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less someone like you cares a whole awful lot, nothing is going to get better.

It's not."     **Dr. Seuss

"당신 같은 사람이 아주 많은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더 나아지는게 아무것도 없어.

없지."    **닥터 수스

아들의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아들은 이번  10월에 스무살이 되었습니다.

 나이 36살에 초산에다 난산으로 힘들게 아들을 낳고는 몸은 정신이 없을정도로 피곤했지만 아주 기뻣었습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꼼지락거리는 아이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어떻게 이런 이쁜 아이가 나에게 생겼을까라는 신비스러움과 경의로움의 눈물로 아이와의 첫 만남을 갖게 됩니다. 심한 산고 이후라 허리가 끊어질둣 아프고 몸이 아주 불편했지만, 마냥 아이를 내품에 안고 있으면서  아이의 얼굴을 바라다 보고, 아이의 냄새를 맞아보며, 아이의 작은 손에 입을 맞추면서 침대에 내려 놓고 싶지가 않았습니다.  그런데  잠을 잘때는 이쁘기만 하던 아이가,  울기 시작하면서 무엇을 어떻게 해 주어야 할지 몰라 당황하게 되었고, 이제는  아이의 모두를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현실을 알게 되면서 갑자기 조급해 졌습니다.  아이는 낳기만 하면 이세상의 어느 누구나 처럼 키울수는 있을 것이라는 생각였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정말 내가 잘 키울수 있을까?라는  알수 없는 두려움으로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어려서 친구들과 모여 미래를 이야기 하던때가 있었습니다. 할머니한테는 시험공부한다고 말하고는, 친한 친구집에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로 밤을 샌 적이 있었습니다. 미래를 생각하면서 우리는, 이런 집에서 살고 싶고, 방은 몇개여야 하고,  남편은 이런 사람이여야  하고, 아이들은 몇명을 낳고 싶다라는 등 등의 이야기로 시간이 가는줄 모르고 지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냥 생각나는대로 아무런 제약도 제한도 없이 아직 오지 않은 장래를 이야기 하면서 지낸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땐 정말 몰랐습니다. 삶이란 내가 원하는대로 흐르지 않는다는 것을, 그냥 어른이 되면 모든 것을 다 잘할수 있으리라는 막연한 상상만 있었을뿐, 그 누구도 인생에는 수 많은 걸림돌이 있고 복병이 있다는 것을 알려 주지 않았습니다. 어른들은  삶이 주는 아픔과 실망 그리고 어려움들을 미리 이야기 해주고 싶지 않았을 겁니다.  이렇게 보면 나는 무척 단순했던 모양입니다.  보통 어른들이 자주 하는 말 "커서 좋은 남자 만나 결혼하는 게 행복한 삶"이란  말을 그대로 믿었으니 말입니다.

태어난 아들은 아주 귀여웠습니다. 머리 숱이 많은 새까만 머리에 토실토실한 얼굴을 보면서 이렇게 이쁜 아들이 나에게도 생겼구나하는 자부심도 생기면서 나름대로 잘 키워보겠다는 결심도 하게 됩니다. 이제는 나에게도 또한명의 가족이 생겼구나, 나를 끝까지 믿고 지켜고 챙겨 줄  아들이 생겼다는 생각에 피곤하면서도 아이의 얼굴에서 한시도 눈을 띠지 못했었습니다. 다를 잠들고 있을 조용한 한밤중에 배고파 우는 아이에게 젖을 먹여야 할때도 지치기 보다는 나와 아들 둘만이 이세상에  남아있는 듯한 느낌으로 따스하고 보드러운 아이를 품에 꼭안고 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이는 잘 자라다가 두달이 되었을때 심장에 이상(Cardio Myopathy)이 생기고 병원 신세를 지게 됩니다. 그렇게 시작하면서 여러가지 다른 문제가 생기면서 아이의 일년은 집에 있는 시간보다는 병원에서 보내는 시간을 더 많이 갖게 됩니다. 아이를 병원에 놓고 집에 오던 날은  눈물로 밤을 지새면서 그 아득하면서 길고 긴 어둠의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아들은 그렇게 생후 일년을 보내고 병원의 소개로 뉴저지의  장애자 단체(Division of Development  Disabilities)에 가입이  되면서 집 근처의 병원에서 하는 얼리 인터벤션(early Intervention)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시작하고, 같은 클라스의 부모들과  교류를 갖게 되면서, 많은 정보와 함께 마음의 아픔도 함께 나누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아들이 커가고 딸이 생기면서 하던 일도 그만두고 집에 있게 되면서, 나는 아들의 학교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됩니다. 학교에서 하는 부모들을 위한 워크 샵이나 주에서 하는 정보 프로그램에 열심히 참여하면서,  미로를 걷는 듯한  아득한 아들의 장래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게 됩니다. 물론 이렇게 배우게 되는 일들은 아들을 위한 일이라고는 하지만, 지나고 보니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생활상을 더 자세히 들어다 볼수 있는기회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냥 살다보면 잘 보이지 않을수 있는 봉사단체나 특수 학교 에서 일하고 있는 천사와 같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 좋은 경험도 하게 됩니다.

