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챙기는 노하우

-희망 콘서트에 다녀왔시유-

보스톤 근방에 사는 이점중에는 하버드대 캠퍼스를 동네공원 드나들 듯 할 수 있다는 사실도 들어있다. 집에서 30여분 드라이브를 해야하지만 멀리서 일부러 찾아오는 관광객들을 생각하면 이건 완전 공짜 취득이다^^. 워낙에 관광객들이 많고 일반 주민들도 지름길로 사용하곤 하는 캠퍼스는 항상 활기에 차 있다. 하버드(도서관 기증자) 동상의 발을 만지며 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보며 모두의 염원은 한결같구나, 동지의식을 느끼곤 한다. 감사하게도 그곳에서 한국과 관련된 많은 공연이나 행사가 개최되곤 하는데 그래서 우리는 세계 최고의 상아탑에 거리낌없이 출입할 기회를 가진다. 지난 일요일에는 법륜스님과 김홍신 작가가 함께 한 청춘 콘서트& 희망 콘서트가 열렸고 덕분에 하버드 과학관이 어찌 생겼는지 들여다 볼 수 있어서도 나는 뜻 깊었다.

처음 한국 대중매체에서 청춘 콘서트란 말을 접했을 때 당연지사 노래 콘서트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알고보니 법륜스님의 발기(發起)로 꿈을 잃고 좌절하는 청춘들에게 희망을 주기위해 시작된 강연과 즉문즉설의 장이었다. 어쩌면 이름도 예쁘게 콘서트로 정했는지 ... 작년 1월 한국에서 카이스트 학생의 자살이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키면서 공허하고 위기의식에 가득찬 청춘들의 현실을 뒤돌아보고 그들을 위로하기 위해 ‘방황해도 괜찮아’란 타이틀로 연애, 결혼, 학업, 취업에관한 청춘들의 고민을 들어주기 시작한 것이 발전하여 청춘 콘서트로 이어진 모양이다.

김홍신 작가는 점심 먹고 양치질 했느냐는 질문을 화두로 던지며 치아의 건강을 위해서는 3분동안 양치질을 해야하는데 해보시라, 3분이 상당히 길다고 말했다. 그런데 노래방 가서 1시간 놀면 그 1시간은 왜 이리 짧은지… 너무 공감가는 말씀이라 나도 모르게 고개를 마구 끄덕이며 웃어제쳤다.

삶에 유익한 것이 즐겁고 맛있는 것 투성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어쩌면 그리 심신에 좋은 것엔 맛들이기도 버릇들이기도 힘든 것이 많은지… 아이들을 키우다보니 정말 절실하게 느껴지는 진리가 그것이었다. 세상은 유혹의 지뢰밭이다. 희희낙락만 찾다보면 즐기는 당시는 좋지만 결국엔 화려한 파국도 감수해야 한다. 나는 가끔씩 내가 사람인 것에 감사함이 퐁퐁 솟을 때가 있는데 그건 아메바나 독충 혹은 꽃이나 잡풀 등으로 태어나지 않고 인간으로 태어났기 때문이다. 지구상에는 약 39억년으로 예측하는 시간동안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을만큼 다양한 생명이 생사를 이어가고 있다. 공룡처럼 멸종하는 존재도 있으나 암세포나 희귀 바이러스같은 악의 신생명도 있다. 어느날 나는 집 안으로 들어온 개미를 보면서 개미가 사람집으로 들어오면 죽어나가기 십상이고 내 자신이 그 개미가 아닌 것이 다행이란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건 미처 생각이 못 미쳐서 그렇지 정말 땡큐땡큐할 노릇이었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값진 타이틀이 주어진 사람은 어떤 생물보다 생기있고 다양하고 의미있게 살 수 있는 기득권자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약자를 보호할 의무가 있고 스스로의 삶을 값지게 꾸려나갈 책임도 있다. 잘 생각해보자. 양치를 3분간 해서 건강한 치아를 유지하고 그 치아로 원하는 음식을 무엇이든 아작아작 씹어먹을 수 있는 것은 행운이지 않은가. 그러므로 우리는 맛없고 지루하고 힘들더라도 건강한 삶과 유익한 미래를위해 옳고 바람직한 것을 추구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법륜스님은 지혜도 많으시지만 참 똑똑한 분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니, 어쩌면 지식으로 머물지 않은 지혜가 충만하신 때문에 스마트하다는 인상을 받았으려나? 아무튼 스님의 말씀은 구구절절 주옥같았다. 

2012년도에만 한국과 주변 6개 국(북한, 중국, 대만, 일본,미국, 러시아) 의 지도자가 바뀌었고 바뀔 예정인데 그만큼 한반도 정세에 큰 변화를 도래시킬 기회도 없다고 한다. 자고로 글로벌시대에 국제 파워에 어찌 대처하는가가 한국 정부의 큰 관건인 건 슬프지만 현실이다. 세계의 무게 중심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옮겨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북한과 남한이 나뉘인 채 생존권을 위해 각각 중국과 미국에 빌붙는 현실에는 미래가 없다. 남북이 통일을 이루어 자주적으로 외세에 대응하는 길만이 한국의 미래에 청신호를 밝힐 수 있는 것이다. 그를 위해 우리 일반인들이 어떤 일을 하면 되겠냐는 하버드 대학의 한 교수의 질문에 미국 시민권자는 미국 대통령을, 한국 국민은 한국의 지도자를 잘 뽑기위해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고 스님은 말씀하셨다. 그리고 측은지심을 가지고 북한동포를 돕는 모금에도 협조하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지금의 새로운 정세가 앞으로의 백년대계 국익과 이어지는데, 물론 미국 대통령이야 미국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이지만,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통일을 위해 기여해 줄 수 있는 대통령과 정당을 지지하는 것도 한국을 위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우치게 되었다. 세계 어디에 살던 한국인의 뿌리는 한국에 있으므로 미국에서의 내 삶을 위한 정책방향도 중요하겠지만 조국의 현실에 보탬이 되는 미국 대통령을 뽑는 일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안 것이다. 사실 외국 사는 우리들은 국력이 개인력임을 절실히 깨닫고 있지 않은가. 나는 남북통일은 꼭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데 간단한 원리로도 나뉜 것보다 합한 것이 더 힘이 세기 때문이다. 한국민은 정말 세계적으로 우수한 두뇌를 가졌고 그 두뇌의 힘을 중국과 미국에 좌지우지 되지 않고 보다 자주적으로 발휘하기위해선 국가의 파워를 키워야 한다. 머리수가 많은 한가지 목소리는 보다 강한 힘을 발휘하지 않는가. 지금 북한은 체제유지만도 버거운 입장이므로 통일의 주체적 주도권이 한국쪽에 있는 모양이다. 정부는 이 기회를 반드시 살려 평화통일을 꼭 이루어낼 수 있으면 좋겠다.

스님의 즉문즉답은 오해의 소지가 생기곤 해서 언론에서 다루지 않길 원하셨다. 위의 현실을 내가 알 수 있어서 조국통일에대한 염원도 더 생기고 그 절박함을 깨달을 수 있었기 때문에 미씨 여러분께도 알려드리고 싶어서 간략하게 정리해 보았다. 한국의 대통령, 누가 되든 통일의 염원이 꼭 이루어지길 두 손 모아 간절히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