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가 따라마셔. 할줄 알았는데 오히려 찜찜한 표정으로 묵묵히 커피를 가져다 주었다.

"방금 만난 Mr. Smith 있지 -"
"네..?"
나는 그의 눈길을 피하려고 커피를 들여다 보았는데..

"이 주아씨.. 뭐 할말있나?"  내가 딴청을 피우는듯 보였던 모양이다.
"아뇨. Mr. Smith가... 뭐라 하시던가요."
"그래. 용건만 간단히 하지. 개인레슨을 받고 싶으시다는군."
"네? 그 분이요?"
현지원은 또 나를 한심한듯 노려보았다.
"그사람 조카. Andy라고 -- 한참 떠들던데 - 무슨 얘기를 들은거야?"
"근데 그 얘기를 왜 감독님이.."
"미국사람들 정식으로 하는거 좋아하쟎아."

현지원은 커다란 봉투를 내밀었고 - "맘에 들면 사인해서 돌려줘. 일년 contract라니까."
"네."

봉투를 받아들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주아씨.. -"
"네?"
"어머니께... 전화는 했나?"
"에? 왜...왜요?"
"오늘 어머님 생신이라며."
"아니..그걸 감독님이 어떻게.."

현지원은 말없이 내 팔뚝을 가르켰다.
아뿔싸. 메모지가 붙어있을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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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레슨을 하기위해 도착한 Andy의 동네는 으리으리한 저택들만 모여있었다.
서울에 이런곳이 있었나...싶을정도로 넓고 한적한 -- 마치 시골공기처럼 상쾌할것 같은 나무들이 무성했다.

띵동~~
"Yes~!"
젊은 여성의 목소리였다.

"어...I'm here for Andy's Lesson?"

대문이 열리자 뜻밖에 Dr. Smith 가 활짝 웃고있었다.
그는 또 이러쿵저러쿵 얘기를 하기 시작했는데..
"I'm so glad you agreed to teach Andy. He's been really looking forward to this -- well - he may not seem very enthusiastic at first - but you will see very soon that he's highly talented. He is really musical.  I think you will enjoy his taste and his selection of favorites as well." 
blah blah blah...
아... 이분은 정말 말을 많이 하신다... 생각하며 안으로 들어섰는데 -

순간 나는 찐득..한 엿을 밟은 사람처럼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재...재..."
그쪽은 전혀 놀라지 않은 눈치였다.

"주아야. 잘 있었어?"
심장이 멎을것 같았다.

하 재 혁.  미국에서 유학할때 나의 심장을 통째로 삶아먹은... 하 재혁이 내 눈앞에 있었다.

"이렇게 만나니까...신기하네."
"왜...여긴..."

"내...형이야. Dr. Smith... 그리고 Andy는 내 아들이고."
형. 그래 입양되서 백인가족과 자라난건 알고있었고...
그치만 아들?
뭐?
아들?
하 재혁에게 7살이나 되는 아들이 있었다고?
나는 재빨리 계산에 들어갔다.
대학을 졸업하고 23세때 내가 유학을 갔고... 24세때 그를 만났고...사랑했고... 27세에 헤어졌는데...
나랑 헤어지고 4년만에 아들이 생겼다고?  아니면 아들이 있는데 나랑 사귄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