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의 마지막 달인 12월이 되면서 작년과 똑같이 바빠지기 시작합니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기 위해 여기저기로 돌아다니고,  어디 싸고 더 좋은 물건이 없나하고 이곳 저곳의 인터넷 사이트를 뒤지기도 하면서, 해야 할일들이 다른 달보다 더욱  많아집니다. 지하실에 있는 크리스마스 물픔들을 꺼내 집안 장식도 해야 하고, 오래동안 못본 사람들과 멀리 사는 친구들과 친지들에게 크리스마스 카드를 사서 보내야 하고, 사 놓은 선물들을 포장도 해야 하는등 정신이 없고 지치기 쉬운 시기가 12월 입니다.

크리스마스가 너무도 심하게 상업적으로 되어버렸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성탄절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려고 노력을 하고 있으면서도, 어쩔수 없이 여느 사람들처럼 이 시기를 보내게 됩니다.  이번해 만은 지난 해와는 다르게 조금은  경건하게(?) 지내야 하겠다는 굳건한 결심을 하면서도 생각처럼 쉽게 달라지지가 않습니다. 특수아동인 아들을 정성껏 가르쳐 주시는 학교 선생님들의 얼굴이 생각이 나고, 크리스마스 선물을 기다리는 어린 조카들의 얼굴이 생각이 나며, 이번 여름방학때 딸에게 육주간이나 도움을 주셨던 고마운 호스트 맘을 생각하면 조금만 성의도 없이 이시기를 그냥 넘긴다는 것은 아무래도 안될 것 같아 이곳 저곳의 몰과 백화점을 돌아 다니게 됩니다.

믈론 이 시기를 잘 지내려는 노력은 필요 하다고 봅니다. 다시 오지 않을 이시기를 과거와는 다르게 의미있게 보내려 한다면  사실 얼마던지 선택의 여지는 있습니다. 친구와 선물을 교환하기 보다는 시간을 만들어 스파를 간다거나 저녁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하는 시간을 갖는다던지, 한가지 종류의 과자를 구어 가까운 사람들과 Cookie Exchange 를 한다던지, 아이들과 같이 앉아 의논하면서 그동안 배달되어진 자선단체 카탈로그 중에서 "Doctors without borders" 나 "Amnesty International" 등의 믿을만한 단체에 아이들 이름으로 적은 돈이나마 도네이션을 한다던지, 크리스마스 캐롤를 틀어 놓고는 목소리 크게 노래를 한다던지 하면서 이계절을 즐겁게 보내려는 노력 말입니다.

12월은 이래 저래 바빠진 크리스마스와 함께 이해의 마지막 달 이기도 합니다. 이해가 저물면서 2011년도 새해가 온다는  생각에 마음이 설레면서도 조금은 무거운 것은 그동안 내가 잘살아 왔나 하는 자책감과 함께 또 이렇게 세월이 가는 구나라는 서운함이 함께 하기 때문 일겁니다. 하루 하루를 열심히 산다고는 하지만 사람들에게서 받은 상처와 가슴 앓이로 시간을 소비한 적도 있었고  거울을 쳐다보기가 고통스러울 정도로 늘어만 가는 흰머리와 주름살을 보면서 그에 비례해서 지혜가 늘어나는 사람이 되어간다면  좋겠지만 그렇지도 못한 것 같아서 순식간에 사라져간 것 같은 시간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렇다고 과거에 대한 후회로만 지내기에는 오늘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너무도 소중하다고는 알고 있으니  어떻게라도 지난 해의 나를 재점검하면서 현재 갖고 있는 수 많은 감정들 중에서 버릴 것은 버리고, 용서 할 것은 용서하고, 간직할 것은 간직할수 있는 시간을 갖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라도 마음을 정리 해야만 쉽게 무너지는 결심일지라도 나은 삶을 살기 위한 새해의 계획을 다시 세울수 있을 것이라고 본 것입니다.

그런면에서 2010년도에 나에게 있었던 모든 일들을 정리해서 노트에 적어 볼수 있는 주제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쓰다보니 주제가 사실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 자신보다는 다른 사람들에게 더 많은 관심과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면, 더욱 소중한 나의 삶을 재조명해 보는 시간은 분명 중요한 시간이 될 겁니다. 나를 알고 있어야 나자신과 좀더 친해질수 있는 요인이 될수 있으며 내가 살아나가야 할 미래를 결정하는데 도움이 될수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나의 결점을 바라보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고통스럽다 하더라도 나의 삶을 개선시키고 좀 더 나은 미래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용기를 갖고 바라 볼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기에 이 기간에 어느 하루를 잡아 한시간이라도 나에게 특별한 선물을 하는 겁니다. 아이들이 잠을 자는 시간이라던가 친구집에 놀러간 사이 아님 남편에게 맡기더라도, 커피나 향기로운 차를 옆에 놓고 마시면서 (조용한 음악선율이 흐른다면 더욱 좋겠지요!!) 책상에 앉아 마음을 가라않히는 묵상을 하면서 천천히 솔직하게 노트에 적어 가는 겁니다.

그러면서 나자신과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가는 특별한 시간을 갖습니다.

2010년도에 :

Ø  감사해야 할 일

Ø  내가 잘한 일

Ø  내가 계속해서 잘하고 있는 일

Ø  가장 기분이 좋았던 때

Ø  내가 조금이라도 나아진 일

Ø  처음에는 할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해낸 일

Ø  나에게 실망한  일

Ø  내가 용서해야 할 사람

Ø  버려야 할 습관

Ø  새해에도 계속 해나가야 할 일

"Recollection makes me present to myself by bringing together two aspects, or activities, of my being as if they were two lenses of a telescope. One lens is the basic semblance of my spiritual being, the inward soul, the deep will, the spiritual intelligence. The other is my outward soul, the will engaged in the activities of life."      **Father Thomas Mert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