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도 새해의 일월도 어느 정도 지나고 중순에 와 있습니다. 설날을 지나자 마자 집안 식구 모두가  몸살 감기가 와서 한 이주일은  아주 힘들게 보냈습니다. 모두들 건강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이곳 뉴저지에는  눈도 많이 와서 아이들 학교도 몇번이나 쉬었고  산더미 같이 쌓인 눈을 치우느라 더 더욱 바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렇지만 호주의 장마나 브라질의 장마로 그리고 여기저기 여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좋지 않은 일들로 힘들게 고생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이정도의 불편함은  고생도 아닐 겁니다.

새해가 오기는 했지만 묵은 해를 보내면서 뭐, 변하는게 있어야 만 할것 같은데 나는 그렇지도 못합니다. 지난해에 집안에서 넘어지셔서 병원에서 수술하신 후에  갈수록 약해지시는 87세이신 아버지의 상황과 아침이면 몇번이나 소리 쳐야 일어나는 딸을 학교에 보내야 하는일, 아들을 학교에 보내려면 한시간 이상이나 비위를 맞춰야 차에 태울수 있고 그후에  한시간 거리의 학교에 데리고 가야  하는 일, 지난해부터  머핀 탑 (Muffin Top) 같이 살이 찐 배를 줄이기 위해 노력을 하지만 전혀 줄어지지 않는 고민등이 지난해와 다름없이 계속해서 진행중인 나의 삶의 모습입니다.

그래도 새해라고 생각하면서 새 목표를 정하긴 합니다. 매년이면 항상 하듯이 새 공책을 꺼내 놓고 이번해에는 지난해 보다 더 나은 생활을 살기 위해 해야 할일이 무엇인가를 적어보려는 노력을  합니다. 지난해보다 더 나은 삶이라? 라고 반문 하면서 펜을 들다보니 갑자기 혼동이 되기 시작 합니다. "더욱 나은 삶"이란 의미는 무엇인가?  어디에서 시작을 해야 더 나은 생활이 되는 건가?,  어떤 면에서 어떻게 삶을 개선해야 후회 되지 않는 생활을 살 것 인가라는 궁금증은 지난 해까지 살아 온 나의 삶의 잣대가 어디에 있었는가를 먼저 알아야 된다는 사실을 알게 합니다.

그런데 이런일은 너무도 방대한 것 같아 어디서부터 먼저 시작해야 할지 혼돈됩니다. 지난 일년 동안의 생활을 되새겨 본다 라는 일이 시간도 문제겠지만 할수 있는 일도 아닐 겁니다. 잠깐 되돌아 본다고 하더라도 내가 잘한 일보다는  후회가 되는 일을 먼저 기억하게 되고, 모자라고 바보짓 한일들을 생각하면 금방 화가 나게 되면서 상대방에 대한 불만이 생기게 되면서 결국 방어를 제대로 못한 내 탓만 하게 됩니다. 이렇게 하다보면 새해에 새로운 시작을 계획하려는 일은 물거품 처럼 허망하게 사라져 버리고 모든 것을 포기 하고 싶어집니다.  그렇지만  "그냥 이렇게 살지!"라는 자포자기의 심정이 이해가 가긴 하지만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오십 중반의 나이에 들어 선 나는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새해의 계획을 세우기 전에 우리는, 우선 우리 자신에게 관용을 베풀어야하고 친절해져야 한다고 봅니다. 과거의 잘못보다는 현재를  잘 살아가면서  희망을 갖고 미래를 바라볼수 있는 삶을 살아가려면, 내가 지난해에 잘한 일, 긍지를 갖게 한 일, 열심히 한 일이 결실을 맺은 일, 하고 싶었던 일을 시작한 일,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무조건 따르기 보다는 내 의견에 충실했던 일등에 중점을 두고 알아보는게 어떤가라는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이 연습은 나를 자랑하려는 이유가 아니며 내 안에 내재되어 있는 순수하지만 힘있는 능력을 찾아내려는 기회를 만들기 위함입니다. 다른이들을  배려하려는 마음과 함께  내 생활속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는 생명의 의지를  찾아내려는 마음의 시작은, 내가 한일중에서도 잘한 일들을  바라보면서 나에게 더욱 관대해지는 시선에서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지난해에...

