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지고지순 세레나데

입을 다물려 하자, 자는 동안 뜨겁고 강한 연기를 들이킨 것처럼 식도가 무지막지하게 따끔거렸다. 침대 옆 사이드테이블에 컵받침대로 뚜껑을 해 놓은 유리잔이 보인다. 꿀꺽거릴 틈도 없이 쏟아부은 한 컵의 물도 해갈시키지 못 할만큼 몸은 바스락댔다. 나는 물컵을 들고 비척비척 부엌을 향한다. 한컵 반만큼의 물을 더 들이킨 후에야 심장이 정상으로 돌아온 듯 규칙적으로 뛰기 시작했다. 그러자 거실 소파에서 크릉크릉 낮은 숨을 뱉어내고 있는 형인의 형체가 눈에 들어왔다. 창 밖은 가로등과 빨간 십자가와 게다가 주근깨처럼 하늘에 콕콕 박혀 있는 별때문에 환했다. 그런고로 형인의 가슴 위에 아무렇게나 놓여진 여러장의 종이가 아주 잘 보였다.

빨간색 페르시안 카펫 중간쯤 들어섰을 때, 불룩 솟은 무언가가 발에 밟힌다. 형인이 작곡할 때마다 사용하는 손잡이 부분이 불룩한 2001년산 몽블랑 만년필이었다. 뚜껑을 닫지 않아 펜촉부분이 말라 있었다. 만년필은 우리의 마주보기 사랑을 기념하는 뜻으로 4년 전에 내가 준 것이다. 나는 뚜껑을 찾다 포기하고 만년필을 탁자 위에 올려놓은 후 조심스럽게 형인의 가슴에 납작붙어 상하운동을 반복하고 있는 종이를 집어 든다.

‘아디오스’

형인은 타이틀부터 정해 악보의 각 장에 적는 버릇이 있다. 그래서 나는 이번 곡이 이별을 주제로 한 노래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오선지 위 음표들이 가방 메고 흩어지는 학생들처럼 가볍게 안녕,이라고 말하는 듯 했다. 순간 어제의 일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형인이 십리도 못 가 발병날 그 님처럼 멀게 느껴졌다. 지난 4년동안 형인이 혼자 소파에서 잠 든 적은 한번도 없었다. 물론 오늘처럼 그의 집에서 두 개의 침대를 차지하고 두 여자가 각 방에 누워있는 야릇한 경우는 없었지만… 동양 여인의 미덕과는 색다른 범절을 가졌을 아비게일, 사랑방식에 있어 독특한 사고의 소유자인 형인. 갑자기 그들에게 지난 사흘밤낮이란 긴 시간이 있었다는 생각이 스쳤다. 나는 재빠르게 형인을 일견한다. 하얀 티에 감청색 반바지. 어제 밤 입고 있던 실내복이다. 조심스럽게 상체를 숙여 그에게 다가간다. 아비게일에게서 풍겨오던 야릇한 ‘라틴’ 냄새쯤 식별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어깨 부분에서 세번정도 킁킁거린 다음, 한 쾌에 가슴과 배와 그 아래부분까지 훑어 내린다. 스스로 생각해도 얄팍한 짓거리인지라 재빠르게 해치우고 시치미를 뗄 참이었다. 그런데 순간, 예상치 못한 냄새가 훅,하고 코 속을 파고들었다. 냄새는 순식간에 기억을 끄집어 냈고 그러자 마음이 이상하게 뭉글거렸다.

그날, 나는 옹골지게 주먹을 쥐고 형인의 현관문을 일곱번쯤 두드렸다. 세상은 덫칠한 검은색을 칼날로 긁어내자 오렌지색 바탕이 보이기 시작하는 스크래치 작품같았다. 그는 잠결에 불려 나온 버릇없는 머슴같은 몰골로 나를 노려보았다. 나는 철퍼덕이 앉아 다시 시작된 두번째 구토를 끝내고 곧추세운 무릎사이에 고개를 쳐박았다. 그의 현관문 앞에선 썩은 고등어냄새가 풍겼다. 형인은 역겨운 냄새 탓을 하라는 듯 문을 쾅 닫아 버렸다. 무릎사이에 끼인 얼굴이 점점 땅과 가까와지면서 흡사 재주를 부리려는 아크로바트 같은 자세가 되자 또 한번 속이 뒤집어지기 시작했다. 우웩. 우웩. 웨~엑 하는 공명의 반복음이 빈 복도에 물풀처럼 풀어졌다. 잠시후 닫혔던 문이 벌커덩 열렸다. 구역질소리가 형인의 세고리관을 흔들어 평형감각을 잃게 했을지라도 문을 다시 열다니… 그는 필시 쓸개 빠진 놈임에 틀림없었다, 문을 다시 열다니……

토사물이 여기저기 튄 옷을 형인의 도움으로 벗어내고 그의 싱글침대에 누웠다. 눈물이 흘러 시트가 젖기 시작했다. 형인은 유리잔에 꿀물을 그득 채워와 내 입에 넣어주었다. 그때 세고리관에 이상이 생긴 건 정작 나였는지 모른다. 무슨 염치로 거길 찾았는지… 짧은 광염이 꺼졌다는 생각 밖엔 없었는데 어지러워 흔들리다보니 닿은 곳이 형인의 집 앞이었다. 그의 침대 위에서 흘리는 눈물이 어떤 의미였는지는 그도 알고 나도 알았다.

