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사마리아 여인의 심정 알아주기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이 물을 마시는 자마다 다시 목마르려니와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니 내가 주는 물은 그 속에서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샘물이 되리라. (요한복음 4 : 13 ~ 14 )

사마리아 여인과 예수님의 우물가의 대화를 묵상하면서‘심정 알아주기’가 얼마나 좋은 전도 방법이 될 수 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예수님은 사람 만나길 싫어하는 한 사마리아 여인을 만나기 위해 수가 성 우물가에 미리 찾아가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사역을 마치시고 굉장히 피곤하셨는지 우물 곁에 그대로 털썩 주저앉으셨지만 우연을 빙자한 필연 같은 상황을 연출하시기 위함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잠시 후, 마실 물이 필요한 사마리아 여인과 그녀에게 생명의 물을 전하고 싶으신 예수님이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들에게는 어떠한 공통 분모가 없었지만 예수님은 물이라는 공통 분모를 찾아내셨습니다. 그래서 이방인 유대인 남자에게 경계심을 가지고 있던 여인에게 예수님은 물 좀 줄 수있겠냐는 물음으로 마음의 경계를 풀도록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이 여인이 뜨거운 땡볕이 내리쬐는 이 시간에 물을 뜨러 온 이유는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서라는 사실을 알고 계셨습니다. 그녀의 하루 일과 중 아마 이 시간이 제일 괴로운 시간일지도 모르지요. 그래서 여자가 조금이라도 대꾸하는 반응을 보이자 바로 “ 나는 다시는 목마르지 않을 생수를 줄 수 있단다.” 라는 그녀에게 가장 기쁜 소식을 던져 주신 것입니다.

“ 주여, 그런 물을 나에게 주셔서 목마르지도 않고 또 여기 물 길으러 오지도 않게 해주세요. ”

여자의 답변을 들어보면 예수님이 얼마나 정확히 그녀의 괴로운 심정을 간파하셨는지 알수가 있었습니다. 그녀가 마음을 열었다고 생각하자  “ 남편을 데리고 오라.” 는 전혀 생뚱맞은 답변을 하셨습니다. 남편에 대해선 물뜨는 일만큼 그녀에게는 아킬레스건을 건드리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갈급함을 알아보신 예수님을 선지자로 생각하기에 이릅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 여인이 어떠한 갈급함으로 다섯명의 남편을 가지게 되었을까 궁금해졌습니다. 이 여자의 미모가 너무 아름다워 남자들이 항상 주변에 맴돌았기 때문이 아니라면 소위 헤픈 여자일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건 사마리아 여인과 예수님의 대화를 들어보면 신앙이 전혀 없었던 것이 아니란 점입니다.

“ 우리 조상들은 이 산에서 예배하였는데 당신들의 말은 예배할 곳이 예루살렘에 있다고 합니다. 저는 메시야 곧 그리스도가 오실 줄을 알고 있으니 아마도 그가 오시면 모든 것을 우리에게 알려 주시겠지요. “

그녀는 의외로 올바른 예배 장소에 대한 궁금증도 가지고 있었고 심지어 메시아를 기다리는 여인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신앙인이 왜 삶 속에서는 남편을 그렇게 5번이나 갈아치울 수 밖에 없었는지 더욱 그 속내가 궁금해졌습니다.

결론적으로 그 사마리아 여인은 남자를 행복한 현실로 이끌어 줄 수 있는 삶의 구원자로 바라보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메시아란 존재는 자신의 영혼의 구원자이긴 하나 자신의 삶과는 별개의 것으로 별 영향력을 끼치지 못했던 것이지요. 그런데 다섯 명의 남자를 바꿔봤지만 자신의 삶은 더 나아지지 못했습니다. 또 육신의 몸을 입었기에 그날도 마실 물을 기르러 아무도 없는 시간을 택해 우물로 나와던 것입니다. 아마도 사람을 피해다니는 것을 보니 우울증 증상도 엿보이는 듯 했습니다.

‘ 사랑하는 자여 네 영혼이 잘됨 같이 네가 범사에 잘되고 강건하기를 내가 간구하노라.’ 요한 3서의 말씀처럼 영혼이 살아나면 우리의 정신과 육신도 같이 살아날 줄 믿습니다.

사마리아 여인도 진정 자신의 몸과 영혼에 생명과 같은 물을 주실 분은 예수님이란 것을 알게 되자 우울증도 단숨에 치료가 되었습니다. 예수님을 통하여 남자들은 내 삶의 구원자가 될 수 없음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너무 기쁜 마음에 물 뜨는 물동이도 내버려두고 동네로 달려갑니다.

“ 내가 행한 모든 일을 내게 말한 사람을 와서 보세요. 이는 그리스도가 아니겠습니까? “

사마리아 여인은 그동안 피해다녔던 동네 사람들에게 담대하게 복음을 전파하는 전도자의 모습으로 변하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심정을 알아주신 예수님을 이제는 이방인 남자도, 선지자도 아닌 그리스도로 고백하게 된 것입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