* 사랑하는 가족들과 지낸 시간중에서 기억할만한 좋은 추억이 있다면?

* 다른 사람들의 의견보다는 나의 의견에 더욱 충실했었던 일이 있다면?

* 내가 하는 일 중에서 조금이라도 발전 된 일이 있다면?

* 힘빠지게 하는 주위의 사람에게서 나를 방어할수 있었던 기억은?

* 지금껏 하고 싶었던 일로 용기를 내서 시작한 일이 있다면?

* 아이들 학교에서 발렌티어를 하거나 비영리 단체에 시간이나 도움을 준 기억이 있다면?

지난해 말에 읽은 책중에서 많은 사람이 읽었으면 하는 책 한권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책의 제목은 "life is what you make it ( 삶이란 당신이 만들어 가는 것)" by Peter Buffett 이라는 분이 쓰셨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는 너무 좋은 것 같아 내가 발렌티어 하는 엔젤스쿨의 TA(Teaching  Assistant) 네명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었습니다. 토요일 아침에 더 자고 싶을 잠도 물리치고 봉사를 하러 나와 앉아 있는 고등학교 학생 아이들에게 조그만 선물이라도 하고 싶었던 겁니다.  방학중에 읽고 독후감을 써서 보내라고 했지만 아직까지 한명도 연락이 없었는데 언젠가 기회가 되면 읽고 느끼는 시간를 갖기를 원하는 마음입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저자의 성으로 알겠지만 그는 세계에서 가장 부자인 워렌 버벳의 아들로 태어났으며 지금은 에미상을 받은 음악 작곡자로서  성공한 사람으로 자신이 살아 온 과정과 고민 그리고 갈등의 굴곡진 삶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아버지에게 받은 것으로는 재산이 아니고 "자신의 삶은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것 (Forge your own path in life) 이라는  철학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삶이란 공평하지도 그렇다고 불공평하지도 않다고 말하고 있으며 상황은 다 다를수 있지만 우리의 본질은(essence) 변하지 않는다고 말해 줍니다.

특히 저자는 특권(Privilege)을 갖은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하게 되는 고민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요즘 많은 혜택과 특권을 갖고 태어나는 아이들과 그 부모들에게 자신이 살아온  경험과 갈등을 자세히 소개해 주고 있습니다.  특권이란 어떤 의미인가? 라고 물으면서 먼저 생각하게 되는 물질적인 혜택도  항상 함께 해주는 가족도 특권이며 교육도 특권이라고 말하면서 특권을 갖고 태어난 자신이 자라 온  이야기를 자세히 소개 해 줍니다.

그가 태어났을때는 지금처럼 부자가 아니였지만 아버지가 많은 돈을 벌게 되면서도 그들의 삶은 변한게 없었다고 합니다. 그전부터 살던 집에서 계속 사시면서 부모님들은 계속해서 동네사람들과 친하게 지냈으며, 변함없이 아버지는 같은 카키 바지에 가디간 웃옷을 입으셨고, 육일 동안 끈임없이 일을 하셨는데, 그렇게 하실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의 아버지는 돈을 벌기 위해서 일을 하신게 아니고 본인이 하시는  일을 사랑하셨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방에서 일을 하고 나오시는 아버지의 모습을 승방에서 참선을 하고 나오시는 수도승의 모습으로 까지 표현하는 저자는  아버지는 자신의 일에 열정을 갖고 사심으로 자식들에게도 열정을 갖고 살아갈수 있는 일을 찾기를 원하셨다고 합니다.

이 책은 물질적으로 어느때보다 풍요로우며, 하고 싶은 모든 것을 쉽게 하고 살수 있는 요즘의 아이들과 그들을 키우는 부모들이 함께 읽으면서 대화를 통해 이세상을 살아나가는고민을 풀어 나가는데 도움이 될수 있는 책이라고 보았습니다. 대단한 부자인 아버지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스스로 개척한 삶을 충실하게 살아가는 저자가 쓴 솔직한 책입니다.

이저자의 음악은 www.peterbuffett.com/PBMusic  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code : lifeiswhatyoumakeit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