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한국에 와서 처음으로 맞이하는 혼자만의 밤이다. 하나도 아니고 둘도 아니고 셋씩이나 없는 날은 처음이다. 하루가 지나기도 전에 나는 이 시간들이 싫어졌다. 같이 산다는 것, 누군가와 늘 함께 자고 밥을 먹고 말을 섞는 일이 축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서) 1인가구가 27%를 차지하는 시대이니 혼자 사는 즐거움도 만만치 않은가 보다. 그들은 누군가를 위해 자신의 시간과 돈과 노력을 나누는 것이 싫다고 했다. 휴대폰만 작동이 되면 혼자의 공간 속에서도 원할 때마다 타인의 삶과 섞일 수 있다. 액정화면이 꺼지면 사라지는, 지니와 알라딘 같은 관계에 만족한다면 아무 문제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진심으로 밤을 함께 보내고 싶은 사람이 생긴다면 생각은 달라질 것이다. 혼자 보다는 둘이, 셋과 넷이 더 활기차고 든든하다는 사실을 아는 일도 인생의 묘미이리라. 오, 놀라워라! 그러고보니 행복처럼 인생도 나누면 배가 된다! 이 밤, 나는 내 시간을 하염없이 빼앗고 내 노동력과 정신력, 감정까지 소모시키는 이 다인가족의 삶이 새삼 나와 잘 맞는다고 간절하게 느낀다. 가끔 혼자 살면 편할 것 같다는 푸념도 해왔지만 내가 나를 다 갖지 못해서 안타까운 순간도 있었지만, 가족이 있어서 나는 더 나다운 삶을 누리고 있음을 깨닫는다. 홀로 도드라지게 꽃을 피운 인생은 못 될지 모르지만 나로인해 건강하고 밝게 자라는 아이들과 인생에서 한껏 기름진 열매를 맺고있는 남편은 엄마나 아내로서의 삶이 단지 희생이 아니라는 사실도 말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