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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아의 이야기

발코니 불청객 Yunah Kim (kyeonah) 2021-2-28  05:58:39


발코니 불청객

 

 


요즘 우리집 발코니에는 불청객이 들락거리신다. 처음엔 한 분만 오시는 듯 했는데 이젠 쌍으로도 오시고 큰 분도 오시고 작은 분도 행차하신다. 아무래도 우리집 발코니가 근사하다고 입소문이 난 것 같다. 그 손님들, 도토리만 좋아하시는 줄 알았더니 감도 좋아하시고 쵸코 케이크도 잘 드시고 심지어 골판지도 능숙하게 갉는다. 투도어 짜리 작은 냉장고에 김치 깍두기 잔뜩 담아 넣으면 남는 공간이 여유롭지 않아서 과일이나 찌개, 딱딱한 채소 등을 발코니에 옳다구나 내놓기 시작한 것이 늦가을부터였다. 보기에 너저분하지 않도록 적당한 상자를 구해서 안에 저장하는데(두번째 냉장고로 칭한다) 한번은 자리가 모자라 단감박스를 밖에 내놓았다. 어느 날, 누군가 한입 크게 베어먹은 꼴로 감 하나가 박스 밖에 떨어져 있는 걸 발견했다. 누가 했는 지 짐작이 되었고, 귀엽기도 신기하기도 해서 남편은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기까지 했다. 다음날 그 감은 통째로 사라졌다. 그 큰 걸 들고 갈 수 없으니 굴러 떨어뜨렸을 것 같아서 굽어봤다. 역시 인도 곳곳에 주황색 파편이 흩어져 있었다. 이후 하나 둘 씩 파편들이 사라졌다. 머리를 사용할 줄 아는 손님의 영특함에 탄복을 하며 박수를 쳐주었지. 이번 겨울엔 눈이 많이 내려 땅에서 먹거리 찾기가 녹록치 않겠단 생각에, 감상자를 그대로 두었다. 원하면 드세요, 란 의미로다가. 감은 가끔씩 없어졌다. 그러던 어느 날 두번째 냉장고에 케이크를 넣어두었는데 케이크 포장이 커서 냉장고문을 못 닫았더니 밤사이 포장을 부수고 케이크를 갉아먹어 버렸다. 오픈해 놓은 감이야 공유하겠다는 의미도 있었고, 손님이 먹어도 별 무리 없어 보이는 먹거리지만 케이크는 좀 그랬다. 본인 건강에도 어떨지 모르겠고 문득 찬장을 뒤지는 쥐란 존재와 오버랩도 되어서리이후로 두번째 냉장고 문단속에 신경을 썼는데 손님은 글쎄 그 위에 똥하고 오줌을 싸기 시작했다. 안에 음식이 든 걸 아는데 접근을 못하니 약이 올랐던가(막연한 추측😉). 나도 빈정이 좀 상했다. 똥도 꼭 쥐똥 같이 생겼고 말이다. 잘 지내려면 서로서로 선을 넘지 않아야 하는데 이젠 공존이 힘들겠다는 생각에 그만 오시면 좋겠어요, 라는 의미로 손님이 보이면 얼른 로우지를 사절단으로 내보낸다. 로우지는 늘 다람쥐 쫓는 개 이상은 되어보지 못하지만 놀이삼아 즐겁게 달려간다. 함께 놀기를 바라는 건지도발코니문을 여는 기척을 느끼면 불청객은 하늘로 날아올라 나뭇가지에서 타잔처럼 스윙을 해 순식간에 달아난다. 그랬다가 아무도 없는 틈을 타 음식서리를 하러 우리집 발코니를 재방문한다. 그러다가 발견한 새로운 먹거리였을까? 발코니에는 두 개의 골판지 상자가 있는데 하나는 손님 키보다 약간 크고(잡동사니 용), 하나는 납작하다(두번째 냉장고). 다행히 뒷발로 지탱하고 서서 앞발이나 이빨로 갉기 쉬운 상자만이 공격상대가 되어 큰 상자는 지금 두 면이 창문처럼 뻥 뚫렸다. 처음엔 그 안에 먹거리가 있는 줄 알고 갉기 시작했다가 그만 골판지 맛에 반해버렸는지?? 직접 드시는 건 못 봤지만 떨어져 나간 골판지 조각이 남아있지 않은 걸 보면 골판지를 섭생하신다는 생각이 든다. 드시고 탈이나 안 나셨으면 좋겠다. 이 없으면 잇몸으로,는 단지 인간들만 사용하는 지략이 아니었다. 모든 생물체가 생존하기 위해 머리를 쓰고 적응하는 모습을 보면 참 경이롭다. 변이 바이러스도 말이다. 그래도 인간은 바이러스보다 머리가 좋으니 곧 싸워 물리칠 날이 도래하겠지

 

 

 

P.S.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 것도 바이러스와 싸워 이기기 위한 지략인데 그조차 모르던 사람이 나라를 이끌었다. 이젠 그런 대통령은 존재하지 않기 바란다. 기본적인 인권을 모르는 사람이 내노라 하는 상아탑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부정한 논문을 썼다. 높은 지능인줄 알았더니 썩은 지능이었다. 지능은 바르고 정확하고 생산적으로 사용해야지 아니면 다람쥐보다 바이러스보다 못해서 스러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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