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

<묻다>

<면접>

<낮은 곳>

<혼자서>

나는 말이야

혼자서 지내는 시간이

없는 삶을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아

나만의 숨소리에

온전히 귀 기울일 수 있는 것이

얼마나

고요하고 평온하며

아름다운 경험인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점점>

피아노의 페달에

발이 닿지 않을 만큼

아주 조그마하던 시절이었어

피아노 선생님께서

점점 세게

점점 약하게를

온몸으로 표현하면서 

가르쳐주셨지

그때 나는

음악은 아코디언의 몸통처럼

접히고 펼쳐지는 

마치 새의 날갯짓과도

비슷한 것이구나라고 

느꼈던 것 같아

<주변인>

우주도 은하계도

태양계도 지구도

주변의 부유물을 품고서

자기의 궤도를 찾았듯이

우리 인간도

주변의 사람들과

적당하고 평온한 

안전거리를 유지하면서

각자의 자리를 찾았으면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