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불을 크게 불리는 법

나는 정기적으로 한 달에 딱 백 불을 번다. 그것이 천 불인 사람도 있고 만 불인 사람도 있고 왜 십만 불인 사람이라고 없을까만은 내 능력이 아직 그 만큼이라 나는 백 불도 감사히 받으려고 노력한다. 처음 그 돈을 벌게 되었을 때 나는 백 불을 크게 만들 궁리를 했다. 십 만불도 허접하게 쓰일 수 있고 십 불도 알차게 쓰여질 수 있는 것이 돈인 것을 알기 때문이다. 액수보다 더 가치가 판가름나는 건 그 돈이 어떻게 쓰여지느냐인 것이다.

내 행복한 고민이 시작됐다. 몽땅 저축해서 목돈을 만들까? 조금 더 보태서 매달 근사한 곳에서 식사를 할까? 애들한테 생색내며 용돈을 줄까?… 적은 돈이지만 쓸 곳을 궁리하니 한정이 없었다. 하지만 소소한 일상의 소비에서는 백 불이 백 불 이상의 가치로 창출되는 것이 없었다. 백 불을 가치있게 쓰고 싶은 마음… 그건 그만큼만 벌 수 있는 내가 부리는 호기이자 자존심이자 삶에대한 열의였다 (가사와 육아를 담당하면서 창출하는 경제 가치는 별도로 한다. ^^)

궁리하면 답이 나온다. 그래서 해답이 나왔다. 확실히 100불이 몇 십배, 몇 백배로 부풀려지는 아주 명백하고도 건실한 답이었다. 내 제의에 남편도 흔쾌히 찬성했다. 그 답이란 불우 아동과 일대일 결연맺기였다. 우리 부부는 그때까지 맺어온 인연 이외에 두 아이와 또 인연을 맺었다. 총 세 아이에게 나누어줌으로써 백 불은 상상도 못한 가치로 뻥튀기되어 재창출되었다. 이런 것을 진짜 행운이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 행운을 이용하여 더 큰 행운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 일로 인해 내겐 새로운 꿈이 생겼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원리에서 부자 아빠가 실천하는 경제 개념처럼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매진해서 경제수익을 내고 그 돈으로 더 많은 아이들에게 희망을 전달하고 싶다는 욕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목표를 위해 열심히 걸어간다.

그런데 가끔은 그깟 백 달라… 하면서 그 일을 그만하고 싶어질 때가 있다. 노력에 비해 댓가나 보람이 적다고 생각될 때, 더불어 나 자신까지 하찮게 느껴질 때는 더욱 그랬다. 오늘도 한 끝이 막힌 길 앞에 앉아 나는 고심 중이다. 여심만큼 변덕스런 것도 없어서 그럴 땐 초심이 흔들린다. 그런데 그럴 때마다 떠오르는 아이들이 있다. 생면부지의 아이들… 내가 맞잡은 줄을 놓지 않겠다고 약속했던 아이들… 그 아이들 덕분에 나는 다시 마음을 다잡게 된다. 백 불을 뻥튀기 시키는 행운을 걷어 차고 싶지 않게 만들어준다! 그래서 초심을 지키고 다시 걸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