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   동화책을 쓰게하신 하나님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  ( 잠언 16 : 9 )

미국에 와서 디자인에 관한 꿈을 계속해서 펼칠 수 없었던 현실은 마치 모든 것이 뒤죽박죽 꼬여버린 엉킨 실타래 같았습니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주부들에게 바느질을 가르치는 일이라도 해야만 했었습니다. 임신을 하고, 아이를 낳고, 현실은 쉴 만한 핑계거리가 있었음에도 내 일을 한다는 것이 오히려 삶에 활력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해를 거듭할수록 그 일은 궁극적인 나의 꿈이 아니었기에 늘 하나님께 답답한 마음을 간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하나님도 나를 불쌍히 여기셨는지 나의 열정을 쏟을 만한 일을 맡겨 주셨습니다. 

나는 두 어린 아이들을 위해 도서관에 가서 많은 동화책들을 빌려와 읽어주곤 했습니다. 그 책들을 읽어주다보면 그림이나 내용들이 얼마나 흥미진지한지 어른인 나도 흠뻑 빠져들곤 하였지요. 그러던 어느날 ‘왜 하나님의 메시지가 담긴 재미난 창작 동화들은 찾아보기가 힘든걸까?... 그럼 내가 써보는 건 어떨까?’하는 엉뚱한 발상을 하게 되었고 그 생각은 계속해서 나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결국 글 쓰는 일에 관해서는 문외한인 내가 용감하게도 그 생각을 저버리지 못하고 도전하기로 결심하였지요.

2010년 1월 1일, 그나마 위로를 받고 있었던 내 일을 그만두어야 글 쓰는 일에 몰두할 수 있을 것 같아 조금은 당돌한 기도를 드렸습니다.‘ 하나님, 제가 아이들을 위한 성경 창작 동화를 써보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일이 앞으로 제가 계속 해야할 일이라는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그러니 올 한해동안 올인해 보겠으니 열매를 보여주시옵소서.’     

한해라고 정해놓은 짧은 기간에 놀래셨는지 하나님도 나에게 확신을 주시기 위해 그 때부터 내 머리 속에 좋은 스토리들을 마구마구 넣어주셨습니다. 몇 달 뒤, 그 글들을 의뢰하자 얼마 지나지 않아 어느 작은 출판사로부터 글이 마음에 든다는 연락을 받게 되었고 그 해 12월에 두권의 성경 착작 동화책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 뒤, 2011년에는 또 기도대로 영문판도 나오게 되었지요. 하나님은 자신의 이름이 적힌 책을 받아든 즉, 작가만이 느낄 수 있는 그 기쁨의 감격을 느끼게 해주셨습니다.

하지만 전혀 문학 소녀도, 평소 글을 써 보지도 않은 나였기에 이 일에 관해서는 전적으로 하나님께서 하신 일임을 고백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자신있어하는 일에는 앞, 뒤 다 막아 놓으시고 나는 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일에는 조금씩 길을 보여주시니 하나님은 은근히 짖궂은 분같을 때가 있습니다.

‘그들은 내가 심은 가지요 내가 손으로 만든 것으로서 나의 영광을 나타낼 것인즉, 그 작은 자가 천 명을 이루겠고 그 약한 자가 강국을 이룰 것이라. 때가 되면 나 여호와가 속히 이루리라.’ 이사야 60 : 21 – 22

내 모습을 생각하며 좋아하게 된 말씀인데 하나님 나라의 법칙을 알게 해주는 귀한 구절입니다. 내가 할 수 있을 것 같아 내 지혜를 총 동원할 때는 하나님은 한 발짝 뒤로 물러서 계시며 나를 관망하고 계시다가 내가 할 수 없다고 도와달라고 할 그때 하나님은 움직이기 시작하십니다. 약한 자를 강한 자로 만드시는 하나님의 비법을 가지고 말입니다.

물론 책이 나왔다고 해서 경제적인 것이 해결되었다거나 이 일이 평생 일로써 보장되었다거나 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겨우 테이프를 끊은 것에 불과하지요. 오히려 도달해야 할 고지가 너무 멀어보여 정말 내가 이 일에 온 열정을 바쳐야 할지 응답을 받고서도 고민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순간에도 부인할 수 없는 것은 나를 지으신 하나님은 나보다도 나를 더 잘알고 계시는 구나라는 사실입니다. 나도 몰랐던 내가 글을 쓰는 일에 너무나도 적합한 기질을 가졌다는 것을 발견하게 해주신 것이지요.

책이 나왔을 때, 친정 오빠는 이런 말로 기뻐해주었습니다. “ 네가 작가가 되고 싶어했는데 하나님이 네 소원을 들어주셨구나.“ 미술 작가가 되고 싶어했던 내 꿈을 오빠가 기억해 준 것입니다. 물론 영어로는 전혀 다른 단어지만 우리나라 말로 여하튼 작가가 되었으니 그 순간, 나의 오래 된 꿈마저 잊지 않으시고 응답하시는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 지금 아마존에서 팔고있는 저의 첫 미국 데뷰 동화책입니다. (5살 전후의 아이들에게 엄마가 읽어주기에 참 좋은 내용이지요. ) 크리스마스랑 생일이 똑같은 주인공은 선물을 한번 밖에 받을 수 없는 것에 화가나서 생일을 바꾸고 싶었지만 성탄전야의 성극을 통해, 엄마의 이야기를 통해, 그리고 꿈 속에서 울고계신 예수님과의 만남을 통해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되고 자신 또한 크리스마스에 태어났음을 기뻐하게 되었다는 스토리입니다.

-->하나님께서 처음 섬광처럼 주셨던 첫 스토리이지요. 그래서 너무나도 사랑이 많이 가는 책이지만 출판사의 알수없는 이유로 책 가격이 너무나도 높게 책정이 되었네요. 많은 우여곡절끝에 이렇게 된 것 또한 하나님의 섭리로 받아들이고 이 책에 대해 판매여부에 대한 모든 관심을 내려놓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5년 뒤의 나의 모습을 꿈꾸며 실망하지 않고 오늘도 글 쓰는 연습을 열심히하고 있습니다. 내 자신에게 화이팅! 혹 저처럼 실망스런 일 앞에 있는 여러분이 있다면 그분도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