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컴퓨터

2013년 4월 4일

애지중지하던 아이패드를 지난 주 잃어버렸다. 근 일년간 나와 동선을 함께한 애완컴이었는데 무척 아쉬웠다. 그것이 없어지니 더욱더 내가 얼마나 그것을 의지해왔는지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그와 동시에 2월에 산 컴퓨터도 모니터 고장을 일으켜 반품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다행이도 그날 아는 지인이 버리는 컴퓨터가 있다고 해서 얻어쓰게 되었다. 그러나 역시 버리는 컴퓨터에는 이유가 있었다. 지금 나는 말도 안되는 방법으로 글을 쓰고 있다. 그러나 말도 안되는 방법으로 어떻게해서든지 글을 쓰려고 하는 내가 더 말도 안되보인다. 아무래도 컴퓨터는 내 삶과 일에 이미 한 몸이 되있는 듯 싶다.

퇴근하는 남편에게 이번 기회에 괜찮은 컴퓨터 하나 사야겠다고 이야기했다. 정말 어떻게해서든지 컴퓨터는 사수해야 했나보다. 그 열정만큼 하나님 말씀에는 매달리고 있는거니? 자문해보며 찔려했다. 혹시 나같은 현대인의 컴퓨터의 우상화를 예견이나 한듯 일부 신학자들이 처음 컴퓨터가 나왔을 때 이것을 666이라고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다행이도 지금에 와서 컴퓨터를 666이라고 말하는 이는 없지만 666을 넘어 어쩌면 더 많은 근본적인 악을 가져다주고 있는 물건은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 인터넷 버튼을 누르고 몇 분이 지나도 저 상태인...당장 갔다 버려야 할, 그러나 새 컴퓨터를 사지 전까지는 어떻게든 끼고 있어야 할 이 컴퓨터. ㅎㅎ . 하나님 마음 알아가기 글 쓰려했는데 컴이 도와주질 않네 그려. 신랑이 언능 같이 사러 가줘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