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랑에대한 개똥철학

사랑이 들꽃처럼 지천에 널려 있는 듯 보이지만 참된 사랑은 정갈한 심신을 가진 심마니의 호미 끝에서 캐어지는 산삼처럼 귀하고 고결한 것이다. 장구한 세월의 중첩과 때묻지 않은 심신과 경건한 희생이 스며있는 감정이다.

참사랑은 한 푼 가진 것 없는 자에게도 넘쳐날 수 있고, 오지의 주민에게도 찾아오고, 낫놓고 ㄱ자도 모르는 무지랭이도 알 수 있는 느낌이다. 참사랑은 참사람이기만 하면 찾아오는 본능이요, 때로 동물들도 알고 베푼다. 쉬운 것이다. 그러나 어려운 것이다.

생겨나기는 쉬우나 끝까지 남기 힘들어서 어렵고, 대상간에 동시에 같은 무게로 발생하지 않아서 어렵고, 비록 그 추상의 개념을 알더라도 제대로 실천하기는 쉽지 않으니 어렵다.

사랑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J.A. Lee란 사람이 제시한 사랑 유형에 의하면 열정적 사랑eros, 유희적 사랑 ludus, 친구같은 사랑storge, 소유적 사랑 mania, 실용적 사랑 pragma, 헌신적 사랑 agape 가 있다.

거기에 나는 참사랑을 더한다. 참사랑은 겨울철 난로같은 사랑이다. 찬 기운으로 몸이 오소소 떨릴 때 적당한 거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알맞은 온기, 그 온기로 얼은 몸이 녹을 때 찾아오는 느낌이 참사랑이다. 딱 달라붙어서 너무 뜨거운 열기를 뱉어내면 데이거나 타는 불장난이 된다. 불장난은 곧 사그라들고 만다. 세상의 사랑을 불장난과 참사랑으로 나눌 수 있는 기준은 시종일관 변치않는 따스함에 장구한 세월의 중첩성일 것이다.

아내는 고운 머리카락을 팔아 시계줄을 사고 남편은 시계알을 팔아 아내의 빗을 사는 배려,(크리스마스 선물)

죽어가는 월선이 생명의 끈 한가닥 부여잡고 끝내 용이를 기다리는 사투, 이를 꿰고 그녀를 서둘러 찾지 않는 용이의 집념. (토지)

벙어리 삼룡이 불길 속에 뛰어들어 아씨를 구해내고 끝내 죽음을 맞이하지만 그의 입가에 번지는 평화롭고 행복한 웃음! (벙어리 삼룡이)

자신의 머리에 총구를 대고 방아쇠를 당겨 사후(死後)에라도 그 사랑을 이루고 싶은 영혼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결국 참사랑은 나를 버리고 상대를 간직하는 끝없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