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쓴 글이 최종적으로 결정되었고 공연 시간에 맞춰 상당한 수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줄이고 나니 오히려 더 깔끔한 느낌입니다. 지난 주 몇 안되는 훈련생들 앞에서 처음으로 제가 쓴 대본으로 드라마팀 공연이 올려졌습니다. 괜히 제가 떨렸지만 작게라도 쓰임받았다는 생각에 감사했지요.   

훈련편

l  등장인물 : 1. 남편 ( 아내의 전도로 7년전에 교회에 나가게 됬다. 아내의 등살에 세례도 받고 약간의 기초적인 교회 훈련도 받았다. 그렇게 조금씩 아내의 말에 따르긴 해도 순순히 따르기보다는 틱틱거리며 약간의 반항을 하면서 따라간다.  그러나 그 마음 안에는 하나님이 계신것 같은 느낌을 가끔 받으며 궁금증 또한 있기에 아내 핑계삼아 교회에 나가고 있는 중이다. )

2. 아내 ( 결혼할 당시는 교회를 다니지 않았지만 친구의 전도로 10여년 전 부터 교회를 나가게 되었다. 믿지 않는 남편을 예수께로 인도하기 위해 남편의 약간은 괴팍한 성격을 맞추고 있다. )

3. 훈련 담당 목사님 ( 이하 훈. 목 : 오늘 훈련에 참가하기로 한 어떤 부부의 이야기를 성도들에게 소개하는 역활이다. 장단 맞추듯 중간중간 끼어들며 대화를 연결시켜준다. )

훈련 세미나가 열리는 어느 교회 강당. 훈련 목사님께서 나오시기전 어떤 부부의 리얼한 상황이 펼쳐진다.

남편 : ( 신경질적으로 ) 뭐해? 빨리 안하고. 교회가자며…

아내 : 아휴~ ( 입고 나갈 옷을 탈탈 털며 ) 어디 변변하게 입고 갈게 아무것도 없네. 마음에 드는게 없어… ( 테이블 위에 있는 거울 속에 옷을 대본다. )

남편 : ( 빈정거리며 ) 아이구, 그래서 지금 벗고 계시나? 입고 계신 것은 뭔가?

아내 : 이이는. 하나님 만나러 가는데 예쁘지는 않더라도 깔끔은 해야지. 깔끔하게 입는것도 하나님 닮아가는 일이에요.

남편 : 무식하기는… 성품을 닮아야지 겉 모습으로 하나님을 닮을려고 하나? 당신 기도할 때, 한번 하나님께 물어봐. 옷에 신경쓰라고 하시는지 아님 그리스도의 성품으로 덧입으라고 하시는지… 이그~  ( 돌아서서 잠시 의자에 앉아 스마트 폰을 본다. 아내는 옷을 의자에 걸쳐놓고 거울 앞에 앉아 화장을 고친다. )

훈.목 : ( 앞의 성도를 바라보고 ) 안녕하세요. 오늘 많은 분들이 훈련을 받기 위해 나오셨는데요,  먼저 시작하기 전에 몸과 마음을 풀겸 어떤 부부의 리얼한 스토리를 같이 보려고 합니다. ( 훈.목은 팔을 뻗어 옆에 있는 부부를 가리킵니다. ) 일단 계속 보도록 하죠.

남편 : ( 의자에 앉아 있는 남편은 늦어지는 와이프를 힐끗 힐끗 쳐다본다. 그러다 결국 또 소리를 버럭 지른다. ) 아니, 도대체 뭐하고 있는거야? 간만에 잡힌 골프 약속도 취소하고 가려고 하고 있구만… 남자들한테 그게 얼마나 중요한 건지 알잖아! 그만좀 찍어발라.

아내 : ( 화장을 계속하면서 … 혼자 중얼거린다. ) 아휴! 저 성격하고는… 소리지르는 것 보니 아직 안변했네. 저번에 받은 훈련으로 좀 변화가 있나 싶었는데… 말씀은 제대로 읽고 통과한건지, 원.

훈. 목 : 그래도 제가 보기에는 남편분이 많이 변화가 된 것 같은데요. 골프 약속도 취소하신 걸 보니 말입니다.

남편 : 뭘 그렇게 궁시렁거려? 말씀 읽었냐구? 읽었으니까 그렇게 중요한 골프 약속도 캔슬하고 와이프따라 교회가주는거 아냐. 

