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우가 먼저 가고, 준기와 다희만 남았다. 
"오빠.  어서 책사러가요. 민지가 기다리는데.."
"잘 시간 다 됐어...잠들었을거야."
준기오빠는 슬픈미소로 다희에게 웃어보였다.
다희의 마음이 꽉 미어지는 느낌이었다.
"그럼...나랑 후식하러 갈래요?"
"후식?"
"음. 나 정말 맛있는 케이크 먹으러 가고 싶은데."
준기의 표정이 모처럼 밝아졌다.
"케이크? 케이크라면 잘하는집을 내가 알지."
다희는 준기의 밝은표정이 너무나 반가왔다.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세련되고 모던한 카페에 들어섰다.
"여기. 커피도 괜찮아." 준기의 친절한 목소리와 매너에
다희는 웃으며 준기의 뒤를 따라 들어갔다.

"준기씨?" 카페의 메니저같이 보이는 늘씬한 미녀가 준기쪽으로 다가왔다.
순간 다희는 왠지 조금 작아지는 기분이 들었는데... 그녀의 키가 워낙 컸기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준기의 눈빛이 부드러워 보여서 그랬을까?

"지수. 잘 지냈어?"

"이게 얼마만이야?? 이 아가씨는. 애인?"
"어머. 아니요. 아니예요." 다희가 뛰어들었다.
"알아요. 알아. 사실. 제가 준기씨 애인이거든요." 지수는 밝은 목소리로 미소 지으며 말했다.
"아..그러세요...?" 다희는 지금 자신의 얼굴이 붉혀지지 않았는지 거울을 보고싶은 심정이었다.

"장난치기는..." 준기가 다희를 돌아보곤 피식 웃었다.
"여긴. 정다희 교수님. 민지 입원한 대학병원에서 소아과 의사이시고. 이쪽은 지수. 내 대학 동창. 다희가 케잌 먹고싶다고 해서 왔는데. 맛있는걸로 해줄거지?"
"여부가 있겠습니까~~" 그녀는 여전히 밝게 농담하며 두사람을 예쁜 구석자리로 안내해주었다.

다희는 왠지 어색했지만, 따뜻한 구석자리에 작은 촛불을 보니, 좀 안정이 되는것같기도 했다.
"오빠 친구분, 미인이시네."
준기는 말없이 차를 마셨다.
"참.. 오늘 방송국에 연락했는데 -- 다음주 쯤에. 시간 내준데."
"다희야.."
"응...?"
"니가 보기엔 어때. 우리 민지. 괜찮겠지?"
"응... 그럼. 어서 수술하면. 치료할수있어. 그렇게 믿어"
오빠의 눈이 하염없이 슬픔으로 가득 찼다. 차마 그의 얼굴을 볼수가 없었다.

"아. 참. 아까 명우는 어떻게 만났어?" 준기는 애써 말을 돌렸다.
"어. 그냥. 오빠 찾아갔다가. 오빠랑 친한사람이야?"
"그럼...중학교때부터 친구였지...근데... 그러고보니 너도 알지도 모르겠다..?"
"응?"
"같은 동네 살았는데? 기억안나? 빨간 지붕의 저택. 우리동네에서 제일 부자집이었쟎아."
"어머! 그래! 그 집은 기억나."
"하긴. 너보다 세살이나 위고.. 다른 남자중학교 다녔으니까... 만나보지는 못했겠네."
"근데...그집 사람들 소문 들었던게 기억나네...큰형은 깡패고 동생은 수재라던..."
"깡패...? 그래? 그런 소문이 있었어?"
준기가 소리내어 웃었다. 이번에 만나서 처음보는 그의 웃는모습..

"응. 둘이 아주 다르다고 들었던거 같애."
"둘이 많이 다르긴하지..."
"생긴건 너무 비슷한데?"
"민우를. 알아?"
"아... 그게 참 우연치곤 이상하네...민우씨 우리 아파트에서 만났거든. 와이프하고 새로 이사왔다고 인사하러 왔었어."
"그랬어? 그럼 명우랑도 같은 아파트에 살겠네?"
"어머. 그래 오빠. 맞아. 난 처음에 민우씬줄 알고..."
"재밌네..."
"근데 그사람은 좀 이상한거같애."
"왜?" 준기는 다희의 말에 꽤 재미있어하는 눈치였다.
"아니...왠지 불친절하고..."
"그래. 그녀석이 낯을 많이 가리긴 해. 좀 엉뚱하기도 하고. 어릴때부터. 참 아픈상처가 많은 녀석이라서... 아..내가 별얘기를 다한다. 미안해."

그때, 지수가 환상적인 케잌을 가지고 등장했다.
"무슨얘기를 그렇게 재밌게 해? 나도 좀 끼면 안돼?"

으아...더 쓰고 싶은데 졸려서 안돼겠네요... 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