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ther's Day Blues

이번해에도"어머니날"이 왔다가 지나 갔습니다.

모든 어머니들,  "어머니날"은 잘 보내셨는지요?                                                                                                           

내가 사는 이곳은 "어머니날"에 비가 내리고 심하게 바람이 부는 날씨였기에 식당이나 어디 나가기도 뭐하고 해서 편하게 집에서 파자마바람으로 지냈습니다. 그렇다고 날씨가 좋은 다른해에는 특별한 일이 있었냐 하면 그렇지도 않았으니 그리 달라진게 없긴 합니다만.

사실 "어머니날"이 가까이 오게 되면 나는 즐겁기 보다는 부담이 됩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만든 어설픈(?) 선물꾸러미를 들고 집에 들어 오면 "엄마인 나를 위해서 만들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뿌둣한 마음 보다는 미안한 마음부터 들기 시작하는 겁니다.  아이들이 "엄마!!" 하고 부를때면  대부분 무엇을 해 달라는 거나 원하는 게 있는때라  바쁠때면  신경질을 내거나 귀찮어서 못들은 척한 적도 많았는데 이렇게  손수 만든 물건을 집에  들고 와서는 나의 반응이 어떤가를 보는데  "아이구, 이쁜녀석들" 하고 웃으면서 선물을 받아드는 나의 마음은  기쁜 마음과 자책감으로 복잡해 집니다.

나는 어려서부터 결혼을 하면 아이들도 낳아 키워야 한다라는 안일한 생각을 갖었었는데  막상  아이들을 낳고보니 이게 쉬운게 아니더라구요. 이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키우는 아이들인데 왜 나만 힘들어 하는걸까 라는 고민을 하면서 어떻게 해결할 방법을 몰라 속으로 울기도 많이 했습니다.  책에서 읽는 엄마라는 사람은 한없는 인내와 용서 그리고 바다같은 사랑으로 가득찬 사람인데 나는 전혀 그렇치 못하니 자격미달도 한참 미달이구나 라는 생각밖에 안나는 겁니다. 그러다가 아이들을 키우는  주위의 여성들을 자세히 관찰해 보니 그들도 실수를  많이 하는 것 같았고 자신들 욕심을 사랑이라고 착각하고 사는 사람들도 보이면서 완벽하고 관대한 엄마가 되기란 절대 쉬운일이 아님을 서서히 깨닫게 됩니다.

Doris Lessing's Choice

뉴스위크(Newsweek)에서 읽은 기사입니다.

도리스 레싱(Doris Lessing)은 작가로  유럽의 모든 상을 받았으며 2007년에는 노벨 문학상을 받습니다. 그녀가 작가로서 훌륭하다는데는 누구도 의심하지 않지만 엄마로서의 자격에 대해서는 그렇지 못하다는 겁니다.  그녀가 작가로서 공산주의 이상을 갖고 런던을 떠났을때에  남아공에 아이들 어버지에게  아이 둘은 남겨두고 아이 하나만 데리고  갑니다. 그녀가 나중에 이렇게 말합니다.

"오랫동안 나는 용감했다고 느꼈습니다. 인텔리 여성이 끈임없는 시간을 어린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얼마나 무용한지 모를 겁니다. 나는 아이들에게 최선의 사람이 아니였습니다. 나의 엄마처럼 알코홀 중독자나 욕구불만의 인텔리가 되어 버렸을 겁니다."

이런 분의 글을 읽다보면 한편으로는 놀라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좋은 엄마는 누구나 될수 있는 것이 아님을 알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분에  대해 기억은 하고 싶습니다. 자신이 살아야할  편의를 위해 보통 여성들이 쉽게 하지 못하던 벽을 넘으면서 다른 길도 갈수 있음을 보여 주기 때문입니다.  그전의 많은 남성들이 그랬듯이 여성들도 엄마로서 이기적이고 무정할수 있음을 말해 주었다고 봅니다.

Modern Mothers

19세기의 빅토리아 영국에서는 아이들은  탁아소로 보내 버렸으며  프랑스에서도 아이들을 낳아서는 유모에게 맡기고는 "자신들의 사회생활과 남편들과 섹스를 계속하는 삶"을 위해 살았기에 "우리 여성들은 항상 평범한 엄마"였다고  프랑스 철학자 엘리자벳 벧인터(Elizabeth Badinter)는 책(The conflict, the woman and the Mother) 에서 말합니다. 우리나라도 신사임당을  최고의 여성으로 최상의 어머니로 추앙을 받지만 현대 여성들처럼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해야 만 하는 수퍼 우먼이 아니였을 것이며 분명 유모와 도와주는 사람들이 항상(!)  상주하고 있었을 겁니다. 경쟁 사회에서  일을 해야 하고, 베이비 시터를 찾기 위해 여기 저기 뛰어다녀야 하고, 올가닉 재료를 사서  음식을 만들어 주어야 하고, 천기저귀를 써야 하고, 숙제를 도와 주어야 하고, 매일 생겨나는 새로운 정보를 알아야 하는  현대 엄마들의 지친 모습은 아닐거라는 말입니다.

오십년전에 처음 소개 된 피임약의 도움으로 현대의 여성들은 선택해서 아이들을 낳을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어머니들은 1950년대 지난 세대의 어머니들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자식들에게 들인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집안에서 "왕"이 되면서 그들을 위한다고 하면 무엇이던지 해 주어야만 되는 책임을 느낍니다. 그러나 결코 채워질수 없는 기대, 죄의식, 판단이 현대의 어머니들을 무척 힘들게 합니다. 아이들에게 그냥 미안하고  더 잘 해주어야 한다는 마음이 드는것은  어쩜 우리 자신에게  필요 이상으로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잘해 주지 못한다는 자책은 아이들을 키우는 기쁨보다는  불안한 마음을 갖게 해 줍니다. 그러다보니 어머니로서의 역활이 힘들고 어렵기만 하면서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괴로워 지고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내가 유치원에 다니던 여섯살때 어머니는 동생을 낳다 돌아가십니다. 엄마라는 보호막이 없이 자라서인지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이상적인 어머니상" 에 쉽게 집착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첫아이로서는 많은 나이인 서른 여섯에 낳은 아들과 그후에 딸을 낳아  키우는 동안에도 이상과 현실의 사이에서 많이 혼란스러워 했습니다.  그러나  책을 읽고 경험을 통해 배우고 알게 된 것은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가라는 깨달음이며, 어른이 되서는 이 부족한 엄마까지도 사랑할수 있는 아이들이 되기를  기대하면서, 아이들이 태어난  본성 그대로를 사랑하고 보호하면서  함께 할수 있는 시간의  특권이  현재 나에게 주어졌다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좋은 엄마는  완벽한 엄마"라는 현실성 없는 기대에서 벗어나서 관심, 관용, 여유 그리고  아이들이 자신의 길을 잘 찾아 가리라는 믿음을 갖고 사는 모습이 "좋고 편안한 엄마" 가 되는 길이라는 확신입니다.

나에게 화가 나있던 틴에이져인 딸이 자기방으로 쿵쿵거리고 올라가더니 내가 잠을 자고 있는 사이에 내려 와서는 내옆에서  허리를 꼭 잡고 쿨쿨 자고 있더라구요. 키가 나보다 휠씬 더 커져버린  딸아이 얼굴을 바라보고는, 아이가 어렸을때 하던대로 얼굴 냄새를 한참이나 맡은후에 다시 잠을 청했습니다.

Life Coaching Moment

엄마의 기본 역활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엄마가 되서 감사한 일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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