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아야..”
재혁이가 무척이나 놀란표정으로 나와 나를 부축하는 현지원을 번갈아 보았다.

현지원이 나를 조심스레 세워두고 손을 내밀었다.

“현지원입니다. 이선생님 다니시는 학교 총감독을 맡고있습니다.”
“알고있습니다. 전에 학교에서도 뵈었고…또 병원에서도…”
“학교일로 찾아왔습니다. 오해 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오해 안합니다. 주아. 데려다주셔서 감사합니다.”

현지원이 돌아선다.
그를 이렇게 보내는것이 편하지 않았다.
그치만 나와 재혁사이에서 그를 곤란하게 만들고싶지는 않았다.
우물쭈물하는사이
현지원은 이미 멀어져가고 있었고,
재혁은 물끄러미 현지원의 뒷모습을 보고있는 나를 마음아픈 눈으로 쳐다보고있었는데,

“감독님! 잠깐만요!”
내가 뛰기 시작했다.
물론 나의 모습은 뛴다기 보다 팔짝거리며 발광하는 개구리에 더 가까왔을것이다.
약기운에 실려 순간적으로 힘이 번쩍 나서였나… 아무리 기브스와 붕대로 감아놨다해서 사람이 이렇게까지 바보가 되나…몇 발자욱 떼지도 못하고 결국 나는 균형을 잃고 쓰러졌다.

“주아야!”
재혁이가 나를 잡으려는데, 현지원도 이쪽으로 뛰어돌아왔다.

재혁과 현지원. 둘다 황당하고 놀란표정으로 넘어져있는 날 일으키려 애쓰고 있었다. 이내 현지원은 재혁에게 내 몸을 맡겼고..

“지애가…저한테 준게 있어요…김영석이 줬다고 좋아하면서 저한테 맡아달라고 했던게…”
현지원의 눈빛이 심각해졌고, 재혁은 영문을 몰라 나와 현지원을 번갈아 보았다. 

재혁이 날 일으켜 세워 겨우 다시 일어났는데, 다리에 힘이 없었다.
“아!” 팔에 감긴 붕대사이로 피가 고였다.

재혁은 말없이 한숨을 쉬었다.

“그렇다고 부러진 다리로 뛰어?” 현지원은 나에게 화를 낸다.

“병원가봐야 하지 않겠어..?” 재혁이 걱정스러이 물었다.
“지금 다녀왔어. 괜찮아.”

“감독님과…얘기 나눠. 주아야. 내일. 다시 올께.”
재혁이 나를 잡고있던 팔을 놓아주었다.

“아니요. 제가 가겠습니다.” 현지원이 재혁에게 인사를 하고 돌아서려 했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그의 팔을 또 붙잡았다.
“가지…마세요.”

그가 나를 돌아보았다.
재혁이도 나를 돌아보았다.
그런데 나는 붕대 감긴 내 팔로 눈길을 돌려버렸다. 다친 자리가 아팠다. 그래서 눈물이 맺혔다.

잠시 모두 조용했는데 뚜벅…뚜벅…천천히 재혁의 돌아걸어가는 발자국소리가 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