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 꿈을 향해 살기

예수께서 그들에게 이르시되, 내 아버지께서 이제까지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 하시매 ( 요한복음 5 : 17 )

솔직히 나에겐 꿈꾸며 사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오히려 꿈을 조금 줄여도 될 정도로 끊임없이 꿈을 꾸고, 꿈을 기획하고,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도전하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 그 꿈들이 다 이루어져서 성공담을 쓰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예들을 다 쓸 수도 없습니다.  

나는 뭔가 생산적인 일을 하지 않고 있는 나를 상상할 수가 없습니다. 분명히 일 중독자 비스무레한 사람으로 태어난 것이 틀림없어 보입니다. 태생이 그러하기에 나는 요한복음 5장을 읽을 때, 예수님의 저 말씀이 쏙 마음에 들었던 것입니다. 말씀을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으로 해석하면 안된다는 것을 알지만 여하튼 나는 저 말씀이 정말 좋았습니다. 이유인 즉, 어떻게든 일을 만들어 내려는 나에게 당위성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왜 안식일에 병든 자를 고치냐는 유대인의 질문에 예수님께서는 하나님도 쉬지않고 일을 하시기 때문이라는 대답을 하셨습니다. 그러니 ‘ 하나님도 예수님도 일하시는데, 내가 어찌 쉴 수 있으리요!’하며 스스로 위안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내가 꿈을 멈출 수 없었던 건, 내 일을 할 수 없는 현실적인 상황이 있었기에 오히려 더 절실하게 꿈을 꾸었던 것 같습니다. 언어적인 문제, 문화적인 문제, 경제적인 문제, 육아를 감당해야하는 문제… 등등. 넘어서고픈 상황에 둘러쌓여 있었기 때문에 더욱더 꿈을 붙들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 주부로 산지 언 7년차가 되가고 있습니다. 미국에 온 횟수와 동일하지요. 다르게 표현하자면 자의로 인해 일터가 없어진지 7년차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매일같이 나갈 일터가 없어진 대신 주부로서의 할일이 가득 채워졌습니다.

일할 땐 몰랐는데, 집안 일은 찾아서 할 라치면 끝도 없는 일이란 걸 알았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마음을 편하게 먹고 눈만 살짝 감으면 대충 살아도 살아지는 것이 살림이란 것도 알았습니다. 어느덧 아이들이 모두 프리스쿨 이상을 다니게 되자, 육아로 바둥거렸던 나의 삶에 드디어 나만의 시간이란 것이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세상 모든 고통에는 다 끝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었지요. 그러기에 고통의 순간에도 입으로 범죄하는 대신 감사함을 외쳐야한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물론 나만의 시간이라고 해도 아이들이 돌아오는 오후 2~3시 안에 처리해야 할 집안 일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것도 하다보니 요령이 생긴것인지 적어도 2~3시간 정도는 온전히 내 시간이 생겼습니다. 나는 그렇게 조금 남는 시간이 있다는 것을 느낄 때 쯤, 동화책을 만들 꿈을 꾸었던 것입니다. 책과 관련해 아는 것이 전혀 없었던 내가 참 많은 일들을 스스로 체험하면서 딱 일년 만에 2권의 책을 출판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 나는 참 놀라운 사실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남에게 방해받지 않는 충분한 시간이 있어야만 되는 것이 아니다란 것입니다. 하루에 꿈을 향해 투자하는 짜투리 2~3 시간만 있으면 꿈에서만 존재했던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는 것으로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것을 깨닫고 나니 정말 주위에 많은 엄마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었습니다. 책에 문외한인 나도 해냈으니까 말입니다.

주위에 있는 많은 주부들이 다양한 한계들로 인해 전공했던 일이나 꿈꾸는 일들을 접어두고 살아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경험해보니 오히려 그 한계를 빨리 받아들이고, 그 한계 위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며 지혜를 구하는 것이 더 지름길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어차피 주부들에게는 그 꿈을 이루기 위한 나만의 방해받지 않을 연속 된 6~7시간은 주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혜롭게 시간들을 모을 수 밖에 없습니다. 아이들이 자고난 후의 시간도 나에게는 황금같은 시간입니다. 하루의 일과로 무척 피곤하지만, 그래도 그 시간이 소중하기에 아이들이 꿈 나라로 가는 순간, 내 눈은 다시 말똥말똥해집니다. 아이들을 학원에 데려다주고 기다리는 시간도 내가 많이 이용하는 시간입니다.

무엇으로도 채우려면 쉽게 채울 수 있는 짜투리 시간들을 어떻게 보내느냐는 각자에게 달려있는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지인들과의 만남으로 그 시간을 보낼 수도 있습니다. 그냥 드라마나 낮잠을 자면서 몸과 마음을 재충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나도 가끔은 그렇게 보내기도 합니다. 사실 그렇게 보낸다하더라도 누가 뭐라고 할 사람도 없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투자한 사람과 아닌 사람과는 3년 후, 5년 후, 그리고 10년 후가 다를 거란 확신이 있습니다. 그렇게 준비를 한 엄마에게는 아이들이 둥지를 떠나는 날, 기다리던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하는 날이 될 수 있겠지요. 그리고 그 꿈은 내가 붙들고 있는 꿈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