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만나를 구하는 인생
이스라엘 자손이 그들에게 이르되 우리가 애굽 땅에서 고기 가마 곁에 앉아 있던 때와 떡을 배불리 먹던 때에 여호와의 손에 죽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너희가 이 광야로 우리를 인도해 내어 이 온 회중이 주려 죽게 하는도다. 모세가 또 이르되 여호와께서 저녁에는 너희에게 고기를 주어 먹이시고 아침에는 떡으로 배불리시리니 이는 여호와께서 자기를 향하여 너희가 원망하는 그 말을 들으셨음이라. 우리가 누구냐 너희의 원망은 우리를 향하여 함이 아니요 여호와를 향하여 함이로다. ( 출애굽기 16 : 3 / 8 )
출애굽기부터 만날 수 있었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내 눈엔 하나님께서 이집트를 탈출시켜주셨다는 것이 진정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모르고 있었던 자들임에 분명해 보였습니다. 이집트에서 나온 인원이 유아를 제외하고 장정만 육십만이라고 하는데 만약 그들을 자유인으로 만들기 위해 돈을 지불해야한다면 그 액수가 얼마나 엄청난 것이겠습니까? 그러나 하나님은 오히려 끔찍한 10가지 재앙을 내려 애굽 사람들로 하여금 그들의 금은 패물과 옷가지를 쥐어주면서까지 이스라엘 사람들을 빈 손으로 나가지 않게 만들어 내쫒아 버리게 해주셨습니다. 그럼에도 사리 분별을 하지 못하고 노예였을 때는 적어도 고기와 떡을 먹었다며 광야에 몰아넣고 죽일 셈이냐고 투덜거리는 이스라엘 백성들은 분명 철없는 어린아이와 같았습니다.
아이들을 키우다보면 정말 말이 안통할 때가 있습니다. 아직 사리 분별이 명확하지 않아 안되는 이유에 대해 논리적으로 설명해주어도 소용없을 때 말입니다. 그래서 때론 나쁜 것이 아닌 이상 아이가 원하는 것을 허락해줄 때가 있습니다. 엄마는 조금 뒤에 더 유익한 것을 제공해 줄텐데 아이는 지금 당장의 행복만을 원합니다. 결국 엄마도 행복해하는 아이를 보면서“ 아이고, 언제 클래…. 허허“ 웃고 맙니다.
성경을 읽다보니 자연스럽게 제 3자의 입장이 되어 출애굽 때의 이스라엘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그러고보니 이스라엘 백성은 순전히 어린 아이와 같은 보챔을 통해 하늘에서 떨어진 만나와 메추라기를 먹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광야 40년 생활 동안, 하나님도 마치 엄마의 마음으로 품으시어 아침에는 만나로, 저녁에는 메추라기 고기로 그들의 배를 행복하게 해주며 자신도 기뻐하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좀더 깊이 하나님의 마음을 들여다 본다면 이스라엘 백성들이 단순히 배를 채우게 해주는 만나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 만나를 내려주시는 자신의 그 사랑을 좀 바라봐 주기를 원하지 않으셨을까하는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출애굽기를 지나 레위기…사사기…로 이어지는 말씀 안에서 나는 계속적으로 반복되어 나오는 하나님의 절규에 가까운 외침을 듣게 되었던 것입니다. ‘ 나는 너를 애굽 땅, 종 되었던 집에서 인도하여 낸 네 하나님 여호와니라…’ 하나님이 종 되었던 자신들을 해방시켜준 분이라는 것만 기억하더라도 그들의 행동은 달랐을 터인데… 얼마나 많은 곳에서 ‘나는 너희를 애굽 땅에서 이끌어 낸 자’라고 말씀하셨지만 그들은 40년 동안 자신의 배를 채워준 만나만을 기억하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예수님을 따라다니던 유대인 조차 만나를 원하고 있다는 마음을 여전히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 우리가 믿을 수 있도록 예수, 당신이 보여 줄 만한 기적이 무엇입니까? 모세가 하늘에서 양식을 내려 그들을 먹였다는 성경 말씀대로 우리 조상들은 광야에서 만나를 먹었는데 당신은 무슨 일을 하시겠습니까? “
하나님은 우리에게 언제나 한 차원 높은 것을 구하는 신앙인이 되길 바라시지만 인간은 언제나 본능적인 것을 먼저 해결받기를 원합니다. 광야 시절 하나님께서 진정 하시고 싶으셨던 말씀을 드디어 예수님을 통해 그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너희에게 분명히 말하지만, 너희가 나를 따라온 것은 기적을 보았기 때문이 아니라 빵을 실컷 먹었기 때문이다. 내가 분명히 말하지만, 하늘에서 양식을 내려 너희에게 준 것은 모세가 아니다. 오직 너희에게 하늘의 참된 양식을 주시는 분은 내 아버지이시다. 하나님의 양식은 하늘에서 내려온 자가 세상에 생명을 주는 그것인데, 바로 내가 그 생명의 빵이다. 내게 오는 사람은 굶주리지 않을 것이며 나를 믿는 사람은 절대로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예수님 그 분 자신이 우리의 양식인데, 우리는 아직도 하루가 지나면 썩어버리는 만나만 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래도 매일같이 만나를 달라고 울부짖는다면 어쩌면 하나님는 그 만나를 주실 수도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더 이상 어린아이 신앙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이제는 그 만나뿐 아니라 만나를 주셨던 하나님의 나라도 함께 구하기를 하나님은 진정 바라고 계시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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