“그건 사랑도… 열정도… 아무것도 아니야. 그건 불륜일 뿐이야.”

6개월 전, 형인은 답을 한 칸씩 밀려 써 낙제했을 때처럼 황당한 표정으로 내게 소리쳤다. 허나 6개월 후 현재, 그는 아무 것도 묻지 않았다.

얼마나 잤을까. 눈을 떠보니 세상이 밝았다. 긴 티셔츠 차림으로 누워있는 내 다리 위에 햇살이 엉겨 붙고 있었다. 머리가 아팠지만 순간적으로 풍겨온 냄새만큼 강렬하지는 않았다. 지금껏 심각하게 맡아본 적 없었던 냄새, 형인의 냄새…… 순간 자괴감이 밀려왔다. 부끄러워 더 이상 머물 수가 없었다. 서둘러 옷을 찾았으나 보이지 않았다. 할 수 없이 키보드 위에 걸쳐 있는 그의 청바지를 끄집어내려 바짓단을 두어번 접었다. 나가면서 보니 내 옷은 부엌 한켠을 차지한 빨래걸이에서 꾸둑꾸둑 말려지고, 형인은 싱크 아래쪽에 누워 눈을 감고 있었다.

나는 현관을 향해 살금살금 걸어갔다. 살살 문을 여는데 담걸려 갈라진 형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밥 해 놨는데 먹고 가지.”

나는 놀란 벼룩이마냥 퉁겨져 나오느라 문이 쾅, 닫히는 것을 막지 못했다. 굉음이 퍼지는 빈 복도엔 청량한 햇살이 그득했다. 급히 발길을 재촉하려는데 내 몸을 막아서며 역겨운 냄새가 퐁퐁 솟아 올랐다. 고등어 썩는 냄새 ... 그런데 그 물컹하고 찐득한, 문드러진 야채와 시큼한 위액과 길다란 면줄기가 뒤덤벅된 오물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자 코 끝을 스치는 바람 속에도 역겨운 냄새따위는 섞여들지 않았다. 순간 양손에 비닐장갑을 끼고 오렌지색으로 흐물대는 오물을 주워담는 형인의 모습이 상상속에서 떠올랐다. 직접 목격한 것처럼 생생히 그려졌다.

언제부턴가 나를 해바라기하던 그, 나만을 가슴에 안고 산다고 수줍게 고백하던 그. 그 지고지순 세레나데……

4. 오래된 연인

나는 다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형인이 바닥에서 서서히 일어나며 말했다.

“해장국 끓여놨어.”

형인의 셔츠는 너무 커서 소매를 세번이나 접어야  국 속으로 빠져들지 않았다. 맛있다, 내 입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이란 고작 그 정도였다. 사실, 그렇게 맛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솜씨도 없는데 조미료도 넣지 않아서 별로일거야. 그치만 정성만은 듬뿍 들어갔으니 건강을 생각해 먹어둬라.”

나는 서서히 고개를 들어 그의 눈을 쳐다봤다. 푸르스름한 흰자위에 까맣고 부드러운 동공이 웃고 있었다.

“넌 참 좋은 놈이다.”

“그걸 안다면 건강을 생각해 가까이 해보지.”

피시시, 그렇게 웃을 수 밖엔 없었다. 쓸개만 없는 줄 알았더니 배알도 없는 놈이었다.

“넌 내가 왜 좋니?”

“그냥.”

“언제부터?”

“널 본 순간부터… 난 처음부터 알았어, 하늘이 내려준 인연……”

“그걸 어떻게 알아?”

“너 재수했잖아.”

“그랬지.”

“다음엔 우리학교, 우리 동아리에 들어왔고.”

“그랬었지.”

“날 만나기위해 일년을 꿀고 또 우리 동아리에 들어온 거만 봐도 알지.”

피시시, 난 또 그렇게 웃었다. 가슴 아픈 어제의 기억이 시퍼렇게 날을 세우고 있는데 나는 웃을 수 있었다. 모두가 형인이 가져다 준 매직이었다.

