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의 사진은 방학중에 친구가 모델이 되어 딸이 메이컵을 했고, School Of Visual Art 에 가고 싶어하는 다른 친구가 찍은 사진입니다.  1940년도의 사진을 보고 비슷하게 찍은 예술적 사진이랍니다.

* 이 사진을 올리면서 걱정이 사실 조금 되지만 이 사이트가 아줌마들 위주라 이해하시라 믿고 올립니다.

아이들하고 여름 방학은 잘 보내셨는지요?

아이들이  방학을 끝내고 학교에 잘 돌아 갔지요?

19살인 아들은이번 여름방학동안인  7월에는  4주의 프로그램을 학교에서 지냈고,  8월에는 특수아동 캠프에서 2주를 보냈습니다. 아들이 어려서는 성격이  차분하고 조용하더니,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지만 틴에이져때부터 시작한 공격적인 행동이 완전히 없어지지 않아 엄마로서 많이 걱정하고 있습니다.

딸은 이런 여름방학을 보냈습니다.

이렇게 쓰다 보니 작년에 이어서 딸아이의 성장 과정의 글이 되어 버린 느낌입니다.

딸아이가  다니는 학교의 가이던스 카운셀러는 5월부터 아이들이 여름방학에 할수 있는 정보들을 이메일로 거의 매일 보내곤 했습니다. 너무 많은 이메일을  받다보니 많은 사람들은 그냥 지워버린다고 했지만,  열심히 보내주시는 정성에  나는 어느정도를 읽어보곤 했습니다. 그중에서  영국에서 보내는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이 있었고, 미국내의 대학 여름 프로그램을 알아 보면서도, 더욱 관심이 가서  더 자세히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사이트 (www.oxford-royale.co.uk) 를 자세히 보면서 어떤 프로그램이 있는가? 날짜는 언제 시작하고 언제 끝나는가? 믿을만한 곳인가? 그리고 딸에게 어떤 도움이 될까? 가격은 어떤가? 등을 알아보아야 했는데  비행기 값은 다행이 그동안 남편이 쌓아 온 마일레지로 갈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너무 비싸질수 있다는 고민을 조금 덜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딸아이에게 묻지를 않아서 먼저 의논을 해야 했습니다.

처음에는 여름방학을 친구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하는 것 같더니, 2주 동안의 프로그램이라는 말에 아이는 마음을 정하였고, 영국에 가게 되면 있을수 있는 상황에 준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프로그램에 관한 여러 궁금한 점은 계속해서 이메일을 보내어 더 알아보았고,  확실하고 정확한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영국에서 온  친구와 의논을 했으며, 미리  비행기 예약을 하는 등의 일로 조금 바빠졌었습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사실  조금 걱정이 되긴 했습니다. 딸아이가  혼자서 영국으로 가서 잘 할수가 있을까?, 무슨 문제가 생긴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아프게 된다면 어떻게 할까? 등의 근심으로 조금 불안 하기도 했지만, 영국이 이곳에서 멀지도 않은 나라이고 불안정한 상황의 나라도 아니라는 마음으로 나를 진정시켰습니다.

준비를 다 한다음에 날짜가 되어  아이는 영국으로 떠났고, 자신의 셀폰이 그곳에서도 쓸수 있다고 하더니, 히드로 공항에 내릴 시간이 되어도 아이에게서 연락이 없는 겁니다. 그래서 나는 두려운 마음을 잠시 가라 않히고 공항에서 아이를 픽업할 사람의 전화로 연락을하여, 결국 잘 도착한 아이와 통화를 하게 됩니다. 일단 마음을 내려놓고는,  남편과 나 , 아들은 시 조카들이 살고 있는 토론토 근교로 떠날수 있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80개국에서 온 고등학교 학생들이 모여 미리 준비한 공부를 했습니다. 딸 아이는 심리학과 건축학 (2주동안이니 뭐 별로 한게 있겠습니까?) 을 신청했는데, 이녀석이 얼마나 돌아 다녔는지 영국으로 떠나기 전에 가죽부츠를 사 줬는데,  집에 와서 하는 말이 부츠에 구멍이 났다는 겁니다. 공부는 옥스포드의 재학생이나 졸업생이 강의를 한다고 했는데 그런대로 재미가 있었다고 했습니다. 어쨋든 아이는  두바이에서 온 18살의 이란 여학생과 단짝으로 잘 어울려 지낸 덕분에  (이 학생은 이미 옥스포드에 입학이 예정되어 있다고 하고 그 전 여름방학때도 참석을 해서 그  동네의 구석 구석을 잘알고 있다고 함)  모든 가게가 문을 닫는 6시가 지난 시간에도 열심히 잘 돌아 다닌 모양입니다.

영국에서 이란 친구이외에 덴마크와 노르웨이에서 온 친구와도 가깝게  잘지내고  집으로 돌아 와서는, 매일 학교 친구들과 동네친구들과 만나 노느라 바쁘게 지냈습니다.  8월이 되어 아들이 다니는 여름 켐프가 시작되었고, 딸아이는 카운슬러로 참여를 합니다. 켐프에서는 윌체어에 앉은 여자학생들을 맡아 함께 수영도 하고, 화장실도 데리고 가고, 놀아주기도 하면서 딸아이는 자연스럽게 잘 적응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집에서는 아직도 어린 딸로 지내면서 밥도 챙겨주어야 하고  빨래로 해 주어야 하는데, 캠프에서 여러 상황의 장애자 들을 돌보면서 조금씩 성숙해 져 가는 딸아이의 모습을 볼수가 있었습니다.

