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더라.

 

땅이 풀과 각기 종류대로 씨 맺는 채소와 각기 종류대로 씨 가진 열매 맺는 나무를 내니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창세기 1 : 12 )

 

2008년 9월, 신랑 회사에서 주최하는 이벤트로 우리 가족은 하와이, 마우이 섬으로 여행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곳엔 고급스러운 호텔과 평화롭게 보이는 해변이 물론 있었으나 그 무엇보다도 인상에 남았던 것은 하나님의 또 다른 내면을 깨닫게 해준 괴기스러웠던 두 그루의 나무였습니다.

선착장이 늘어선 곳에 위치한 한 파크는 어떤 하나의 나무로 숲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세계에서 2번째로 큰 보리수과 나무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 모양이 자세히 볼수록 희안했는데 아래를 보면 분명 수 많은 나무들인데 위를 보면 하나의 가지들로 연결이 되있었습니다. 정말 지구에서는 볼수 없을 것 같은, 마치 외계의 나무같은, 신비하면서도 기분을 묘하게 하는 나무였습니다. 알고보니 가운데 엄청나게 굵은 원 줄기가 있었고 그로 인해 나온 줄기가 땅을 향해 자라다가 땅에 닿으면 뿌리를 내어 한그루의 나무처럼 되고, 거기서 나온 줄기의 일부는 나뭇잎을 내고 일부는 또다시 땅을 향해 자라 뿌리를 내리고 있었습니다. 정말 특이하지요?

또 하나의 인상 깊었던 나무는 마우이 섬의 한 관광지인, 초기 한국 이주민들을 기리기 위해 세운 한국 공원에서 보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나무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그 괴기스러운 모습은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크기도 엄청난데다가 머리를 삼발로 풀어헤쳤다는 표현이 딱 맞을 법한 치렁치렁한 줄기들이 타잔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나도 타잔을 흉내내며 기념 샷을 찍기도 했었는데 여하튼 그 나무는 정말 내가 본 중에 가장 괴기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 두 나무의 괴기스럽고 요상한 모습을 보면서 문득 이것 또한 하나님께서 만드신 창조물이라는 사실을 떠올렸습니다. 그렇다면 하나님도 호러무비를 좋아하시는 걸까 생각해보니 하나님의 작품 중에 비단 이 괴기스런 형상은 이것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박쥐의 얼굴은 이그러진 얼굴에 섬뜩한 이빨을 들어내고 있으며 때론 불쾌감까지 주곤 합니다. 하이에나의 얼굴은 또 어떤가요. 볼수록 박쥐와 닮은 이그러진 얼굴을 하고 있단 생각입니다. 또 상어의 창백한 회색의 표정없는 얼굴을 떠올려 보십시요. 혹시 뾰족 뾰족한 이빨들이 겹겹이 층을 쌓고 있는 것을 기억하는지요. 섬득한 마음에 그 어떠한 자비로움도 베풀 마음이 없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창세기를 보면 하나님께서 그들을 창조하신 후에도 보기 좋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혹시 이들이 아담의 범죄 이후 모습이 변한 것이 아니라면, 분명 섬뜩한 공포심을 주는 자연도 하나님께서 만드신 것임에 틀림없지 않습니까. 우아한 백합을 만들 때도, 화려한 장미를 만들 때도, 귀여운 돌고래나 코알라를 만들 때도, 소박한 국화를 만들 때도 외치셨던 것처럼 그렇게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창조하시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 보기 좋구나! 허허허 “

역시나 그것을 바라보는 나에게 문제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나에게 혹 이그러지거나 괴기스런 모습으로 보일지라도 하나님 눈에는 그것이 좋게 보였으니 말입니다. 마침내 인간이 형용사로 표현하는 모든 감각적인 것이 하나님, 그 분안에서는 자연적인 것으로 포용되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선악과를 먹음으로 인해 인간은 영혼을 바라보는 눈까지 닫히게 되었던 것이 분명합니다. 처음 아담과 하와의 벗은 그대로 보기 좋다고 하셨는데 그들이 범죄한 이후 순식간에 벗은 것은 성적 수치감을 주는 것으로 변해버렸습니다. 그렇듯 내가 하와이에서 본 그 나무들도 두려운 마음으로 보게되니 그것은 순식간에 괴기스러운 기운이 도는 나무가 되고 말았던 것입니다.

결국 하나님은 모든 피조물의 겉 모습과는 상관없이 모든 만물이 창조 목적에 맞게 지어졌기 때문에 오직 ‘보기 좋다.’고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인간이 그토록 집착하는 겉모습은 하나님에게는 일말의 고려할 조건이 되지 않는 것이지요. 그분은 우리의 영혼만을 바라 보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 오~ 주님, 닫혀진 나의 영적 눈이 뜨여지길 원합니다. 주님의 마음으로 세상을 보게 하소서! “

 

--> 마우이 섬에서 만난 나무입니다. 만약 저 나무가 우리나라에 있었다면 수많은 굿 판이 저 앞에서 벌어지지 않았을까 잠시 생각했더랬습니다. 전체적인 풀 샷을 보면 뭔가 괴기스러우면서도 영험한 기운이 도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