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sonata Diary - 想念 6
Sumi Hong (rainsonata)
2018-3-9 15:42:00
<딸꾹질>
딸꾹
딸꾹
까르르
딸꾹
멈추지 않는
딸꾹질에
흠뻑 빠져있던 순간
나는 보았어
저만치
석상처럼
서 있던 너
그리고
너의 손에 들린
물 한잔의 배려
<동전>
동전과 동심이
어깨동무를 하고
노을 진 골목길을 걸어가고 있다
그런데 왜
나는 그들의 뒷모습에
눈물이 핑 도는 걸까?
어릴 적 동전이 주는
촉감과 무게는
그 느낌만으로도
뿌듯하기까지 했는데
냄새도 맡아보고
온도도 느껴보고
흙이나 물에 넣어보고
친구의 손에
쥐여주기도 하고
심부름의 대가로
받기도 하고
동전과 친하게 지내던
어린 시절의 나는
더 맑고 순수했을까?
<부풀리다>
아가야,
아주 오래간만이구나
함께 구름빵을 만들어 보는 것도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반죽을
신기하듯 바라보던 너의 눈망울을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인생을 살다 보면
누구나 조금은
나 자신을 부풀려 보이고 싶어지는데
그건 자연스럽고 건강한 거란다
그럴 때
우리 마음속에 사는
누룩의 도움이 필요하단다
<흐린 날>
구름이 짙게 드리운 어느 날
회색이 주는 편안함을 느껴본 적이 있어
<괜찮아>
괜찮아
너무 애쓰지 않아도
게을러도
내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도
정말 괜찮아
<소비>
<반>
짬짜의 탄생으로
우리는 두 가지의 음식을
동시에 즐기는
행복을 선물 받았다
<창조>
"창의적이다!"
"창조적이다!"
라는 인정을 받기 위해
과도한 몸부림을 치고 있는 것 같아
이런 부자연스러움 속에서
과연 새로운 무엇인가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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