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생명은 드러나고야 마는 것.

여호와 하나님이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되니라 . ( 창세기 2 : 7 )

조금씩 식물 가꾸기에 관심을 가지며 조그마한 뒷마당에 옹기종기 화분들을 들여놓고 있을 때,큰 화분으로 옮기겠다는 심산으로 땅에 심어져 있던 아주 작은 귤나무 하나를 뽑게 되었습니다. 이 작은 귤 나무는 참 신통방통한 것이 자신의 몸집에 비해 꽤 많은 열매를 맺었으며 그 맛은 참 달디 달았습니다. 

땅을 파보니 더욱 요상한 것이 자신의 키보다 뿌리 길이가 더 길게 자라있었고, 굵은 뿌리 몇 개는 끝이 어딘지 모르게 뻗어 있었습니다. 내 힘으로는 온전히 뿌리를 뽑을 수 없을 것 같아 결국에는 몇개의 뿌리를 자르고 화분에 옮겨 심었습니다.

새로 산 화분과 어울린다며 좋아했던 것은 잠시 뿐, 며칠이 지나자 심상치 않게 잎사귀 한 두개가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괜찮겠지하는 주인의 마음을 뒤로하고 나날이 잎사귀는 수북히 쌓여만 갔습니다. 결국 오헨리의 ‘ 마지막 잎새’ 가 생각날 정도로 겨우 달려 있는 몇 개의 잎사귀에 내 마음은 간절해져 갔습니다. 하지만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마지막 잎새마저 떨어져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앙상한 가지만 남게 되었습니다. 죽었다고 생각했지만 미안한 마음에 봄이 될 때까지는 기다렸다가 뽑아내기로 했습니다.

“ 미안하다. 네 다리를 내가 다 잘라버렸으니  많이 아팠구나. 미안하다…. “

어느 덧, 몇 달이 지나고 따스한 봄 기운을 가져다 주는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소파에 앉아 창 밖을 보는데 문득 귤나무의 가지에 시선이 꽂히게 되었습니다. 가지 마디 마디마다 무엇인가가 달려있는 것이 보였지요. 뛰쳐나가 보았습니다. 잎이 나오는 마디에는 초록의 움이 트고 있었고, 꽃이 필 마디에는 하얀 움이 트고 있었습니다. 봄 바람은 그렇게 생명을 가져다 주는 바람이었나 봅니다.

나는 이 귤나무와 두번째 진지한 식물과의 소통을 하더랬습니다.

문득 죽은 듯 보이나 그 속에 생명이 있다면 결국 살아있음을 드러내고야 마는 생명의 경이로움을 보면서 살아있음과 살아있지 않은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진화론자들은 생명이 없는 것에서 생명이 있는 것으로 진화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과연 이쪽에서 저쪽으로 넘어가는 찰나가 올 수라도 있는 것인지 그들은 정말 그것을 믿고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나의 사랑하는 외할머니의 임종이 생각났습니다. 1초전에는 살아계셨는데 1초 후에는 생기가 없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이 이상했습니다. 그 차이는 한끝 차이었지만 그 한끝 차이는 모든 것을 바꿔놓는 차이가 되었습니다. 진화론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무생물에서 생물이 진화한 것처럼 왜 죽음에서 살음으로 진화할 수는 없는 건지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혹시 생명은 우연히 길을 건너듯 건너갈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때론 죽었다 살아났다는 경험을 종종 듣게 되나, 그 사이는 하루 안밖이요, 죽은지 3일이 지나가면 다시 살아날 확률은 0%라고 합니다. 단 그 확률을 깨신 분은 오직 예수님 밖에 없었습니다. 그것은 생명을 주신 분만이 다시 생명을 주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자 함일 것입니다. 그 분은 흙 덩어리에 불과한 우리의 코에 생명의 기운을 넣어주심으로 우리를 생명체로 만들어 주신 분이십니다.

생명은 살아있어 또 다른 생명을 낳는 것입니다. 밖에서 에너지를 충전해야 기계가 움직이듯 안에서 자가 충전되어 살아가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밖에서 그 무엇인가의 에너지원을 넣어 주어야 합니다. 기계의 에너지는 사람이 넣어줘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왜 사람에게는 생명을 하나님이 넣어주셨음을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지요. 그 분이 정말 넣어주셨다면 우리 몸에서 생명을 빼내시는 분도 그 분의 권한이며, 같은 원리로 이 세상의 모든 생명은 그분의 주권아래 있음을 고백하고 싶습니다.

죽었다고 생각한 귤나무의 생명력을 보면서 마치 철학자라도 된 양, 나는 하나님을 만납니다. 

---> 죽은 줄만 알았던 귤나무가 살아있음을 드러내고 있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