“넌 오래 전부터 내 맘 속의 여인이었어. 그러니까 우리는 이미 오래된 연인이야.”

형인은 어울리지 않게 볼을 발그레 태우며 그렇게 속삭였다. 그 때, 그때껏 내 몸에서 출렁대던 술이 눈물샘 밖으로 방울방울 솟아 올랐다. 나는 서럽기도 했고 속상하기도 했고 염치없고 감격스럽기도 해서 얼결에 숟가락에 가득 담긴 밥을 입에 밀어넣고 꿀꺽꿀꺽 침만 삼키면서 눈물을 흘렸다. 우느라 밥도 못 넘기고 밥이 그득해서 눈물도 못 삼키고 괜시리 짓눌리는 아픔만 목에서 오르락내리락 했다. 형인은 티슈를 가지고 와서 눈물 콧물로 범벅된 내 얼굴을 찬찬히 닦아주었다. 날 바라보는 그의 푸르스름한 흰자위에 서서히 노을빛이 번져갔다. 간절하게 마음을 흔드는 빛이 그의 눈에서 쏟아져 나왔다.

다음날, 나는 그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징표로 아끼던 2001년산 몽블랑 만년필을 내밀었다.

그렇게 우리의 마주보기 사랑은 시작되었다.

5. 처녀성

그로부터 몇달 후, 형인의 밥상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던 때였다. 안주는 호박지지미였다. 웰빙의 선두주자인 형인은 야채나 과일 샐러드를 좋아했지만 소주엔 찌개 아니면 적어도 지지미는 되야한다는 내 의견을 존중할 줄도 알았다. 그 날따라 날씨가 비정상적으로 후덥지근했고 알코올기운까지 올라 옆구리가 확확거렸다.

“나, 이 쫄티 벗어도 돼?”

“지금, 유혹하는 거야?”

“그런건 아닌데…… 템프테이션(temptation)이라고 받아들여도 상관없으니까 이 쫄티 벗게 해 주라. 더워서 돌아가실 것 같아. 사실은 이 안에 언더웨어가 들어 있슴다.”

“조건이 있는데… 벗기게 해 준다면…”

나는 상관없다는 의사를 표명했고 형인은 장난스럽게 아기 다루듯 나를 얼렀다.

“자 팔을 쭈욱 만세하고 … 그렇지 … 아이, 착하네 …”

형인이 잡아올린 티셔츠의 끝자락이 만세를 부르고 있는 내 손끝을 벗어날 즈음 나는 그의 눈길이 위쪽으로 살짝 드러난 젖가슴의 둔턱에 머물고 있음을 깨달았다. 서둘러 끈을 매만지며 언더웨어를 정돈했지만 어색한 분위기는 쉽게 추스려지지 않았다. 형인이 제 자리로 돌아가 앉은 후에도 계속 침묵을 지켰기 때문이었다.

“뭐야, 이 정도 수위의 가슴 처음 봐? 널린게 여자 가슴사진이더구만… 많이 봐봤을 텐데…”

의식적인 하이톤의 목소리가 머리꼭지에서 윙윙거렸다. 그 때 갑자기 형인의 밭은 숨소리가 밀려왔다. 오줌이라도 참는 듯한 어색한 표정. 순간 나는 운명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강한 기운같은 것을 감지했다.

스타카토같은 과격한 리듬이 포르테로 이어지는가 싶더니 음악은 갑자기 피아니시모로 빠르기를 급바꿈했다. 순간 가슴에 헬륨가스가 주입되는 것처럼 내장이 헛헛하게 부풀어 올라 놀란 나는 익은 새우처럼 몸을 동글 말고 말았다. 그때였다. 형인의 비명이 허공에 퍼졌다.

“이거, 피야?”

난 대답 대신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그래 난 처녀성을 네게 바친거야. 자랑스러운 마음조차 들기 시작했다.

“너, 숫처녀였어?”

찰나, 나의 이완되어가는 체세포들이 다시 뾰족한 돌기를 돋우기 시작했다.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의 외침엔 감동은 커녕 놀라움과 원성이 들어있었다. 수십초도 안되는 시간동안 뇌 안의 뉴런은 우왕좌왕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그는 내가 숫처녀가 아닐 거라고 단정짓고 있었다. 내가 처녀여서 문제가 될 일이 무엇인가? 숫처녀를 범했기 때문에 일말의 책임을 져야한다는 구태의연한 사고철학을 가져서 화를 내는가? 그는 사랑하는 여자가 처녀가 아니길 원했단 말인가?’

남자로서 그럴수 없다는 생각이 확고해지자 결론은 그가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는다는 쪽으로 기울어졌다. 회한과 배신감과 부끄러움이 한꺼번에 덮쳐와 그만 울음이 터져버렸다. 놀라운 것은 형인의 반응이었다. 나를 위로하기는 커녕 버럭 소리를 질렀다. 울지마!

