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천사를 대접한 적 있습니까?

형제 사랑하기를 계속하고 손님 대접하기를 잊지 말라. 이로써 부지중에 천사들을 대접한 이들이 있었느니라. ( 히브리서 13 : 1 - 2 )

나는 미국에 오기 전까지 이곳에 구걸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곳곳마다 드러내놓고 서있을지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미국 거지는 개도 키우고 동냥이 끝나면 차를 타고 떠난다고 말합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그들은 마약을 하는 사람들이라 우리가 돈을 주면 더욱더 마약하는 것을 도와주는 것 밖에 되지 않아 도와주면 안된다고 이야기 합니다.

한국에서는 구걸하는 사람이 주로 지하도로 들어가는 입구에 많이들 앉아있지요. 미국은 주로 교차로 같은 곳에 폿말을 들고 서있었습니다. 난 지갑 사정에 따라 1불에서 5불정도의 금액을 건네주곤 합니다. 그리고 ”Jesus loves you “ 혹은 “ God bless you”를 말해줍니다. 물론 그들은 끌고 다닐만한 고물 차가 있을 수도 있고 마약을 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나는 그들이 나보다는 못한 현실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싶었습니다. 보통 사람의 낯이라면 남에게 빌어 먹는다는 것은 낯 뜨거워 흉내내기도 힘든 일이지 않습니까? 이유가 어찌되었건 오죽하면 구걸하러 나왔을까 싶어 그 옆을 그냥 지나간다는 것은 나에게는 너무나도 양심에 찔리는 일이었습니다.

몇 년 전, 어느 마켓 주차장을 걸어가고 있었는데 부녀지간으로 보이는 한쌍이 구걸을 하러 다가왔습니다. 아빠 얼굴이 좀 무섭기도 했고 급하게 무언가를 사야됐기에 현금이 없다고 둘러대고 마켓으로 들어갔는데 그 순간 아차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딸까지 대동했을 때는 얼마나 삶이 비참하면 그랬을까 싶어 필요한 물건만 집고 다시 주차장으로 나왔습니다. 이리저리 둘러봐도 부녀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도와주는 기회도 그 순간이 지나면 날아가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혹시 저들이 천사가 아닐까? 정말 내가 가난한 사람을 도와주는지 테스트하러 내려온 천사일지도 모르잖아. 잠시 구걸을 하다가 저 코너를 돌면 ‘펑’하고 사라지는 천사 말이야. 그들도 그렇게 사라졌을지도 몰라. ‘

나의 이런 생각이 망상일지 몰라도 나는 점점 그들이 천사일 거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 뒤로 나는 그와 같은 사람들을 도와줄 필요가 없다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 그들이 하나님이 보내신 천사일지도 몰라요. 우리는 나중을 생각하지 말고 그 순간 그들을 도와주면 될 것 같아요. “

그런데 얼마전에 히브리서의 한 말씀을 우연히 본 순간, 내 생각이 단순한 망상은 아니었다는 사실에 너무 놀라고 말았습니다. 그것은 손님을 대접하다가 부지불식간에 천사를 대접할 수도 있다는 말씀이었습니다.

한가한 어느 오후, 장막에 앉아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던 아브라함은 그 동네에서 보지 못한 세 사람의 나그네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반사적으로 그들에게 달려가 자신의 집으로 모시고 음식을 대접했습니다. 그들과 먹을 것을 나누며 대화하기 전까지 그들이 천사인지 전혀 알지 못하였던 것이지요. 결국 평소에 나그네를 대접하기를 즐겼던 아브라함이었기에 천사를 만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아브라함을 만났던 천사들은 곧 소돔과 고모라로 떠납니다. 그러나 손님을 대접하기는커녕 그들에게 몹쓸 짓을 하려던 그곳 사람들은 결코 천사들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천사가 구약이나 아님 신약의 사도 시대까지만 쓰임받았다는 근거가 없기에 나는 내 생각대로 우리 주변 곳곳에서 잠깐 잠깐 보이는 구걸하는 자들을 그냥 천사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나중에 주님 앞에 우리의 삶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갈 때 혹 어찌 알겠습니까? 나의 5불을 건네받은10명 중 한명이라도 진짜 천사가 있어서 심판의 날 예수님 앞에 나의 증인이 되어줄 지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