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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아의 이야기

미국 살면서 모르면 곤란한... Yunah Kim (kyeonah) 2020-7-15  05:15:01



미국 살면서 모르면 곤란한

 

 


지나가는 사람들을 본다. 야구모자를 쓴 저 여인은 노래를 잘 할 것 같다. 아내의 손을 꼭 잡고 산책하는 백발 노인은 낚시를 좋아하겠지. 귀여운 아이는 소파 뒤에 숨어 엄마 몰래 사탕을 먹는 게 취미이고 저 아이 엄마의 소녀적 꿈은 발레리나였다자유롭게 상상해 보지만 허무맹랑한 상상이다. 처음 보는 낯선 이들에 대해 내가 알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하지만 첫눈에 알 수 있는 사실이 있다. 여인은 히스패닉, 노인은 백인, 귀여운 아이는 엄마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흑인인종은 그렇다. 인종은 아무도 숨길 수 없고 누구도 부정하지 못한다. 자연적으로 태어나 그렇게 살아간다. 그러므로 자연 그 자체다. 히야신스처럼 코알라처럼 초록 산처럼노란 꽃, 밤바다처럼 자연은 아름답고 고귀하다.

 

과거 미국에서는 아름다운 자연, 인종을 구분하여 계급을 만들었다. 흑인을 노예 삼고 백인이 주인 행세를 했다. 흑인은 열등하고 백인은 우월한 그림을 그렸다. 미국의 슬픈 역사가 품은 그림이다.

 

인종차별은 그렇게 자연에 반해(against) 탄생되었다. 근거도 순리도 정당성도 없이 백인에 의해 만들어졌다. 흑인도 백인도 아닌 우리로서는 이런 접근을 해보자. 일제치하 36년간의 한반도를 떠올려 본다. 그때 일본인은 우수민족, 조선인은 열등민족이란 담론이 펼쳐졌다. 말인지 똥인지우리는 미국에서 살아가는 흑인에 대한 이해의 첫 단추를 이렇게 끼우면 된다. 흑인은 열등한 인종이 아니라 백인의 폭력과 억압에 의해 인권을 침해당한 억울한 희생자다.

 

Civil war(1861-1865) 이후 미국에서는 노예제도가 폐지되었지만 할머니 할아버지로부터 전래동화 마냥 그 시절 이야기를 전해들은 후손들의 의식에는 백인과 흑인의 달랐던 삶이 족적처럼 찍혀 있다. 백인의 의식에는 노예로 부렸던 흑인이 살아있고, 흑인의 가슴에는 주홍글씨처럼 아픈 DNA가 흐른다. 이리하여 고귀한 자연인 인종은 지속적으로 훼손된다. 통찰이 깊고 감수성 예민하며 겁이 많은 저자 Ta-Nehisi Coats‘Between the world and me’라는 책에서 위의 사실을 잘 이해하도록 설명한다.

 

“stop-and-frisk” 란 법이 있다. 경찰이 무기나 밀수품 소지자 등을 색출하기 위해 길에서 시민이나 용의자를 세워 몸을 수색할 수 있는 법이다. 예를 들어 *2017년 뉴욕통계에 의하면 수색대상의 90%가 흑인과 라티노였으며 이중 70%는 무혐의로 판명되었다. 눈 앞에서 인권유린을 목격하거나 가족 혹은 친구가 그런 취급을 당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저자에겐 트라우마가 된다. 왜냐하면 그것은 언제 자신에게 닥칠지 모르는 낙뢰 같은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흑인으로 산다는 건 언제 튈지 모르는 치욕을, 억울함을, 인권유린을 염두에 두며 걷는 길이다. 게다가 물총을 가지고 놀다 총격사망을 당하고, 후디를 입고 마켓에 가다 주민방범대원의 총에 맞고, 언제 자식과 남편을 잃을 지 모르는 흑인여인의 운명을 생각해보면


두번째 이해의 단추는 이렇게 끼울 수 있다. 우리는 뉴스에서 코로나 때문에 아시안들이 묻지마 폭행 혹은 수모를 당하는 경우를 목격한다. 때론 직접, 또는 지인이 경험한 경우도 있다. 이에 우리는 어떤 정신적 압박감을 갖게 되는가. 미국인이 많은 곳을 피하게 되고 미국마켓 가기 꺼려지고 대중교통 이용할 엄두를 쉽게 내지 못할 것이다. 4개월여의 경험만으로도 그런 위기의식을 가지는데 하물며 미국에서의 흑인의 삶은 200 여년이란 장구한 역사를 가진다. 흙도 지구도 우주도 물들이고 남을 시간이다. 오래된 오염은 흔적을 지우기 힘들다. 미국에서 흑인으로 사는 건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는 두려움, 고독, 피해의식일 수 있다.