“너, 그 잘난 강사새끼하고는 뭐 한거야. 그 놈은 단순히 널 노리개로 가지고 놀았던 게 아냐? 너는 어떻고? 그 놈하고 놀아나느라 눈에 보이는 게 없었던 거 아니야? 그렇다면 너희 둘은 플라토닉 러브를 했다는 소리야? 한 순간의 유희나 장난이 아니라 진정으로 꼴난 사랑을 했다는 말이야?”

난데없는 절규에 울음마저 끊겨버렸다. 아, 형인은 그래서 화를 내는가?

“날 쪼잔한 놈으로 몰진 마. 네 과거에 연연해 하며 트집잡고 있는 것, 절대 아냐. 단지, 난, 난…”

형인은 말을 잇지 못하고 난폭하게 옷을 챙겨 입기 시작했다. 그는 그렇게 방을 나간 후 다시 들어오지 않았다. 나 또한 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두가지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다. 하나는 일생을 통해 단 한번뿐인 첫날밤이 이렇게 지났구나. 또 하나는 그와 나의 사랑방식은 이렇게 다른가? 그는 영혼의 순결을, 나는 육체의 순결을 중요시하는 그런 방식의 차이였다. 무언가 뒤죽박죽이란 생각뿐이었다.

6. 숫처녀로 있어야 했던 말도 안 되는 이유

“남녀의 사랑방식은 많은 차이를 가지는 것으로 밝혀져 있어. 첫째, 남자들은 성과 사랑을 이분화 시킬수 있다지만 여자들은 그렇지 않아. 사랑없이는 성을 열고 싶어하지 않지. 성을 열지 않았다는 건 그만한 깊이의 사랑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바꾸어 말할 수도 있겠지. 물론 개인의 편차가 더해지겠지만 말야. 둘째, 사랑에 있어서 이성적인 쪽은 놀랍게도 여자들이래. 연구결과에 따르면 남자는 유희와 낭만에 중점을 두고 여자는 논리적, 이성적 사랑을 한다네. 유희적 사랑에서 자주 동반되는 성관계는 남자입장에서 봤을 때만 보편적일 수 있다는 거지. 물론 사람에 따라 차이를 보이겠지만 지각있는 많은 여자들이 단순한 유희를 심각한 수위로까지 끌어올리고 싶어하진 않아. 셋째. 남자는 자극을 통해 성호르몬이 뇌로 전달되고 이후 곧바로 성교욕이 진행된다지만 여자는 성호르몬이 뇌로 전달되면 대상에 대한 관심을 먼저 갖고 이후 접촉욕구가 생긴 후에 그것이 충족되면 성교욕이 생긴대. 아주 길고 긴 여정이지. 여자는 남자와 다른 신체구조때문에도 성교를 쉽게 생각하지 않지만 사회적인 제재와 인식을 염두에 두어서도 남자와는 다른 사고방식을 가질 수 밖엔 없어. 성교는 여성에게 임신, 육아, 집착과 같은 현실이 되거든…”

“……”

“즉 첫번째 이론에 입각하자면, 난 나의 모든 걸 열어줄 만큼 그 교수님을 사랑하지 않았다는 결론이 나오고, 두번째, 내 이성과 논리는 유부남과는 이루어질 수 없다는 걸 이미 인식하고 행동했다는 결론이고, 세번째, 여자의 특성상 성교까지 이르는 길고 긴 여정에서 나는 상대가 유부남이란 사실을 투영해 충분히 사회적인 제재를 염두에 둘만큼은 영악했다는 소리지.”

‘난 육체따윈 상관없어. 사람한테 진짜 중요한 건 정신이고 영혼이야.’라고 울먹이던 형인의 말을 곱씹으며 열 하루동안 벼르다가 용기를 내어 연락을 했고 내가 숫처녀로 있어야 했던 말도 안되는 이유를 설명하느라 전화기에 대고 성토대회를 했다. 형인이 생각하는 것처럼 고귀하고 진지한 플라토닉 러브를 하느라 육체적 관계를 안 가진 것이 아님을 강조하려 했다. 사실의 진위야 어찌됐든 난 현재 형인을 사랑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라도 해서 그를 지키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만 스물 다섯이 될 때까지 천연기념물로 존재했던 감명적인 사실을 이런식으로 해명해야 하다니 하늘이 웃을 노릇이었다. 그런 노릇에 장단을 맞추고 있는 나는 미친X임에 틀림없었다.

그러는 동안에도 형인의 침묵은 이어졌다. 아, 차라리 이 세상에 처녀성이 없으면 좋았을 것을…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