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 하나님의 이름에 관하여

하나님이 모세에게 이르시되 나는 스스로 있는 자이니라 또 이르시되 너는 이스라엘 자손에게 이같이 이르기를 스스로 있는 자가 나를 너희에게 보내셨다 하라. ( 출애굽기 3 :14 )

 

하나님은 다양한 이름을 가지고 계십니다. 그중에 야훼라는 말도 있지만 한국 기독교인들 발음상으로 여호와 ( Jehovah ) 라는 이름을 하나님의 본명처럼 가장 많이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상 나는 여호와란 이름은 우리말이 아니기 때문에 그 이름에서 풍기는 어떠한 깊은 뜻도 느끼지 못합니다. 마치 내 한국 이름을 외국사람이 발음은 물론이요 뜻 또한 전혀 헤아릴 수 없는 것같이 말입니다.

오히려 한분임을 강조하는 하나님이든, 하늘에 계신 전능하심을 강조하는 하느님이든 우리 토종 언어로 불리우는 이름에서 그분을 더 친근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그 이름은 예전 우리 조상들이 하늘에 계실 것 같은 어떤 전능한 신을 향해 부르던 이름에서 나왔기 때문입니다. 우리 조상은 그 신을 향해 정성을 다해 복을 기원하는 기도를 올려드렸지요. 누군가는 그 신이 하나님으로 대체가 되었을 뿐 사발에 물떠놓고 기도하던 기복신앙의 정신은 여전하다고 꼬집습니다. 그러나 나는 그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우리 조상이 신을 생각하는 개념이 하나님을 받아들이기에 나름 적합한 요소가 있었기에 짧은 기간에 기독교를 받아드리며 전파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하니 감사했습니다. 만약 100여년 전에 우리나라에 기독교를 전할 때 하나님이란 이름대신 여호와나 야훼 혹은 엘샤다이, 엘로힘같은 이름만을 전해들었다면 어쩌면 기독교는 서양 종교로만 남아 여전히 배타적인 한국인의 마음을 열지 못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마치 외국 코주부 할아버지 신같을 테니까요.

그런데 선교를 할 때, 그 민족이나 부족의 전통적인 절대자를 향하여 부르던 호칭을 그대로 사용하게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 그 부족에서 구전으로 내려오는 이야기들 중 성경의 이야기를 대입시킬만한 것을 찾아 사람들을 이해시키기도 합니다. 참 재미있는 사실은 어느 민족이든 하나님을 대입시킬 만한 절대자에 해당하는 신을 모시고 있다는 것과 그 개념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그것은 모든 사람들에게 일반계시를 주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는 하나님을 알 만한 것이 그들 속에 보임이라. 하나님께서 이를 그들에게 보이셨느니라. 창세로부터 그의 보이지 아니하는 것들 곧 그의 영원하신 능력과 신성이 그가 만드신 만물에 분명히 보여 알려졌나니 그러므로 그들이 핑계하지 못할지니라.' -- 로마서 1 : 19 ~ 20             

물론 이와같은 방법에는 우리나라에서 문득 문득 보여지는 것과 같이 자칫 샤머니즘과 같은 미신과 기독교가 혼합되는 형태가 될 수 있는 단점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도바울도 '알지도 못하는 신'에게 제사를 드리던 아덴 사람들에게 그 신이 바로 하나님임을 가르쳤듯이 하나님을 그들의 피부로 느껴지는 신으로 다가가게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켈트족 선교사들이 앵글로색슨족에게 복음을 전할 때 그들이 사용하던 ' Gott ' 혹은' Gut '을 그대로 사용하게 한 것과 같이 말입니다. 이 말은 지금 모든 영어권 사람들의 창조주 God이 되지 않았습니까?  또 이것은 복음을 받아드린 후에도 자신이 자라온 문화와 사회에 대한 정체성을 긍정적으로 받아드리게 해주며 더 나아가 같은 동족들에게 자신이 받아드린 것과 같은 방법으로 쉽게 복음을  전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슬람권의 사람들이 복음을 받아드릴 때에도 굳이 알라라는 이름을 바꾸게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에게도 알라는 창조주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기독교 식으로 하나님의 복음을 다시 정립해주면 되는 것이지요. 

그런 이유로 이 세상에는 각 나라만큼의 하나님의 이름이 있습니다. 그리고 각 개인의 경험대로 부르는 다양한 하나님의 이름이 또 있습니다. 창세기 16장에 하갈이 부르던 명칭이 그것일 것입니다. 사라의 학대를 피해 사막으로 도망가던 하갈이 죽어가는 아들을 보고 통곡하고 있을 때 하나님의 도움의 손길을 얻게 된 그녀는 이렇게 외칩니다. " 여호와의 이름을 '나를 살피시는 하나님'이라고 하겠습니다. 내가 어떻게 여기서 나를 실피시는 하나님을 뵐 수 있었단 말인가요! " 그녀에게는 다른 어떠한 이름보다도 자신을 살피시는 하나님이란 이름이 가장 마음을 움직이게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나는 단연코 ' 창조주 하나님 ' ' 디자이너 하나님 ' ' 나를 너무 사랑하시는 하나님 ' 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싶습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그런 모습으로 나에게 다가오시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그분도 하나의 고정된 이름으로 불리우는 것보다 각 사람에게 그들의 언어로 전능하신 창조자란 의미로 다가서길 원하셨던 것 같습니다. 하나님이 자신을 소개할 때  ' 전능한 자 ' 혹은 ' 스스로 있는 자' 라고 표현해주신 것을 보면 말이지요. 그것이 아니였다면 분명 바꿀 수 없는 우리의 이름처럼 성경에 여호와 (야훼 )라는 이름외엔 다른 표현은 허락하지 않으셨을 테니까요.

 

--> 이 사진을 보니 친근함마저 드는 이유는 내가 어릴 때만해도 할머니들의 이런 모습은 흔한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알지 못하면 귀신을 화나게 해서 불이익을 당할까 싶어 이래저래 많은 고사들을 지낼 수 밖에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영혼에 대한 집착을 본능적으로 넣어주셨기 때문에 내 영혼의 주인을 만나기 전까지는 알 수없는 두려움에 늘 지배당하게 되있지요. 그러나 누구든지 어느 누군가에게라도 소원을 빌고 있었다면 그 정성을 마땅히 받으셔야할 하나님께로 대상을 바꾸시길 기도합니다.  이 세상 모든 신은 사람이 만든 것이로되 오직 하나님만이 스스로 계신 참 신이기 때문이지요. 분명 진리로 자유함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