아내 : 여보, 이제 당신도 교회다닌지 7년이 넘었는데 나 따라서 교회 같이 가준다는 말은 좀 그렇지 않아? 나랑 같이가도 당신과 하나님, 일대일로 만나는 거에요.

훈. 목 : 남편의 대화를 보니 아내분이 많이 인내하셨을 것 같네요. 다 남편이 예수님만나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겠죠.

남편 : 너는 자꾸 뭘 만난다고 하냐? 예수님도 인격적으로 만나야한다고 하고… 뭐가 도대체 인격적인 만남인데?  진짜 얼굴을 보고 손을 잡기라도 하는거야?

아내 : ( 화장을 잠시 멈추고 애교스런 말투로 ) 어, 맞아요. 정말 그런 느낌이야. 이건 영적인 문제라서 어떻게 설명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정말 당신도 경험을 했으면 좋겠어.

남편 : ( 비아냥거리며 ) 참나~  나도 항상 니가 그놈의 인격적인 만남이라고 하니까, 솔직히 그 만남이라게 도대체 뭔지 나도 참~ 궁금하다. 궁금해~ 

훈. 목 : 네, 대부분 그런 궁금증으로 교회 안으로 자꾸만 들어오시게 되는 거지요. 하하

남편 : 아무튼, 그래서 세례도 받은거 아냐. 저번에 새일꾼반도 하고… 그럼 뭐 되는 줄 알았더니 이건 끝이 없어요. 계속해서 뭔 훈련이다, 세미나다 하면서… 교회에서도 그렇고, 너도 나를 몰아부치고 있잖아.

아내 : 내가 또 언제 몰아부쳤어요. 그냥 의견을 물어본거지…

남편 : 아니, 시도때도 없이 물어보는게 의견을 물어보는 거니?

훈. 목 : 남편분도 아내에게 꽤나 시달리셨나 봅니다. 그러나 저러나 아내의 그물에 걸려 교회에 나오게 된 것이 얼마나 축복인 줄은 곧 알게 되실것입니다.

남편 : 아무튼… 니 등살에 여기까지 왔잖아. 나도 뭔가를 만나보고 싶다고… 그래서 오늘 교회에 같이 가겠다는거 아냐.

아내 : 그래요, 그건 고맙게 생각해요. 그러니 조그만 기다려봐요. 당신 아내가 깔끔한게 좋잖아요. ( 다시 화장을 마무리한다. )

남편 : 그런데 오늘은 무슨 훈련인데 내가 꼭 들어야한다고 이 난리야?

아내 : 당신 기억나요? 내가 처음 훈련받고 왔을 때… 당신이 물어봤잖아. 뭘 배우고 왔길래 그렇게 기분이 좋아졌냐고 말이에요. 그 훈 ~련 ( 우물쭐물거린다. )

남편 : 휴~ 결국 훈련 받자는거군. ( 체념한듯… )

아내 : 당신도 알다시피 내가 예전에는 좀 이기적이였잖아. 사람이 어디 쉽게 변하나… 그런데 교회에 나가면서 조금씩 훈련을 받다보니 말씀을 통해 나란 사람을 객관적으로 보게 되더라구요. 그동안 해왔던 생각, 행동, 말, 계획, 감정… 모두 나의 잘못된 기준이란 것을 알았어요. ( 주먹불끈쥐며 연설하듯 ) 이제 모든 것이 예수님의, 예수님에 의한, 예수님을 위한 것이여야 한다는 것을 깨달게 된거죠.

남편 : ( 콧웃음을 치며 ) 어디서 많이 듣던 말인데……

훈. 목 : 아내분이 늘 눈치를 보며 타이밍을 놓치곤 했었는데… 드디어 오늘은 남편분에게 자신있게 말씀을 전하고 있네요. 아마도 이 훈련 장소로 무사히 오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남편 : ( 손목 시계를 보며 ) 야, 야~~ 빨리해. 목적이고 뭐고 할려면… 그냥 그러고 가자.

아내 : ( 벽 시계를 쳐다보다 성급히 화장을 마무리하며 ) 어머머… 정말 늦었네. 그냥 이 옷입고 가야겠다. 빨리가요. ( 황급히 남편의 팔짱을 끼고 문을 나선다. )

( 행복한 부부의 미래를 암시하는 듯 경쾌한 음악이 흐르며 퇴장하게 된다.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