는 사실은 미국서 살아본 사람이면 누구라도 아는 진리다. 미국 살면서 영어가 일취월장하는 사람들은 그에 비례하도록 영어에 노출된 때문이다. 미국에서 제한된 영어를 제한된 영역에서 제한적으로 말하며 살았던 나. 미국에서는 한국책을 찾아 읽었으나 한국에 온 이후엔 영어책을 꾸준히 읽었다. 즉 영어에 더 노출된 셈이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책을 읽어도 듣기와 말하기에 도움이 되더라는 결론이 내가 비엔나에서 깨달은 사실이다.

아마도 이런 원리일 것이다.

나는 일주에 다섯번, 1시간씩 독서클럽 멤버들과 영어책 읽기를 하는데 타인의 차례에는 듣고 내 차례에는 낭독을 한다. 3년 반쯤 한 거 같다. 일단 영어가 너~~무 낯선 무드에서 조금 벗어났다. 읽기는 당연히 독해에 도움이 되지만, 소리를 내서 읽고 듣는 것이 hearing과 speaking 연습이 되는 모양이다. 모르는 단어를 찾고 이해 못한 부분을 복습하면서 조금씩 단어와 표현을 넓혀가는 과정이 필요하지만 말이다.

완벽한 영어회화, 즉 원어민이 사용하는 구어체 표현은 다른 방법이 효율적이겠지만(직접 대화, 유튜브, 미드…), 원어민과 많이 접촉하지 않는 환경에서 그냥 보통의 의사소통이라도 할 수 있길 바랄 때, 당장이라도 혼자서 할 수 있는 방법으로 꾸준한 책낭독(오디오북 듣기도)은 읽기, 듣기, 말하기를 한번에 얻는 손쉬운 비결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