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제자되는 길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줄 알리라. (요한복음 13: 34 – 35 )

요한복음을 읽고 또 읽기를 반복하다보니 몇가지 말씀들이 톱니바퀴의 이가 들어맞듯 그것들의 아귀가 맞아 떨어짐을 느꼈습니다. 그러자 예수님이 무슨 마음으로, 어떤 말씀을 우리에게 전하고 싶어하는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곧, 그의 근본되신 하나님의 마음을 보는 것과 같았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제자가 되야한다고 합니다. 직속 제자는 될 수 없지만 예수님의 뜻을 따르고 섬기며 전해야하는 같은 사명을 지닌 점에서 우리는 이미 작은 제자의 사명을 가진 자입니다. 그런데 어디 참 제자의 길이 쉽던가요? 2000년 전, 예수님은 새로운 제자도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바로 ‘서로 사랑하라!’라는 새 계명이었습니다. 아가페의 신다운 명령이지요. 요한 복음 안, 곳곳에 이것을 좀더 구체적으로 풍성하게 설명해주는 말씀들이 있었습니다.

‘예수께서 자기를 믿은 유대인들에게 이르시되 너희가 내 말에 거하면 참으로 내 제자가 되리라.’요한복음 8:31

‘너희가 열매를 많이 맺으면 내 아버지께서 영광을 받으실 것이요 너희는 내 제자가 되리라.’ 요한복음 15 : 8  

결론적으로 이 말씀들은 예수님께 순종하여 모두에게 사랑의 열매를 많이 맺는 자만이 비로서 예수님과 세상 사람들도 인정하는 참 제자의 타이틀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였습니다. 자칭 제자라고 말하기는 쉽지만 남들도 인정하는 제자가 되려면 역시 쉽지 않은 길을 가야만 했습니다.

‘아버지여, 아버지께서 내 안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 같이 그들도 다 하나가 되어 우리 안에 있게 하사 세상으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믿게 하옵소서.’요한복음 17 : 21

이것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시기 전, 제자들이 하나되길 바라시며 간절히 간구하는 기도의 한 부분입니다. 이 기도가 마지막 기도문이라는 점과 그 기도 안에‘ 하나되길 바라는 마음’이 5번이나 언급되어 있다는 점에서 제자 된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바람이 혹시‘하나됨’에 있지 않을까 묵상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중요한 말들이 많을 법도 한데 마지막 순간에 그토록 간절히‘하나됨’을 구하는 데는 분명 함축적인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순간 ‘예수님의 제자가 되는 길’에 대한 완벽한 퍼즐이 맞춰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만약 우리가 참 제자라면 한 공동체가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하나될 수 있도록 사랑을 실천해 나가야 한다는 의미로 엮여졌습니다.                                                          

요즘 많은 곳에서 교회의 분열되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습니다. 한 교회 안에서 두가지 예배가 들여지기도 합니다. 뭔가 부조리가 있는 듯 싶어 하나님의 뜻을 위해서라도 바로 잡아야 한다고 반기를 들기도 합니다. 이것은 내 삶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던 한 교회의 아직도 끝나지 않은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반기를 든 임직원들은 그 교회가 예수님의 몸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있는 듯 싶었습니다. 몸은 잘라지고 찢어지면 살 수가 없다는 것을 잊은 것이지요.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예수님의 몸된 교회를 하나되지 못하게 하는 일은 사탄을 도와주는 일입니다.

내가 속한 작은 성경모임은 어떻습니까? 다니는 직장이나 가정은 또 어떻습니까? 돌이켜보니 내 기준에 맞지 않아 뒤집어 엎어 바로잡으려는 때가 꽤 있었습니다. 그것을 실천에 옮긴 적도 여러 번 있었으나 나의 경우엔 대부분 내가 그 공동체에서 잘려져 나가는 쓴 맛을 보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런 경험들이 지금 나에게는 오히려 ‘하나됨’의 중요성을 더욱 알게해주는 귀한 토대가 되어 주었으니 역시 하나님의 은혜임을 고백합니다.

두명 이상의 어떠한 공동체에서 나의 행동의 기준이 되어야 하는 것은 ‘하나가 될 수 있는가? 아닌가?’ 입니다. 어떠한 명분이 있는 행동이라도 그것으로 이 모임이 분열이 생긴다면 다시 생각해봐야 합니다. 하나되는 것 이상의 명분은 없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제자되는 길을 다시금 나에게 정의하고려 합니다.

‘ 예수님의 말씀을 따르고자 하는 우리는 우리가 속한 다양한 공동체 안에 수 많은 분열의 요소가 있을 수 있는 관계들을 서로 사랑함으로써 하나되는 열매를 맺어 모든 사람들이 하나님의 영광을 보게 하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 예수님과 12 제자들이 모두 담긴 유명한 그림으로  '최후의 만찬' 이 있지요. 같은 제목으로 많은 화가들의 다양한 스타일의 그림들이 남아있습니다. 그 그림 중에 예수님 품에 안긴 제자 요한을 표현한 그림들이 몇 있는데요, 이 그림은 특히 예수님 품에 아니 무릎에 자신의 몸을 의지해버린 제자 요한의 모습이 재미있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예수의 제자 중 하나 곧 그가 사랑하시는 자가 예수의 품에 의지하여 누웠는지라.' 요한복음 13: 23

자기 스스로 예수님이 사랑하시는 자라는 표현을 요한복음에 과감히 사용할 정도라면 예수님과 요한이 얼마나 친밀한 스승과 제자 관계인지 알수 있습니다. 오늘따라 저렇게 안길 수있었던 제자 요한이 무척이나 부럽게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