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하나님 마음 알아가기

하나님이여 사슴이 시냇물을 찾기에 갈급함 같이 내 영혼이 주를 찾기에 갈급하나이다. 내 영혼이 하나님 곧 살아계시는 하나님을 갈망하나이다. 내가 어느 때에 나아가서 하나님의 얼굴을 뵈올까. 사람들이 종일 내게 하는 말이 네 하나님이 어디 있느뇨 하오니 내 눈물이 주야로 내 음식이 되었도다. ( 시편 42: 1 - 3 )

미국에 와서 주어진 무료한 시간이 하나님의 말씀을 펴게 만들었습니다. 그러자 먼지 쌓여 캐캐묵은 오래된 신앙인이었던 나에게 따스한 오후 햇살처럼 하나님의 사랑이 다시 찾아왔습니다. 세포 속에 잠자고 있던 말씀들이 생기를 얻어 살아 숨쉬며 서로 짝을 맞추듯 조화를 이루기 시작했습니다. 순간 순간 하나님의 마음이 무엇일까 알고 싶어졌고, 일상의 작은 것 속에서 하나님의 얼굴을 뵈옵듯 그분을 대면하게 되었습니다.

무한하신 하나님을 만나게 되니 언젠가 누구에게라도 전할 마음에 글을 써두어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한 사람에게라도 내가 만난 사랑의 하나님을 올바로 전하기 위해 한글자 한글자 곱씹으며 써내려가고 있습니다. 누군가 하나님을 오해하고 있다면 그것을 풀어주기 위해서라도, 누군가 하나님을 돌다리 건너듯 두드리는 이가 있다면 믿을만한 분임을 알려드리기 위해, 누군가 하나님을 만난 분이 있다면 같이 공감하기 위해 글을 쓰고 있습니다. 비록 사랑의 본체이신 그 하나님을 나의 짧은 언어로 다 표현할 수 있을지 자신은 없었지만 진심이 담긴 글이라면 하나님도 러브레터 쯤으로 인정해주실 지 모른다는 생각에 자신감을 갖기로 했습니다.

말씀을 펴기 전까지 내가 알았던 하나님은 겨우 신상명세를 아는 정도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내가 베풀 수 있는 사랑만큼만 하나님의 사랑을 이해하고 있었던 지난 날들이 생각났습니다. 그 어떤 것도 무한한 용량을 가지고 계신 하나님을, 나의 작은 용량에 채워넣을 수도 없었지만, 채워 넣을 수 있을 만큼만 하나님을 제한하면서 그 분을 탓할 때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겉으로는 아닌척 했지만 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을 안다고 합니다. 그런데 각자가 경험한대로, 이해하고 싶은대로 하나님을 생각합니다. 때론 나의 틀에 맞지 않는다고 그분을 오해할 때도 있습니다.

20대 초반에 같이 의상을 공부하던 친구의 말이 아직도 귓가에 생생합니다. 자신은 하나님과 마치 친구처럼 친한 관계였다고 합니다. 그를 사랑했고 그를 위해 기도와 열정을 받쳤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더 이상 하나님을 믿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이유는 하나님이 자신을 사랑했다면 대학을 떨어뜨리게 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대학 들어가게 해주시는 분으로 정해놓고 그것이 어긋나자 마치 배신자처럼 그를 버렸던 것입니다. 이것은 좀 심한 경우일지는 몰라도 돌이켜보면 나도 크고 작은 차이를 가지고 있을 뿐 다 이런 한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사랑의 하나님이지만, 태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그분이 우리의 짧은 경험과 생각의 모양대로 끼워 맞춰 주실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분은 이미 모든 것에 정함이 있으시고 성경을 통해 그 정함의 공식을 알려주셨는데 양심이 있다면 우리가 마땅히 그것에 맞춰 따라가야겠지요. 그렇게 맞춰가다보니 어느 순간 하나님 마음이 조금씩 알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못난 내가 말씀을 깨달아 가며 느낀 것들이 너무 감사해 시작한 일이지만 사람인지라 욕심이 생겼는지 이렇게 인터넷 칼럼 자리까지 맡아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바라는 것은 한가지입니다. 나와 같은 평범한 주부의 소소한 일상이 하나님의 숨결을 느끼는 곳으로 변하고, 작은 들꽃에서 하나님의 얼굴을 만나게 되며, 지인을 만나는 곳에서 하나님의 나라가 꽃 피우고, 가정이 주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곳으로 변화되길 바라는 것 그것 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