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내가 어찌 할 수 없는 일들

내가 네게 명령한 것이 아니냐. 강하고 담대하라. 두려워하지 말며 놀라지 말라.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너와 함께 하느니라 하시니라. ( 여호수아  1 : 9 )

인간이 부정적인 경험을 만나게 되면 걱정이나 불안한 마음을 가지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걱정거리 중 대부분은 걱정과는 달리 실제 일어나지 않을 일이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나온 과거를 돌이켜보면 나 또한 예민한터라 걱정거리에 잠못이룬 밤이 하루이틀이 아니였지요. 성경에 그렇게도 많은 곳에 하나님께서 두려워말라 하시며 나와 함께 해주시겠다고 말씀하셨건만 왜 그런 상황에서 나는 말씀을 떠올리지 못했던 것일까요? 그 부족했던 시절의 흔적으로 한 13년전부터 원형탈모가 생기게 되었답니다. 

물론 지금도 끝임없이 - 대부분 쓸데없는 - 걱정거리들이 있긴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신앙도 자라고 결혼도 해서인지 예전과는 달라진 점이 있지요. 그것은 조금은 다른 차원의 걱정거리들을 맞닥들인다는 점과 그것들을 결국 말씀을 통해 해결받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 중 한가지는 먹거리에 관한 것입니다. 최근 주부들에게는 방사능때문에 해산물에 대한 공포와 걱정이 이만저만 아닐 것입니다. 해산물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포기할 수 없는 마음에 나름 이런저런 정보를 모아 마음에 위안을 얻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혀 먹지 않고 있다는 어떤 주부들의 또 다른 정보를 듣게되면 불안한 마음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가 없지요. 사실 식재료에 관한 정보를 알면 알수록 요즘 세상에 건강하게 먹을만한 음식이 없음을 알게됩니다. 유전자 조작, 동물 사료의 안전성 문제 심지어 쉼없이 경작한 땅도 이미 영양가가 없어진지 오래라는 말을 들게되니 도대체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을 먹여야하는지 한숨이 절로 나올 때가 있습니다.

그러다 이 걱정은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 순서부터 내가 비옥한 땅에 곡물과 야채를 경작하고 동물을 키우지 않는 한, 혹시 그렇게 하더라도 집에서만 음식을 먹지 않는 한, 결코 피해갈 수 없는 일인 것이지요. 그러면서 떠오른 것은 주님께서 오병이어의 기적을 베푸시기 전 올려드린 감사의 기도였습니다. 순간 방법을 알아낸것 같아 기뻤습니다. 억지로 찾아서 먹을 필요는 없지만, 피할 수 없다면 식전 기도를 통해 이 음식으로 내가 힘을 얻을 수 있기를 감사로 올려드리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가 아직 하나님의 쓰임이 남아있다면 피할 수 없는 음식으로 인해 내 삶이 끝나게 될 수 없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만약 더 확실한 인증이 필요하다면 마가복음 16 장 18절의 ‘ 무슨 독을 마실지라도 해를 받지 아니하리다.’는 말씀을 붙들고 확신에 찬 식전 기도를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방사능 따위가 우리 몸에 역사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말입니다.

또 이런 걱정도 있었습니다. 딸가진 부모라면 요즘 세상이 너무 무서워진탓에 안심하고 아이 혼자 어디서나 놀게 할 수 없다는 문제입니다. 어린이 대상 성폭행 사건부터, 납치 등과 같은 끔찍한 사건들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심지어 그런 사건들이 가까운 지인들에 의해서 많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엄마들의 걱정은 더욱 커져갑니다. 점점 커져가는 딸 아이를 24시간 바로 옆에서 감시하고 있다는 것은 음식에서 독을 걸러내는 일만큼 내가 할 수 없는 일이기에 더욱 마음을 졸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내 머리 속에 떠오른 것은 사라의 이야기였습니다. 창세기 12장과 20장에 나오는 아브라함이 자신의 목숨때문에 아내 사라를 누이라고 속이고 다른 남자에게 넘겨준 꼴이 된 사건 말입니다. 거기서 재밌는 것은 하나님께서 사라를 취하려는 남자의 집에 큰 재앙을, 또 다른 남자에게는 꿈에 나타나 사라에게 가까이 가지 말라고 직접 말씀하시면서까지 막아주셨다는 것입니다. 남편의 묵인하에 이루어질 수도 있었던 죄악을 하나님께서 막아주셨다는 것에 나는 번쩍하는 희망이 보였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하신 이유가 사라는 믿음의 계보를 이어나갈 여인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이유가 더 희망적이었습니다. 엄마의 기도로 내 삶에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던 것 처럼 우리 가정의 믿음의 계보를 이어갈 내 딸에게도 절대 그런 흉악한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란 확신을 받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