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교수는 울다가 지쳤는지, 정신을 잃었는지…

눈을 감고 아무런 소리도,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나도 정신을 차리고 생각해 보니 내가 미치지 않고야 장교수를 부둥켜 안고 울고 앉아 있을수가 있을까?

그의 측은한 사연이 안됐지만, 내가 있을자리는 아닌데.

“교수님. 교수님? 괜찮으세요? 교수님!”

그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나는 곧바로 다시 병원으로 차를 돌려

응급실로 향했는데,

그곳의 간호사들이 이름을 컴퓨터에 찍어보더니,

“아. 이미 우리 병원 환자네요. 이분의 아내분이십니까?”

“아니.. 아니요. 괜찮으신건가요?”

“담당 선생님께 연락을 드려봐야겠네요.  저쪽에 앉아서 기다리세요.”

장교수는 잠들은듯, 오히려 평안한 모습으로 침대에 눕혀졌고,

나는 안절부절 하다가,

혹시나 윤지석을 찾을수 있을까 싶어 애나가 있는 병동으로 발길을 옮겼다.

윤지석은 애나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었는데,
먼 허공을 바라보고있는 그 아이의 투명한 눈빛속에는
어린아이가 가지기에는 너무나 큰 아픔들이 가득차 있는듯 하여
가슴이 여려왔다.

얼마나 기다렸을까..문옆에서 잠깐 주저 앉아버렸는데,
피곤했던지 나도 잠이 들었던 모양이다.

잠이 깨고 보니, 윤지석의 코트가 나에게 둘려져 있었다.

그는 내 옆 바닥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