지난 2년동안 매주 토요일이면 이 캠프에서 세시간씩 카운슬러로 일을  했었지만, 이번 여름에 이주일 내내 여러 고등학생 카운슬러들과  함께, 여러 장애를 갖은 사람들과 긴시간을 보내면서, 딸아이는 서서히 변화하는 자신을 바라볼수있게 된 것 같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아이들을 켐프에 데려다 주고 오는 동안에  딸 아이는 이런 저런 말을 많이 했습니다. 그날 생긴 여러 일, 동료 카운슬러와의 관계 , 함께  웃었던 일등을 차분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이 예전과는 전혀 달라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전에는 오빠의 돌발적인 행동에  같이 신경질을 내고 화를 내던 아이가, 이제는 침칙하게 오빠를 타일르는 행동이 당당하면서 어른스러워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9월이 되어  12학년이 된 아이는 서서히 대학 준비를 하느라고 자신이 하고 있는 공부에 더욱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가서 새로운 지식을 얻고 새로운 경험을 하기 위해  공부에  관심을 갖고 노력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지난 17년의 시간을 다시 되돌아 보게 됩니다. 부족한 엄마로서 딸아이에게 해주고 싶었던 것은  솔직한 대화를 통해 진실의 의미를 찾을수 있길  바랬고, 여러 방식의 삶을 경험하게 하면서 삶이 주는 두려움에서 벗어나서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찾을수 있기를 바랬습니다. 장애 오빠를 두었지만 희생자로서의 부족함보다는,  어느 누구나 갖고 사는  완전치 못한  삶의  한부분임을 알게 하고, 자신이 갖고 있는 삶에 대한 감사함과 함께  살아가는 동안 언제라도 주위를 둘러 볼수 있는 마음의 여유와 배려의 따뜻한 가슴을 갖기를 바랬습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다보니 딸아이가 말 잘듣고 문제가 없는 천사처럼 보일수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도 못합니다. 가끔 들여다 보는 아이방은 청소를 언제 했는지 가구위는 먼지가 하얗게 쌓였고 옷은 여기저기 늘어 놓아 정신이 없을 정도 입니다.  매일 아침이면  늦게 일어나서  8시에 시작인 학교에  8시에 집을 떠나고(아침마다  자는 애 깨우느라 난리입니다), 방학중에 받은  미술 숙제도 여름 내내 놀다가, 화요일에 개학인데 월요일 밤에 시작해서 새벽4시까지 그림 네개를 완성합니다. 딸아이 때문에  잠을 못자게 되어  "하루만이라도 일찍 시작을 하지" 하고 잔소리를 하니  "내가 해야 할 숙제는 내가 책임지니까 상관 말라고요.." 하고 소리를 지르기도 합니다. 그런후에 2시간을 자고는 아침 6시에 일어나 (아이 건강 걱정하는 나는 아주  무시하고!!) 고등학교 마지막 학년의 첫날이라는 기념으로, 등교 전에 친구들과 아침을 먹으러 나가기도 합니다. 그리고 여기서는 그렇게도  못하게 하던 배꼽 피어싱을 영국에 가서 몰래하고 돌아오기도 하고, 성인이 되는 18살이 되면 귓밥 뒤 숨겨진 곳에 타투를 하겠다고 선언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아이들을 키우는 일이 즐거움도 있지만 가슴앓이의 연속인 것을 경험하고 살면서,  도를 닦듯이, 절대로 쉽지는 않지만, 마음을 다시 가다듬고, 숨을 깊게 쉬면서, 나에게 주어진 소중한 인연으로서  감사와 기쁨으로 받아들이려는 노력(!!!)을 무척 많이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하고 있는 지금 이시간이, 다시 돌아 오지 않을 시간을 알고 아끼면서, 그리고 조금씩 놓아 줄 시기가 온 것을  받아 들이면서도, 언제까지나 나의 가슴에 깊이 들어 와 앉아 있는 아이들을, 자주  눈을 맞추고, 안아 주려는 마음가짐을 갖습니다.

이시를 우연히 접하게 되면서, 이 유명한 시인이 갖고 있는 아이들의 대한 집착이 대단하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어느 정도는 이해가 가는 부분이 있어 소개하고 싶습니다.

I have you fast in my fortress,

And will not let you depart,

But put you down into my dungeon

In the round-tower of my heart.

And there will I keep you forever,

Yes, forever and a day,

Till the walls shall crumble to ruin,

And moulder in dust away.

"Children's Hour" by Henry Wadsworth Longfellow

너를 내 요새에 재빨리 갇아놓고,

네가 떠나는 것을 말릴 것이고,

 너를 내  가슴속 둥근 타워 안의

토굴에  놓아두었다.

 나는 너를 영원히 그곳에 놓아 둘 것인데,

그래, 영원히 그리고 하루를,

벽이  부서져 내려 잔해가 될때까지,

붕괴되어  먼지로 사라질때까지.

" 아이들의 시간"  **헨리 와즈월스 롱휄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