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한 여름 밤의 꿈

믿음이 없이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지 못하나니 하나님께 나아가는 자는 반드시 그가 계신 것과 또한 그가 자기를 찾는 자들에게 상 주시는 이심을 믿어야 할지니라. (히브리서  11:6 )

오래 전, 조엘 오스틴 목사님의 ‘ 긍정의 힘 ‘ 이란 책이 베스트 셀러가 되면서 기독교인들이 흔이 가질 수 있는 기복 신앙에 대해 점검을 해보는 계기가 된 적이 있습니다. 신앙을 마치 사탕발림처럼 달콤한 부분만 가르친다고 말입니다. 그러면서 많은 목사님들이 하나님의 복은 우리가 생각하는 물질적인 축복을 뜻하는 것이 아니며 영적인 복을 누리는 것임을 강조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진리에 관해 뭘 좀 안다는 성도들은 기복신앙에 대해 더욱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게 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 까닭에 나 또한 마치 경제적인 고난만이 진정한 신앙인이 걸어야만 하는 길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하나님의 일에 온전히 쓰임받고자 하는 자들이 통과해야하는 많은 테스트들 중에 물질적인 훈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만 나를 입히시고 먹이시는 분이 나의 재능과 돈이 아닌 하나님임을 진정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혹시 지금 물질적으로 힘든 분이 계시다면 오히려 기뻐해야할지도 모릅니다. 하나님께서 고난이의 테스트를 하고 계신것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러나 이런 것을 생각해보았습니다. 우리가 자녀들을 훈련시킬 때 내면뿐 아니라 경제적인것 또한 훈련을 시킵니다. 그래서 맡길만할 때에 용돈도 주어 실질적인 훈련도 시키게 되지요. 만약 자녀가 모든 면에서 훌륭하고 내가 가진것이 많다면, 그 자녀에게 모든것을 풍부하게 유산으로 넘겨주지 않을 부모가 어디 있겠습니까? 아마 더 주지못해 안타까울 것입니다. 올 여름 나는 하나님도 그런 마음을 가지고 계심을 알게 되었습니다. 두달 간의 고국 방문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어떠한 경우에도 영적인 축복만을 주시고는 우리에게 축복을 다 주신 것인양 모른 척하는 분이 아님을 알게되었건 것입니다.  

올해 6월 3일은 결혼 1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우리 부부는 늘상 10주년 때는 꼭 해외여행을 가자고 이야기하곤 했습니다. 미국에 와서 살면서 우리는 고국에 대한 그리움으로 그 여행지를 제주도로 바꾸었습니다. 그것도 일종의 해외여행이니까요. 그러나 10주년은 생각보다 빨리 다가왔고, 몇 년 전부터 나는 현실적으로 제주도에 못가게 될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도련님의 결혼이 몇 달만에 성사가 되면서 우리 가족은 한국으로 가게되었고 6월 10일에 제주도 또한 마일리지를 이용해 갈 수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그토록 먹고싶었던 제주 음식을 며칠 간 마음껏 먹으며 온 가족이 행복해 했습니다.

하나님은 올해 초, 크게 다투었던 우리 부부에게 소원이었던 제주도 여행이란 훌륭한 패키지를 안겨주시며 결혼 10주년을 기점으로 우리 부부가 다시 새롭게 시작되기를 도와주셨던 것입니다. 하나님도 기념일만큼은 우리가 멋지게 누리기를 오히려 바란다는 속내를 드러내신 것이지요. 이런 하나님의 마음을 알게 된 나는 염치없게도 한가지를 더 요구하고 말았습니다.      

‘ 하나님, 이런 멋진 계획을 세워 놓으셨음에도 불구하고 수년간 저의 현실만을 보고 제주도는 갈 수 없을거라고 생각했던 저를 보시며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전능하신 하나님을 진정 믿었던 저였는지 생각할 수록 면목없지만 여하튼 귀한 상을 받았으니 다시 20주년 때까지 잘 살아보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이왕 10주년 기념도 책임져주셨으니 결혼 20주년 기념 여행도 책임져 주실 줄 믿습니다. 다음엔 유럽입니다. @^^@‘    

이번 고국 방문은 다 기록할 수 없을 만큼 현실적인것을 풍부하게 채워주시는 상주시는 하나님을 만나는 시간들이었습니다. 모든것이 풍부했고 넘치는 축복의 시간들이었습니다. 가기전에 기도했던 부분은 한국에 체류하는 동안 궁색하지 않게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가족이, 친구가 서로간에 부담이 된다면 그것은 가지않는 것만 못한 것이 아닙니까. 그런데 가족들과 친구들의 환경을 여러 모양으로 채워주심으로 나와 아이들이 머무는 동안 궁색하지 않게 해주셨습니다. 마치 이스라엘을 보존하시고자 요셉을 통하여 이집트를 부유하게 해주셨던 것처럼 말입니다.

이제 비행기를 타고 날라와 아무도 없는 내 방에 앉아 그 날들을 추억하고 있자니 두달 간의 시간이 마치 한여름 밤의 꿈처럼 느껴집니다. 추억이란게 손에 잡혀있으면 좋으련만 사진이나 기억 속에만 남아있다는 것이 왠지 섭섭하기도 합니다. 그러니 나는 또 다시 상주시는 하나님만 바라보며, 그 분 한분만으로 만족하며 살아가는 삶이 되길 소원합니다.

 

--> 며칠 전 올라왔던 ' 개학할 때 기뻐하는 부모' 라는 기사의 사진입니다. 아이들의 절망하는 모습과 대조되게 뛸 듯이 기뻐하는 엄마의 모습이 정말 오늘 우리 집의 모습과 똑같았습니다. 하하하!!! 드디어 저도 해방이 되었습니다. 개학이란 방학을 아이들과 잘 보내준 엄마들에게 하나님께서 주신 상 중 하나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