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앞쪽으로 봐서 오른쪽에 있는 집에는 이탈리아에서 아주 오래전에 이민오신 할아버지가 살고 계십니다. 지금은 은퇴를 하셨지만 옛날에는 이탈리안 빵가게를 하셨다고 해요. 세명의 자녀들은 다들 결혼을 해서 나가서 살고 있으며 부인은 가까운 동네의 도서관에서 사서로 일을 하시고 계시는데, 이분의 취미는 채소 키우기, 자주 방문하는 어린 손주들에게 잘 해먹이고 놀아주기등 인데, 여름이 되면 아침부터 화초와 채소 밭을 가꾸시느라 바쁘게 일하시면서 지내십니다.

덕분에 뒷뜰이나 앞뜰에 그렇게 정성을 들이지 못하는 우리집은 더 더욱이 초라해 보이는데, 원래 태생이 부지런한 성격도 못되는데다 해야 할일이 많아 뜰을 정리할 시간이 많지가 않으니 어쩔수가 없더라구요. 우리집이지만 정리되지 않은 정원때문에 옆집 할아버지한테 괜히 미안해 했던 나는, 어느날 큰마음을 먹고 집 뒷쪽 뜰을 정리하러 나갔었습니다. 옆집과 담장이 붙은 곳 부터 시작해서  잡초를 뽑아 버리는데, 그 빽빽한 잡초 속에서 수박 한덩어리가 보이는 겁니다. 아니, 나는 수박을 심은 적도 없고 넝쿨에 달린 수박을 본 적도 없는데 이게 왠일 입니까? 이것은 분명히 옆집 할아버지가 심은 밭에서 넘어 온 수박넝쿨의 수확이라 생각이 드는 겁니다. 그래서 담장 넘어 부지런히 일하고 계시던 옆집 할아버지에게 우리집 쪽으로 넘어 와서 잘 자라고 있는 수박 이야기를 해 드렸더니, "That is yours. Enjoy it!!" 하시는 겁니다.

잡초도 뽑다 말고 당장 집안으로 뛰어 들어와 남편과 아이들에게 "수박 한덩이가 우리집 뒷뜰에서 자라고 있다"라고 말을 했더니 갑자기 얼굴들이 밝아 지면서 얼마나 신나 하던지!!  참, 그렇게 수박 한덩어리가 이런 기쁨을 주더라구요. 며칠을 기다린 후에 얼마만큼 자란 수박을 적당히 잘라서 아이들과 먹기 시작 했는데, 지금까지 사다 먹었던 어떤 수박과는 비교도 할수 없을만큼 무척 달았고 맛있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이렇게 누군가의 노력으로 나도 모르게 더불어 혜택을 받게 되는 일이 많음을 알수가 있습니다. 바쁜 현대 생활 속에서 주어진 것들의 감사보다는 불평과 불만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살게 되기가 쉬운데, 잠깐만이라도  마음을 열고 경청하면서 바라 볼수만 있다면 "삶이 주는 은총" 들은 이미 우리 가슴 안에 들어 와 있음을 알게 됩니다. 이러한 재발견은 지치고 힘들게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순간적이나마 "삶은 살아갈 만하다." 라는 힘과 용기를 불어 넣어 줍니다.  

아침이면 활짝 피어나는 나팔꽃

옆집아이들의 노래소리

누구나 원하면 기본공부는 할수 있는 사회

여성 참정권

진실과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인류 조상들의 글, 그림, 시

이외에도 수도 없이 많은 은총들이 우리에게 주어졌습니다. 각 개인마다의 눈으로 귀로 감정으로 보고, 듣고, 느끼는 범위나 느낌는 물론 다를 겁니다. 그런데 이러한 은총들은 주어진 삶을 그냥 그려러니 하고 받아 들이기 보다는 새로운 눈으로 보아야 찾아낼수가 있습니다. 고민으로 가득 찬 날은 지나칠수 있는 풍경들이 어느날은 아름다움으로 다가옵니다. 어디서 날아 왔는지 모르는 씨가 심어져서 아침이면 보라색 나팔꽃으로 활짝 피어나는 아름다움을 바라 볼수 있는 날이 있으며 또 어떤날은 아주 어릴때 이사와서 이제는 이쁜 초등학생으로 자란 옆집에 사는 쌍동이 자매의 노래소리를 들으면서 잠시나마 얼굴에 미소를 짖게 되는 날이 있습니다. 이렇듯 찾아 보면 얼마던지 "삶이 주는 은총"을 발견 할수가  있습니다.

다른 예로는 지금은 여성인 우리들도 아주 당연하게 선거에 참여 할수 있지만 이런 권리를 갖기 위해 조상들은 얼마나 많은 일을 해 왔을까요? 미국에서는 1920년도에 와서야 처음으로 여성들도 투표에 참가 할수 있었는데, 그럴수 있었던 것은 이미 백년전 부터 그 당시의 차별적이였던 사회적인 상황을 받아들이지 않고 연설로, 청원서로 사회 운동을 벌이면서 여성들도 남성들과 같은 시민으로서의 권리와 책임이 있음을 위해 어렵게 싸워 온 결과 일 겁니다.  

이렇게 인류 조상들의 땀, 노력, 경륜과 경험이 우리에게 영감을 주고 기쁨과 혜택을 주는 경우가 여러가지의 모습으로 있을 겁니다. 과학으로 기술로 그림으로 또한 음악으로 현재를 살아 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즐거움과 도움을 주고 있지만 그중에서 "시"는 나에게 특별한 "은총으로의 초대"가 됩니다. 이러한 "시"를 읽다보면 두려움과 고민으로 겹겹히 쌓여 있었던 나의 마음이 정화되면서 내가 살아가야할 길을 잘 찾아갈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됩니다.

A  Kind Face  by St. Francis of Assisi

Joy is the greatest cleanser, and it is

the greatest testimony in our

faith.

" Toil with happiness," my Lord once

said to me.

God send a servant on an errand

through a dangerous part

of the world,

The servant, having received in hand

what God wanted

delivered,

turned to the Holy and said,

"My beloved Master, do you have a final instruction?"

and God replied,

"A kind face is a

precious

gift."

온유한 얼굴  ***아씨시의 프란시스 성인

기쁨은 가장 훌륭한 세척제이며 그리고

우리 믿음의

가장 훌륭한 증거가 됩니다.

"행복하도록 노력 하세요," 하고 나의 주님은 언젠가

나에게 말씀 하셨습니다.

하느님은 종에게

이세상의 가장 위험한 곳으로

심부름을 보내셨는데,

종은, 하느님이 배달 되기 원하시는 것을

받아 들고는,

신성한 분에게 얼굴을 돌리고 말하기를,

"나의 사랑하는 주님이시여, 마지막으로 주실 말씀은 있으신지요?"

하느님은 대답하시기를,

"온유한 얼굴은

소중한

선물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