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그의 얼굴을 내게 비추사

여호와는 네게 복을 주시고 너를 지키시기를 원하며 여호와는 그의 얼굴을 네게 비추사 은혜 베푸시기를 원하며 여호와는 그 얼굴을 네게로 향하여 드사 평강 주시기를 원하노라 할지니라 하라. ( 민수기 6 : 22 ~ 24 )

하나님의 마음을 갈구하며 그분의 사랑에 다시금 흠뻑 빠지게 되자 하나님의 얼굴이 나에게 향해있음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나에게 복 주시기 위해 기회를 보시며 나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찰하시는 주님을 느꼈던 것입니다. 누군가 나를 바라보고 있을 때 의식이 되는 것처럼, 창조주의 시선이 느껴지니 나의 마음가짐과 행동이 예전과 같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말씀을 삶에 적용해야했고 그것에 따른 좋은 결과를 반복적으로 맛보게 되었습니다. 그 경험들은 하나님과 내가 마치 아무도 모르는 비밀을 서로 공유하고 있는 친구가 된 듯 가깝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점점 친구 같은 하나님이 나만 바라보고 계시는 것 같은 착각도 들게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정말 하나님이 나만 바라보고 계셨고 그것은 착각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셨습니다.

둘째를 낳고 아이를 돌보는 과정에서 어깨에 무리가 왔는지 일년이 넘도록 통증이 가시지 않았습니다. 마치 오십견을 앓고 있는 사람처럼 팔을 들때는 물론 근육을 쓸 때마다 나도 모르게 ‘아’하는 고통의 소리를 내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여름 성령 부흥회 때에 한홍 목사님께서 강사로 오셨는데, 설교 막바지에 아픈 부위에 손을 얹으라 하셨습니다. 나는 솔직히 한치의 기대도 없이 어깨에 손을 올린 후 눈을 감았습니다. 잠시후 “ … 낫을 찌어다! “ 라고 목사님이 외치시는 순간, 내 어깨의 핏줄을 타고 무언가 확~ 지나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건 무슨 느낌일까 싶어 몰래 팔을 올려보았습니다. 아프지 않았습니다. 낫은 것입니다. 하지만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다음날 아침까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몇 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어깨는 다시 아프지 않았습니다.

30년이 넘은 신앙 생활에서 처음 경험한 기적이었습니다. 내 인생에 마술과 같은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하나님께 섭섭해 할 내가 아니건만, 더욱이 산을 옮길 만한 겨자씨만한 믿음도 없이 어깨에 손을 얹었던 나에게 이런 기적을 왜 베풀어주신 것일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 그래! 잘하고 있어. " 어깨를 툭 치시며 격려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이라고 생각하니 더욱 힘이 났습니다.

그 뒤로 2년이 지나, 한번 더 치료의 기적을 베풀어 주셨습니다. 선인장 가시에 찔린 손가락 하나가 결국 곪아 터져 간단한 수술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수술을 한 후에도 3개월간 그 손가락은 날 괴롭히고 있었습니다. 아프기 전까지는 두번째 손가락이 그렇게 많은 곳을 누를 때마다 쓰인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했었지요. 그러니 매일같이 손가락 때문에 신경이 예민해져 있었습니다. 병원에 가서 하소연을 하니 통계에 의하면 9개월에서 1년은 지나야 자연스럽게 내 살같이 된다고 했습니다.

그말을 듣고 집에 돌아와 손가락을 보면서 ‘앞으로 이 불편함을 최소 6개월은 감수하라는 말입니까?’ 혼자 중얼거렸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내 눈 앞에서 꽉 뭉쳐 고통을 주었던 손가락 끝이 갑자기 눈 녹듯 사르르 녹아내렸습니다. 수술한 자국이 그대로 없어져 내 살처럼 된 것입니다. 너무 놀라 아무 버튼이나 눌러보았으나 아프지 않았습니다. 사실 이 글을 쓰면서 어느쪽 둘째 손가락인지 밝힐 수 없는 이유는 나의 기억력의 한계도 있지만 그날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탓에 도무지 어떤 쪽인지 알수가 없어 혼동스럽기 때문입니다. 여하튼 이것은 나에게 물이 포도주가 되는 기적과 같았습니다.

부족한 나에게, 몇 년 사이, 두번의 치료의 기적을 보여주신 일은 하나님을 바라보며 노력하려는 나에게 하나님의 얼굴이 날 향해있다는 것을 직접 알려주시기 위함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세상에 감출 수 없는 것이 재채기와 사랑이라는데 하나님도 나에 대한 사랑을 감출 수 없어 결국 이렇게 티를 내시고야 말았던 것이지요. 하나님의 나를 향한 편협적인 사랑 때문에 시샘을 당할까 싶어 이 두 사건은 비밀로 하고 싶었으나 나도 어쩔수 없이 내 사랑을 감출 수가 없었기에 글로써 남기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