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6일

이제 막 십 대의 문턱을 넘은 랄라는 오히려 나의 칭찬을 부담스러워한다. 그래도 감사한 건, 내가 어느 날 하루아침에 아이의 변화를 감지한 것이 아니라, 지난해 봄부터 서서히 시작한 랄라의 홀로서기의 날갯짓을 지켜보아왔기에, 요즘 마주치는 그녀의 언행이 별로 당황스럽다거나 못마땅하게 여겨져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랄라는 어려서부터 스스로 하는 일에서 큰 성취감을 느끼는 아이였다. 랄라를 학원에 보내지 않고 키운 것도, 스톰이나 나나 불타는 학구열로 이글거리는 학부형이 아니여서이기도 하지만, 랄라에게는 학원이라는 곳의 주입식 교육환경이 물과 기름처럼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 먼 관계라는 것을 이미 아이가 아주 어릴 적부터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틀 전 우연히 랄라가 친구에게 자기가 쓴 詩를 읽어주는 것을 들었다. 그리고 멋쩍어하는 랄라를 살살 달래 그녀의 첫 작품을 읽어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나는 아직도 랄라의 얼굴 구석구석에서 아기 때 모습을 본다. 햇살 같은 웃음을 지을 때 콧잔등에 쪼물쪼물 잡히는 주름 속에서 나는 세 살 난 랄라를 본다. 하지만 이렇게 속이 꽉 찬 그녀의 글을 읽고 있노라면, 십 년 동안 몸과 마음뿐만 아니라 사고의 영역에서까지도 놀라운 성장을 보여준 랄라가 고맙고 기특하지 아니할 수 없다. 안개 자욱한 아침. 가녀린 초승달이 나무 끝에 대롱대롱 매달려있는 이 순간. 나는 랄라의 詩를 가슴으로 읽는다.

<Journey>

Everybody loves journeys.

What people don't know is that

Your mind takes you on the journey

Not the GPS 

But you.

If you think a lot harder,

The journey will be something you can call

Yours.

Think about it.

Tick tock goes time

But you're still home.

Why?

Because you aren't thinking

Thinking creates the journey.

Not the m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