 

조상이 아프리카에서 끌려와 노예로 살아온 역사를 직시하고, stop-and-frisk 같은 법에 의해 인종차별이 공공연히 자행되는 사회의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흑인들은 변장하기 시작한다. 나약하고 만만하게 보여서 함부로 해코지를 당하면 낭패다. 큰 셔츠, 주렁주렁한 귀걸이, 부릅뜬 눈, 험한 지껄임은 그런 이유로 탄생되었다고 저자는 피력한다. 자기들 세계에서도 쎈 언니, 오빠처럼 보여 누구도 함부로 건드리지 못하게 아우라를 가지고 싶다. 이렇게 형성된 흑인의 문화가 불량하고 무섭게 느껴지지만 실은 오징어의 먹물, 벌의 침이나 스컹크의 방구다. 적으로부터 나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다. 애닯거나 때로는 괴기스러운 흑인문화가 이런 당위성을 갖고 꽃피웠음을 이해했다면 우리는 세번째 단추도 잘 끼운 셈이다.

 

이번엔 네번째 이해의 단추를 끼워보자. 자유경제체제 사회에서 부익부 빈익빈은 피할 수 없는 현상이다. 주인의 출발과 노예의 출발은 다를 수 밖에 없다. 밑천이 다르고 교육이 다르고 발판이 다르고열등한 위치, 열악한 환경에서 다람쥐 쳇바퀴처럼 부모의 가난과 무지를 되물림 하는 건 평범한 인생에서 흔한 일이다. 그들은 도둑질, 강도질을 하며 이 땅에서 살아가기도 한다. **FBI 통계(2016)에 의하면 백인 범죄인의 수는 흑인보다 두 배 이상 많았고 (물론 인구비율도 감안해야 하지만) 대부분의 범죄유형에서 다수를 차지한다(예를 들면 가정폭력, 강간, 사기, 마약류, 끔찍한 가중처벌죄 등등). 반면 흑인은 도박, 강도, 살인(피해자의 90%가 흑인, 참고로 백인가해자는 74?% 백인 살해) 에서 숫자가 많다. 여기서 포인트? 우리가 모든 백인을 성폭력자, 끔찍한 중범죄자 취급을 아니 하 듯, 흑인을 무턱대고 강도나 도둑취급을 하면 안 된다. 범죄자를 인종으로 구별하여 차별하는 것은 오류다. (stop-and frisk에서 흑인을 많이 수색하는 행위 역시 이율배반이다.)

 

이번에 분기된 Black lives matter는 그래서 단순하고 단발적인 노여움이 아니다. 역사가 깊고 고통이 뼈마디에 스며든 흑인들의 원한이며 희망이다. White lives matter, Asian lives matter, 등의 농담으로 받아 칠 캐치프레이즈가 아니다. 이 운동은 조지 플루이드 참사라는 불쏘시개가 있었지만 우리가 주목할 사안은 흑인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들의 훼손된 인권을 복구하고 나아가 우리 모두 성숙한 의식을 가지는 것!!’이다.

 

 

참고

*https://en.wikipedia.org/wiki/Stop-and-frisk_in_New_York_City

*https://criminal.findlaw.com/criminal-rights/what-is-stop-and-frisk-.html

**https://ucr.fbi.gov/crime-in-the-u.s/2016/crime-in-the-u.s.-2016/topic-pages/tables/table-21

(세번째 링크, 인종별, 유형별 범죄통계 흥미로워요.)




덧붙임


Black lives matter 운동의 진정한 의미와 의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있어요. 흑인, 백인, 히스패닉 그리고 우리중에도...

지금 폭동과 강탈을 일삼는 흑인들은 아무 것도 이해하지 못하고 그냥 강도질을 할 뿐이에요.  그것은 BLM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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