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  선한 것은 착한 것인가?

무덤 속에 있는 자가 다 그의 음성을 들을 때가 오나니 선한 일을 행한 자는 생명의 부활로, 악한 일을 행한 자는 심판의 부활로 나오리라. ( 요한복음 5 : 28 ~ 29 )

오랫동안 신앙 생활을 해왔던 나였지만 하나님의 선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내리는 것은 참 어려웠습니다. 아마도 귀가 있어도 들을 귀가 없었던 나의 신앙 상태가 문제였겠지요. 여하튼 선에 대한 개념을 올바로 잡는다는 것은 신앙인의 삶의 기준을 정하는데 중요할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런 질문을 합니다. “ 착한 일 많이 하더라도 하나님 안 믿으면 구원 못받고, 착한 일 안해도 하나님을 믿으면 구원받습니까? “ 아마도 이런 질문은 하나님께서 구원의 잣대처럼 늘상 말씀하시는 선한 일을 착한 일이라고만 생각하기 때문에 생기는 질문일 것입니다. 가난한 자에게 빵을 주고, 불쌍한 사람에게 돈을 주고,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식의 착한 일 말입니다.

물론 예수님도 이런 일들을 많이 강조하셨고 스스로도 그런 소외된 자들을 찾아가 몸소 살피셨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구약과 신약으로 이어지며 표현된 하나님의 선이란 단어를 착한 일이란 단어로 대체를 한다면 하나님의 구속사의 진정한 의미가 엉망이 되어버린 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간단히 예를 들자면, 만약 ‘ 착한 일을 행한 자는 구원을 받고 나쁜 일을 행한 자는 심판을 받는다 ‘ 고 가르치는 것이 옳다면 예수만이 진리요 길이요 생명이란 말씀은 결코 절대 진리가 되지 못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소위 착한 일을 하신 이유는 오직 그 분 자신이 구원자이심을 알리기 위함이었습니다. 단지 한끼의 배고픔을 채워주시기 위해 떡을 먹여 주시고, 한번 밖에 없는 삶을 건강하게 살게하시려고 병자들을 치료해주신 것이 아니지요. 궁극적으로 우리 모두는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육신의 배고픔을 달래는 떡을 주는 것과 병든 자를 고쳐주신 것은 죽음을 며칠 미루는 일 밖에 되지 않지요. 중요한 것은 언제나 그렇듯이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선의 개념은 오직 영혼을 살리는 일인가 아닌가의 개념과 상당한 연관이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내가 선에 대한 개념을 좀더 명확히 잡아가고 있을 때였습니다. 문득 인류에 죄가 들어오기 전, 즉 선악과를 따먹기 전의 세계에서 하나님이 판단하셨던 선과 악의 의미를 안다면 진정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선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선이란 말은 히브리어로 토브입니다. 토브란 행복, 기쁨, 평화, 좋음,선 등의 말로써 해석되는 하나님의 내면적 아름다움을 뜻하는 말입니다. 그 선의 의미가 가장 처음 사용된 곳은 창세기 1장입니다. 하나님이 우주 만물들을 하나씩 만들때마다 즉, 7번이나  ‘ 보시기에 좋았더라! ‘ 라는 표현을 사용하셨을 때입니다. 하나님의 목적대로 보기 좋게 만들어진 것이 선한 것이었습니다.

아마도 아담과 하와만 있어 착한 일을 행할 다른 사람도 없었던 그 때, 오직 하나님이 창조하신 선한 것으로 가득찬 에덴동산은 이런 모습이었을 것입니다. 선한 아담과 하와의 자율적인 순종의 모습으로 온갖 선한 자연을 누리며 선하신 하나님과 기쁨을 나누는 완벽한 선의 모습을 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바로 인간을 만드신 목적이 그것이기 때문입니다. 절대로 아담과 하와가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착한 일을 했기 때문에 하나님이 선하게 생각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만약 지금까지 선악과를 따먹지 않았다면 현재의 세상은 모든 사람들이 하나님의 사랑으로 서로 의지하고 협동하며 기쁨을 나누는 완벽한 선을 이루는 모습일 것입니다. 지구 전체가 에덴 동산이 되는 세상이 바로 하나님의 천지창조의 선한 청사진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소위 착한 일이라는 것은 선이란 대명제 안에 들어있는 일부분인 것이며 그것조차도 절대적으로 하나님의 사랑에 의해서 나온 경우에만 선한 의미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러기에 이 땅에 하나님이 꿈꾸었던 에덴 동산을 회복하기 위한 작은 행동도, 심지어 단순한 주부의 일상 생활이라도 그것은 선한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선이란 개념을 알고나니 악이란 개념을 잡는 것은 너무나 간단했습니다. 선한 모습의 정반대를 생각하면 됩니다. 하나님을 떠난 모든 것을 말하고 있지요. 내 이름으로 남을 도와주는 일조차 하나님에게는 악한 모습이 될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내 이름으로 전 재산을 팔아 가난한 자들을 도와준다하더라도 자신을 구원해줄 수 없습니다. 하나님이 빠진 착한 일은 대부분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거나 자신이 믿는 다른 신의 자비로움을 들어내는 일이 되기 때문이지요. 

“ 하나님의 은혜로 여러분은 그리스도를 믿어 구원을 받았습니다. 그것은 여러분의 힘으로 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그것은 우리의 선행으로 된 것이 아니므로 아무도 자랑할 수 없습니다. 우리를 창조하신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우리는 선한 일을 위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창조함을 받았는데 이것은 하나님이 미리 준비하셔서 우리가 그렇게 살도록 하신 것입니다. “ -– 에베소서 2 : 8 ~ 10

 여전히 나의 잘못된 기준으로 하나님을 오해하고 제한하는 일은 더이상 그만해야 할터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