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엄마의 기도는 흐르고 흘러 

이는 네 속에 거짓이 없는 믿음이 있음을 생각함이라. 이 믿음은 먼저 네 외조모 로이스와 네 어머니 유니게 속에 있더니 네 속에도 있는 줄을 확신하노라. ( 디모데후서 1 : 5 )

나는 엄마의 기도를 먹고 자랐습니다. 내가 어렸을 때 독특하게 튀는 바람에 엄마의 회초리를 많이도 맞고 자랐지만 엄마는 늘 날 위해 기도하신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나의 내면 깊숙히 든든함을 가지고 살았습니다. ‘난 엄마의 기도의 빽(?)이 있어!’ 뭐 그런거 말이지요. 그리고 지금도 나의 나 된것이 부모님의 기도 덕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느덧 내가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는 것을 깊이 느낄 때 쯤, 이제는 엄마의 기도를 이어받아 내가 기도해야 할 차례가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구찌백이나 샤넬백은 못사줘도 엄마가 된 내 자신이 그들에게 더 가치가 있는 기도빽이 되어주고 싶었기 때문이지요. 나의 자녀가 내가 가졌던 생각처럼 ‘나도 엄마의 기도가 있잖아!’ 라는 든든함을 갖게하고 싶었습니다.

나는 거의 모유 수유를 했습니다. 젓을 먹이는 시간이 아이와 친밀하게 교류하는 시간이었기에 그것만큼은 꼭 지켜주고 싶었지요. 밤이 되면 나도 피곤한 탓에 같이 누워 젓을 주면서 기도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한,두살 나이를 먹어갔지만 혼자 잠들지 못한다는 이유로 같이 누워서 기도를 해주는 식이 계속되었습니다. 결국 두 아이가 생겼지만 비슷한 이유로 나는 같이 누워서 기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아이들이 어느정도 사고를 할 나이가 될 무렵, 같이 누워서 기도를 하는 내 태도가 스스로 마음에 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나 또한 몇 년간 누워서 기도하던 것이 습관이 되어 앉아서 기도하는 것이 너무나 힘들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살림에, 육아에 지쳐버린 나에게 이제는 누워서 기도하는 것이 더 편하게 느껴졌던 것이지요. 하지만 이렇게 계속 누워서만 기도할 수는 없었습니다. 어느 날 아이들이 유치원에서 그려온 그림에 누워서 기도하는 엄마의 모습이 그려져있을지 모른단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무릎꿇고 기도하는 엄마의 모습을 아이들의 기억에 남기려면 누워있던 것에서 일어나 앉아야만 했습니다. 문득 어떤 것도 27일간만 몸에 습관을 들이면 몸이 그것을 기억해서 익숙한 패턴으로 받아들인다고 했던 글이 생각났습니다. 처음은 분명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데이터가 말해주듯 몇 주가 지나가니 내 몸이 받아드리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오히려 반대로 누워서 기도하는 것이 더 어렵게 느껴지니 그 때 결단하고 앉기를 얼마나 잘한 것인지 스스로 대견해집니다. 

아이들에게도 기도의 습관을 들이기 위해 돌아가면서 센텐스 기도를 (한문장씩 간단하게 기도하는 것)하도록 가르쳤습니다. 처음엔 하기 싫다고 몸을 비틀어댈 때도 있었지만 점점 아이들에게도 기도는 습관으로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물론 아이들의 기도는 동생이나 오빠의 잘못을 들춰내는 기도나 어른들이 생각할 때 정말 하찮은 일을 요구 상항으로 내놓을 때도 있습니다. 어설픈 기도라도 그들의 언어로 기도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종알거리는 기도 소리에 분명 하나님은 미소 지으실 분이라고 믿습니다.

나의 정해진 기도 시간은 자연스럽게 그 시간이 되었습니다. 내가 기도를 시작하면 어느새 아이들은 잠이 듭니다. 예전에 누워서 기도할 때에는 내가 먼저 잠이 들때도 많았지만 지금은 앉아있기에 아이들이 잠이 들어도 나는 계속 기도를 할 수 있습니다.

엄마라면 꼭 기도해야 합니다. 물론 일상 생활 속에서 늘 기도하고 있으실 것입니다. 아마 쉬지말고 기도하라는 말씀은 그런 기도를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기도도 해야하고 하루에 한번, 약속을 지킬 수 있는 시간에 하나님과 일대일 독대하는 기도 시간도 가져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시간을 내기가 도대체 쉽지 않다고 말하는 엄마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럼 나처럼 아이들을 재우는 시간을 이용해 보십시요. 엄마의 기도하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것만큼 자연스러운 신앙 교육이 없지 않을까요. 그리고 자신들을 위해 기도하는 엄마의 소리를 들으며 자란 아이들은 내가 엄마의 기도를 이어받은 것처럼 그들도 자연스럽게 기도의 바통을 이어받게 될 것입니다. 또 그 기도는 분명 그 아이들을 통해 그들의 후손들로 흐르고 흐르며 이어지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