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을 모르고 예쁘게 꽃을 피워낸 사과가 다 익어서 따먹었어요.
집에서 자연그대로 열매맺은 거라서
사과의 살들의 밀도가 너무나 촘촘해서 씹는 맛이 일품이었어요.
그런데 사과 씨방이 까맣게 썩어 있더라고요.
그중에 하나를 친구에게 주었어요.
사과가 맛있다면서 친구가 전해주는 말이,
자기 남편말로는 사과나무를 잘못 산거 라고 하더랍니다.
그 남편이 사과를 취급하는곳 과일 도매상의 부사장입니다.
아니, 왜?
이게 조생종 사과인데,
이 조생종 사과는 익으면서 씨방에서 검은 곰팡이가 생기면서 사과안이 까맣게 썩어간대!
네가 준 사과도 한가운데가 까맣게 곰팡이가 먹어서
그거 피해서 요리조리 먹었어.
이 조생종이 다 그렇다네?
그래서 금방 썩어버린다네.
그래?
그러고보니, 지난번에 내가 먹은 것도 그랬어.
이 품종이 잘못된거구나!
아고..그럼 사과나무를 베어내야하네?
먹지도 못하는 사과나무를 가지고 있을순 없지!
마침 그 친구가 당뇨가 있어서
얼마전부터 뽕나무를 심어달라고 했던터라서
그러마하고 뽕나무사오라고 기다리고 있던터라,
흔쾌히 사고나무를 베어낼 생각을 했어요.
그리곤 시간이 지나면서
사과나무를 볼때마다
이걸 베어야 하나?
뽕나무 자리가 필요하기도하고,
사과도 제대로 따먹지 못하면 굳이 기를 필요가 없지, 하고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문득,
제가 키우고 있는 열매들을 취급하는 저의 태도가 생각이 되어지는거 있죠.
고추도 열심히 따서 말리고 있고,
상추 열심히 길러서 사람들에게 주고,
그리고 토마토열리면 따서 아이들에게 주고,
가지는 열심히 물주었더니
너무 억세서 먹을수가 없고.
가만이 이렇게 되돌아보니까,
저는 농사를 즐기긴 해도 그 열매를 먹는데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는 것이 깨달아졌어요.
그럼..
사과나무도 굳이 베어낼 필요는 없는거지!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드는겁니다.
제가 사과를 꼭 먹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면
사과나무가 가지고 있는 생명의 에너지를 있는 그대로 즐기면서 봐줄수 있을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
사과나무는 자기의 열매가 그렇게
사람들에게 좋은 열매가 아니어도
자기는 열심히 열매를 맺기 위해서 살아가고 있기때문이지요.
그렇게 생각이 드니까,
문득,
저를 바라보시는 주님의 눈길을 떠올리게 됩니다.
제가 만들어낸 열매가 이렇게
우리집 사과와도 같을지 모르는데,
저는 당연히 제가 만들어애는 열매가 좋을거라고 믿고,
저는 저나름대로 열심히 살려고 하고 있잖아요?
저랑 사과가 같네요!
저를 아시고,
제가 만들어 내는것도 이미 아시고,
그러나
저에게 저의 열매가 어떻다고 푸념하지 않으시고,
계속해서 열심히 열매를 위해서 애를 쓰고 있는 저의 모습에 박수를 보내주시는 주님.
그러면 주님도 저를 예쁘게 바라봐 주고 계심을 생각을 하게 되어요.
그러니 주님의 눈으로 바라본다면,
저는 그사과나무를 벨필요가 없어집니다.
열심히 일하는 사과나무를 바라보면서
저도 그것을 즐기면서
너도나도 부족한 대로 열심히 살자!.....하면서.
그동안 제가 만들어내는 열매가 늘 좋은 열매일거라고
굳세게 믿고 있었던 저의 믿음을 되짚어봅니다.
물론 그러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했어도
제가 이 사과나무를 바라보듯이
주님께서도 저를 있는 그대로 보아주실것은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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