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온유하신 예수님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리하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라. ( 마태복음 11 : 29 )

언젠가부터 나는 내가 온유한 사람이 되길 원했습니다. 그래서 내가 죽고 난 뒤, ‘그녀는 참 온유한 사람이었어. ‘ 라고 평가되길 원했습니다. 그만큼 온유라는 성품은 너무나도 급하고 전투적인 나와는 거리가 먼 성품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가끔 온유한 성품을 지닌 분들을 보면 내가 가질 수 없는 것을 가진 양 마냥 부러워하곤 했습니다. 

어느 날, 예수님 스스로“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다.”라고 밝히시며 모두에게 와서 배우라고 하시는 말씀이 내게 다가왔습니다. 온유한 것이 정말 배운다고 얻어질 수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으나 예수님의 제안이 솔깃해진 것은 사실입니다. 3년 전, 요한 복음을 수없이 반복하며 읽는 과정에서 나는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하나님이시기도 한 그 분이 어떤 생각을 하시며, 진정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이 무엇이며 그리고 그 분의 성품이 어떠한지 알게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그분은 ‘외유내강’의 온유를 지니셨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역시나 ‘외강내강’한 나와는 예수님과 한참이나 멀어보였습니다. 나만의 단호함과 확고한 기준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대한 이해나 협력을 기대하기 쉽지 않습니다. 또한 성격이 급해 한번에 몇 개씩 해내는 사람은 역시나 속도가 느린 사람들이나 뭐든지 급할 것 없다는 식의 사람들과 일을 할 때 융화가 잘 되지 않지요. 바로 ‘외강내강’ 한 나의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누구보다도 자신만의 단호함과 확고한 기준이 있으신 예수님은 자신을 팔 가룟유다를 제자로 포용하시고 3년을 훈련시키셨습니다. 돈을 걷는 총무일을 하며 그 돈을 훔치기도 한 가룟유다의 가식된 얼굴을 보면서 속이 역하지 않았는지 궁금했습니다. 하지만 군인들을 이끌고 온 배신자 유다에게 온유함을 잃지 않으시고 입을 맞춰 주시는 모습에서 예수님은 나와 근본적으로 다르셨습니다. 가시와 같은 가룟 유다를 볼 때마다 아마도 예수님은 자신이 이 땅의 죄인들을 위해 해야할 마지막 십자가 사명을 한시도 잊지 않게 해준다는 점에 포커스를 맞추고 계셨임에 틀림없었습니다.

누군가 한 팀을 이룰 때, 맞지 않는 남을 바라보며 힘들어하기 보다 그를 통해 내가 단련되고 하나님 나라가 어떻게 확장될 것인지를 포커스하는 것, 예수님께 배우는 온유함을 얻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었습니다.

또한 밤 늦게 남의 눈을 피해 찾아 온 유대 관원, 니고데모를 포용해 주신 모습 속에 예수님의 어떤 편견과 선입견없는 온유함을 보았습니다. 그날도 예수님은 사역의 피곤함으로 만남을 뒤로 미루실만도 한데 그 둘의 대화 속에 여전히 뜨거운 예수님의 복음의 열정을 보았습니다. 니고데모의 복음에 대한 궁금증을 아시고 거듭남이란 주제를 단도직입적으로 던지시며 그를 어두움에서 이끌어 내셨습니다. 결국 그는 예수님을 받아드리게 되어 모두가 예수님을 모함할 때 그를 대변하고, 후에 예수님의 장례까지 치루는 대범한 믿음의 사람으로 변화되었습니다. 아마도 그날 저녁 니고데모는 복음 전파를 위해서라면 육체의 피곤함도 단호하게 물리칠 수 있는 예수님의 온유한 열정을 만났는지 모릅니다.

복음 전파란 것은 열정만으로도 되는 일은 아닙니다. 준비함없이 뜨거운 열정만 앞세워 전도하려 했던 나의 젊은 시절, 얼굴만 붉어질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지요. 분명 열정이 동기가 됩니다만 말씀으로 훈련되지 않고 전도한다는 것은 전쟁에 무장하지 않고 나가는 자와 같은 것입니다. 그래서 베드로 사도는‘ 너희 속에 있는 소망에 관한 이유를 묻는 자에게는 대답할 것을 항상 준비하되 온유와 두려움으로 하라.’고 충고하고 있나 봅니다. 주님과의 대화 속에 많은 자들이 그를 믿게 된 것을 보면 예수님은 복음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온유한 열정으로 표현하는 독특한 기술이 있는 것 같습니다. 뜨거울 때는 피하게 되지만 온유할 때는 그 따스함으로 혹 마음을 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래에 온유한 나를 꿈꾸고 있었지만, 글을 정리하면서 예수님의 온유함을 갖는 다는 것은 복음 전파의 용이함을 위해서라도 모든 믿는 자들이 궁극적으로 도달해야할 성품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당신은 온유하십니까?

‘ 우리가 다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것과 아는 일에 하나가 되어 온전한 사람을 이루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이르리니 ‘ 에베소서 4 장 13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