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심정 알아주기

네가 부를 때에는 나 여호와가 응답하겠고, 네가 부르짖을 때에는 내가 여기 있다 하리라. 만일 네가 너희 중에서 멍에와 손가락질과 허망한 말을 제하여 버리고 주린 자에게 네 심정이 동하며 괴로워하는 자의 심정을 만족하게 하면 네 빛이 흑암 중에서 떠올라 네 어둠이 낮과 같이 될 것이며,  ( 이사야 58 : 9 ~ 10 )

미국에 이민을 와서 살아보니 이곳에서도 육신과 영혼이 갈급하여 목말라하는 여자들이 있음을 보았습니다. 이곳에 오기전에는 풍요로와 보이는 이곳에서 내 귀를 의심할 정도의 소외되고 또 자신을 드러낼 수 없는 상황의 여인들이 있을거란 생각은 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들 모두의 삶에 진정 예수님을 만나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예수님은 그런 사람들을 외면하지 않으시고 직접 찾아가 주셨는데 문득 나도 그럴수 있을지 자문해 보았습니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자연스럽게 가정 치유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유심히 보게 되었던 것이 가정 치유에 관한 신문 사설, 책 혹은 인터넷 설교나 부부 치료를 위한 프로였습니다. 비록 아마추어적인 접근 방식이긴 하나 내가 이런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꽤 오래 전부터 이미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내가 어려서부터 엄마는 늘 구역장이셨습니다. 그런 엄마에게 많은 여자 집사님들은 이런 저런 일로 상담 전화를 걸어 왔습니다. 그래서 아침이면 몇 시간이고 전화통을 붙잡고 계신 엄마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지요. 나는 엄마의 전화 옆에서 이런 저런 집사님들의 다양한 가정사들을 엿들을 수 있었습니다. 어린 나이였지만 옆에서 엄마의 장단을 듣고 있노라면 대충 어떤 내용인지 파악을 할 수 있었습니다. 주로 내용은 남편 문제나 그 밖에 다양한 가정사였습니다. 덕분에 교회 안에 정말 별의 별 일들과 꼴불견 남편들이 있을 수 있음을 어려서부터 알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별의 별 사람들이 다니는 곳이 교회이기 때문에 그럴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여하튼 엄마는 본인은 의식하셨는지 모르겠지만 가정치유 사역을 하고 계셨던 것입니다. 물론 엄마가 내놓는 해결책은 들어주는 것과 “ ~ 기도하시면서…“ 로 마무리 짓는 대화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에 많은 여 집사님들은 위로를 받고 엄마와의 상담을 좋아 했습니다. 그런데 엄마의 상담 방법이 효과가 있었던 이유는 나의 아마추어 접근 방법으로 알아낸 모든 치유의 핵심인  ‘상대방의 심정 알아주기’ 를 하셨기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전문가들이 상담을 원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알아주고 진심으로 기도해 준다면 반은 치유가 되지 않겠습니까? 정신과 치료도 절반 이상은 말을 들어주는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부부의 사이에 금이 가기 시작하는 것도 서로의 심정을 알아주지 않을 때인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아이들에게 그들의 심정을 알아주는 부모가 된다면 자녀와도 큰 문제없이 지낼 수 있으리라 봅니다.

실천이 쉽지 않겠지만 가족들에게 의식적으로 이 방법을 한번 써보십시요. 남편이 화가 나있다면 같이 화를 내지 말고 남편의 지금 심리를 인정해주는 말 한마디를 던져보세요. 의외로 남편의 화가 조금씩 누그러지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물론 효과는 어린 아이일 수록 빨리 오는 것 같습니다. 혹시 말도 안되는 것으로 울거나 화나 있는 아이가 있다면 지금의 상황이 이렇다 저렇다 언성을 높였던 것을 멈추고 엄마가 너의 심정을 이해한다고 이야기 해보십시요. “ 우리 아들, 이게 하고 싶은데 잘 안되서 너무 속상하구나. 우리 아들이 속상하니 엄마도 속상하네. “ 속으로는 우는 소리가 지겨워 야단치려는 것이 목구멍까지 올라올지라도  ‘심정 알아주기’ 를 해보십시요. 나의 실험 결과, 그냥 야단을 칠 때보다 훨씬 이 끔찍한 상황이 빨리 종료가 되었습니다. 물론 좀더 큰 아이에게는 더욱 진심이 담긴  ‘심정 알아주기’ 가 필요할 것입니다.

이 원리가 모든 사람에게 적용이 되는 이유는 모든 남녀 노소의 심리는 같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람은 누군가 내 마음을 알아주길 바란다는 것이지요. 오늘이라도 누군가와 서로 의견이 안맞아 바른 소리를 해주고 싶더라도 내 말을 접고 그냥 상대방이 그렇게 말할 수 밖에 없었던 심정을 다 이해하는 양 알아주는 말 한번 해보면 어떨까요. 예수님이 늘 우리의 심정을 알아주시 듯 그렇게 말입니다. 그럼 반대의 내 의견을 내는 경우보다 훨씬 좋은 상황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