아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봉사도 자주하고 다른 부모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알게 된것은 이곳의 많은 장애자 봉사단체들은 , 그전부터 장애자 부모들의 의해 만들어진 것을 알게 됩니다. 이 근처의 Friendship House 라던가 Spectrum Living  같은 곳도 약 50여년전에 처음에는 부모와 가족들이 중심이 되서 만들었으며, 지금도 많은 단체들이 부모들이 나서서 만들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장애아동들도 다른 아이들처럼 야구, 축구, 볼링등의 운동을 즐길수 있도록 팀을 짜고, 장소를 빌리고, 날짜를 정하는 일들을 부모들이 앞장서서 만들어지고 운영이 되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자폐아동이 늘어나면서 그들이 커서도 잘 살아갈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하고자 뉴저지 주지사 직속으로 " Autism Task force"  를 적극적인 부모들의 요청으로 만들어서, 지금까지 열심히 공부시킨 자폐아동들이 졸업을 하게 되더라도 도움이 될수 있는 지침서를 만든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장애아와는 전혀 다른 성격으로,  21살에 특수학교를 졸업한  자폐아동들의 행동등을 감안해서 만들어진 데이 프로그램(Day Program)은 절대로 필요했는데, 아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만나 알게 된 부모들이 오년전에 만들기 시작한 한 프로그램에는, 나도 함께 동참을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만난 부모들 중에는 아이를 위해 특수 학교를 새로 설립한 사람도 보았고, 자폐를 연구하는데 도움이 되는 자금을 마련해 주려고 만든 단체를 시작한 아버지도 만났으며, 자폐 아동들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법이 새로 제정되도록  정치가를 만나면서 열심히 뛰어다니는 엄마도 보았습니다. 이런 사실은 장애아를 키우는 부모들이, 자신의 아이를 위해서,  그리고 장애아동 모두가 잘 살아갈수 있는 사회를  준비해 놓아, 부모의 도움이 없어도 큰 어려움 없이 살아갈수 있도록 해야 겠다는 다급함이 있는 겁니다. 아이의 모든 것을 돌봐 주던 우리도,  언젠가는 늙고 병들어서 이세상을 떠나게 되는 것을 알면서 그들에게  미리 해줄수 있는 선물은, 이렇게 만들어진 법들과 단체들이, 결코 혼자서 살아갈수 없는 우리 아이들을  보호하고 돌보면서 도움을 주었으면 하는 기원의 마음입니다.

오래 전에  "당신은 다른 꿈을 꿀 것 입니다(You will dream new dream)"  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여러 장애를 갖고 태어 난 아이들의 부모들이 쓴 글들을 모은 책인데 그중 에서 "쎄스미 스트릿(sesame Street)" 에서 각본을 오래 쓰신 에밀리 킹슬리 (Emily Kingsley) 라는 분의 글을 기억합니다. "쎄스미 스트릿"에도 여러번 나온 적이 있는 다운증의  아들을 생각하면서 쓰신 글로서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나는 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이를 키우는 경험을 설명하라고 묻는 사람들--그 특별한 경험을 이해 하게 하고 어떤 느낌인지를 상상하는데 도움이 되도록--에게 이렇게 말하겠습니다.

당신이 아이를 갖을 때는, 이탈리아로 멋있는 여행을 떠나도록 준비하는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가이드 붘을 사고 여러 좋은 계획을 짭니다.  콜로시움, 마이클 엔젤로의 조각상, 베니스의 곤돌라, 그리고 이탈리아의 말도 조금 배웁니다. 아주 흥분되지요.

몇달 동안의 준비끝에 그날이 옵니다. 가방을 싸고 집을 떠납니다. 몇시간 후에 비행기에서 내립니다. 승무원이 이렇게 말합니다. " 네델랜드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당신을 이렇게 말할 겁니다. " 네델란드 라고요? 이탈리아가 아니고요? 내 평생의 꿈은 이탈리아에 가는 거 였는데?"

그러나 계획이 바뀝겁니다. 당신을 네델란드에 내렸고, 당신은 그곳에 있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당신이 내린 곳은 병, 기아가 가득찬 더럽고, 몹쓸고, 구역질나는 곳이 아니란 겁니다.

당신은 밖에 나가서 새로운 가이드붘을 삽니다. 새로운 언어도 배워야 하지요. 그리고 당신은 절대로 만날수 없을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다른 장소인 겁니다. 이탈리아보다 천천히 움직이고 , 이탈리아보다 화려하지가 않습니다. 그러나 숨을 가다듬은 얼마후에, 당신은 주위를 돌아 봅니다...당신은 둘러보는데... 당신은 네델란드에는 풍차가있는 것을 알기 시작하고... 네델란드에는 튜립이 있습니다. 네델란드에는 렘브렌트(Rembrandts)가 있음도 알게 되지요.

그러나 당신이 아는 모든 사람들이 이탈리아에서 바쁘게 왔다 갔다하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그들은 그곳에서 얼마나 좋은 시간을 갖고 있는지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남은 인생동안 당신은 이렇게 말할 겁니다. "그래, 그곳이 내가 갈 곳이였는데, 그 곳이 내가 계획한 것인데..."

아픔은 절대로 , 절대로, 절대로,절대로 없어지지 않습니다...왜냐하면 꿈에 대한 상실이 너무도 커다랗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만약 당신이 이탈리아에 가지 못한 사실에 대해 서 슬퍼하고만 있다면, 당신은 아주 특별하고, 아주 사랑스러운... 네델란드를 즐길수 있는 여유를 결코 갖을수 없을 겁니다."

 *위의 사진은 Dumont Town Day 에 Post 21 을 소개하려고 부모들이  봉사했던  테이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