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미소짓는다. 눈물이 가득 흐른 얼굴을 하고. 공손히 인사를하더니 말없이 발걸음을 옮긴다.

아름다운 그녀를 보니…더더욱 자신이 없어졌다.

그녀가 잠시 걸음을 멈춘다. 그녀앞으로 지나쳐오는.. 현 지원.
그녀가 무심코 그의 뒷모습을 훔쳐보았다.

현지원은 좀 의아한듯 나와 그녀를 번갈아 보고는..

이상한 분위기를 파악하고 내 문앞에서 멈칫했다.

나는 얼른 그의 손을 잡아 끌고 문을 닫았다.
혜림이 어떻게 생각할까… 나도 모르겠다.

현지원은 좀 당황한듯. 고개를 돌려 엉망으로 어질러진 내 아파트를 둘러본다.

“왠일이세요.”
눈물을 훔치고 그를 보았다.

그가 나를 쳐다보는눈이 좀 차갑다.
왜? 우리집이 너무 지저분해서? 한동안 정신없이 늘어놓고 헤매고있던 터라 치울상황이 없었다. 급한김에 그를 들였으니…

“이주아씨. 직장 포기했어?”
“네..?”
“학교 안나온지 일주일이 지났는데… 연락도 없고.  우리학교에 들어오려고 쌓인 원서가 몇인줄 알아?”
“좀 아팠어요.”
그가 한숨을 쉰다.
내가 너무나 한심해 보인다는 표정이다. 그는 결국 일얘기를 하려고 날 찾아온건가.

“그 남자 때문에? 아님. 저 여자 때문에?”
“감독님이 찾아와 보신다 그랬잖아요! 그때까지 학교일은 신경쓰지 말라면서요!”
갑자기 확 소리를 질러버렸다.
왜 이사람에게 땡깡을 부리고 싶어졌을까. 지애오빠라는 사실에. 조금 만만해 진걸까.

“그래. 내가 그랬지…그런데. 이렇게 엎퍼져서 뒹굴고 있을줄은 상상도 못했어. 지금쯤. 거의 다 나아서 뛰어다니겠구나. 했다. 병원도 안다니고. 약도 제대로 안먹었다면서.”
그의 화난 목소리에 갑자기 눈물이 솟구쳐 오른다. 서러움 비슷한…

“그걸…어떻게 알아요…”
“기억상실증도 걸렸나? 내가 널 병원에 입원시켰던걸로 아는데..”
내가 주체없이 눈물만 뚝뚝흘리자, 그가 눈을 감고 한숨을 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