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에서만 볼 수 있는 것

비엔나가 음악의 도시라 불리는 이유는 모짜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요한 스트라우스, 하이든 등이 머물면서 수많은 대작을 남겼기 때문이다. 비엔나의 오페라 하우스, 둥근 천장의 교회나 전문 콘서트장에서 그 대작들은 수시로 연주된다. 낮동안 발품을 파는 육체의 여행을 이어가다 저녁에 감미롭거나 열정적인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서 행복해지는 이유는 두가지다. 아픈 다리를 쉬면서(하나) 영혼이 황홀해지므로(둘)…

허나 꼭 비엔나가 아니더라도 훌륭한 연주가에 의해 거장들의 음악은 세계 곳곳에서 연주된다. 다만 꼭 비엔나에 가야만 만날 수 있는 존재가 있는데 바로 the kiss로 유명한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2)의 그림들이다. (정확한 정보인지는 모르나) 클림트의 작품은 해외로 반출되지 않는다고 했다. 보고 싶으면 오스트리아로 오라는 의미란다.

내 생각엔 또 한가지가 있는데 바로 기념품 가게에서 파는 ‘No Kangaroos in Austria’라고 쓰인 티셔츠다. 오스트리아와 오스트레일리아를 혼동하는 것은 비단 나 뿐만이 아닌 증거이기도 하다^^.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유럽에는 부를 축적한 계층, 부르주아가 생겨났는데 그들은 노동자 계급과 차별화되고 싶은 열망을 품고 아르누보 예술을 탄생시킨다. 규칙과 패턴 없이 화려함을 추구하는 아르누보예술은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에 유럽을 지배했는데 스페인에 가우디, 영국에 밀레이가 있다면, 오스트리아에는 클림트가 있다. 한때는 유럽 영토의 40%를 차지했던 오스트리아는 19세기말 쇠락의 길로 들어서면서 성의 향락에 빠진다. 세계적인 인물 중 오스트리아 출신이 또 있었으니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주인공인데 그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이론을 창시했고 인간을 움직이는 가장 큰 동기가 성적 욕망과 충동이라고 했고 그 이론이 오스트리아 민중의식에 녹아들어 예술인들이 성(性)에 몰두하게 되었다고 한다. (중대신문 참조)

장식미술가 출신인 클림트는 ‘애무’라는 페르낭 크노프의 작품을 접한 후 자극을 받아 고전예술의 전통과 관습을 깨고 자신만의 개성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클림트는 에로티시즘에도 영향을 받아 노골적이면서 매혹적인 눈빛을 한 유디트를 탄생시켰다. 기존의 수줍은 듯 시선을 피하는 여성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었던 것이다. 작품 「키스」에서 그는 황금을 재료로 선택해 녹여 바르거나 얇게 펴 모자이크로 표현하는 등 화려하고 개성 있는 기법을 사용했다. 이를 통해 클림트는 당시 오스트리아와 비엔나의 향락적이면서도 감각적인 분위기와 에너지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출처 : 중대신문사(https://news.cauon.net)

한국에서 클림트의 the kiss는 흔하게 본다. 사실, 나는 사진으로는 크게 감명을 받지 않았다. 그런데 벨베데레 박물관에 걸려있는 진품은 느낌이 확연하게 달랐다. 진짜 금이 반짝여서 일 수도 있지만 클림트 그림은 전반적으로 묘하게 시선을 머물게 하며 마음을 열게 하는 마력이 있었다. 이번 비엔나 여행에서 획득한 가장 큰 발견을 그래서 나는 구스타프 클림트로 생각한다.

 p.s. 아래 그림은 제가 클림트 작품중에서 좋아하게 된 것들이에요. 휴대폰 카메라로 사람들을 피해 찍다보니 조금 조악하게 찍혔어요. 양해 부탁드려요~ 유디트는 좋아하지 않아서 카메라에 안 담았네요ㅠ 설명과는 다르게 서정적인 작풍도 많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