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연필 모으기  - 2013년 3월 30일 토요일

연필, 크레용, 볼펜같은 필기도구는 유독 어디서 생겼는지 시간이 지날수록 집안에 넘쳐나곤 한다. 그래서 아이들이 학교에서 상으로 받아오는 연필은 언젠가부터 내가 압수?를 하기 시작했다. 교회에서 가난한 아이들에게 물품을 보낼 때 쓰려고 말이다. 물론 그냥 새것을 써보고 싶어하는 아이들은 아쉬움이 있는 듯 했다.

나의 딸은 킨더가든에 다닌다. 매일같이 학습태도에 따라 색깔이 주어지고, 제일 태도가 좋았을 때는 교실에 있는 선물 상자에서 자신이 상을 직접 고를 수 있다. 그래서 보석 반지라든지, 팔찌같은 것들을 가끔 골라오곤 했다.

어느 날이었다. 아이들을 픽업하는데 수다장이 딸이 차에 타자마자 가방에서 자랑스럽게 무언가를 꺼내보여주었다. " 엄마, 나 오늘 선물고르는데 연필골랐어. 가난한 사람들에게 줄려구. " 그 순간 내 딸이 너무 자랑스러워 무한정 칭찬을 쏟아부어 주었다.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긍휼한 마음을 내 딸의 마음 속에서 보았기 때문이다.  

엄마의 기뻐하는 모습에 고무된 것인지 그날부터 내 딸은 연필을 하나 둘씩 가져오기 시작했다.

아들까지 동참해서 모은 42자루의 연필을 오늘 나는 예쁘게 포장을 했다. 교회에서 가난한 이웃 주민들을 위한 행사에 도네이션하려고 말이다. 분명 하나님께서 기뻐하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