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만에 남동생으로부터 전화를 받았어요.

아버지 돌아가시고나서 미국들어오고, 미국에서 근근이 살다보니

식구들과도 제대로 연락을 못하게 되기도하고,

또 아버지로 인해서 새 엄마와 남동생이 연결이 되었던지, 아버지 돌아가시고나서

혹시 제 힘듦이 피해가 갈까 싶어서,

그도저도 연락을 잘안하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바로 며칠전에 10여년만에 남동생으로부터 전화를 받았어요.

아버지가 남긴 유산이 있는데, 그거 상속포기를 해주면 안되겠느냐고요.

그래서 물어보았죠.

어디에, 어느정도, 얼마짜리인지!

글쎄, 자기는 얼마짜리인지는 모르겠다고 하네요.

전에 아버지가 살아계실때에, 

도청소재지가 이전된다는 이야기를 들으시고 투자하신게 기억이 나더라고요. 

상가를 지으실 계획으로 사신건데, 그만 도청이 옮겨지는것도 못보고 돌아가신것입니다.

오호! 그럼 아버지가 사 둔 그 땅?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그 이후로 그 자리에 틀림없이 도청이 들어섰고, 그 근처는 아마도 개발이 되었지 싶은데,

상속땅이라서 그냥 저냥 놔둔것 같아요.

그런데 요즘 자기가 너무 힘이 들어서 그땅을 팔아서 

살아야할거 같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네요.

잠시 저도 심호흡을 하면서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문득 그런생각이요,

내가 누린 지금 이 복이 주님께서 주신복인데!

사람의 복까지 욕심내지 말자! 하는 그런 생각이!

오죽 힘들면 10여년만에 전화해서 아쉬운 소리를 할까 싶어서요.

그래서 흔쾌히 도장찍어주마! 하고 이야기해주었어요.

남동생이 40이 넘었는데도 애기처럼 긴장해서인지 

제 대답을 듣고는 한숨을 길게 쉬는것을 보니 자기도 엄청 멋쩍었나봅니다.

10여년전에 아버지 돌아가시고 난 이후에 

아버지 사시던 집은 팔아서 남동생이 다 가져갔으니,

저도 염치가 좀 없기는 할거라 생각이 드네요.

그나저나 동생은 유산 복이 있기는 한것 같네요.

자기 말대로 이도저도 안되면 귀농할 땅들도 물려받았으니 말이죠.

(이건 순전히 몰빵한 울 아버지 잘못이라고 감히 생각함!)

그렇게 전화를 끊고서는 언니에게 전화를 했어요.

언니는 형부의 뇌사고 이후에 늘 병원에만 있어서 전화하기가 힘이 듭니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형부아프기전에 

언니가 좀 모아든게 있어서 사는데는 지장이 없는것이 너무나 감사한 일입니다.

형편이 좋은 언니는 제 사정을 아는지라,

“너는 네 권리를 주장해도 되는데, 힘이 들면 분배해달라고 하지 그러니?” 합니다.

“언니, 그게 말이지!

전화를 하고 있는동안에 문득, 만일에 친 남동생이라면 얼른 해주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 

그리고 이야기를 들어보니, 지금 내 사는것이 좀더 낫지 않나 싶어서,

또 지금에서야 서류를 정리하는것이 걔복인거 같아.

몇년전만 되었어도 그냥 해주지 않았을텐데 말이지.

그리고 지금 생각에 난 하느님이 주신 복으로도 충분히 잘살거 같거든. 왜 사람이 양손에 떡을 들고 욕심을 부리면 둘다 못먹을거 같아서. 나는 그냥 하느님 복만으로 살래ㅋㅋㅋㅋ”

그런데 언니와 전화를 한 이후에 제 마음속에 진짜로 주님의 복이라는 말이 맴돕니다.

그 순간에 제가 어찌 주님의 복을 생각하여서

싫은 내색없이, 남동생에게 흔쾌히 포기해 줄생각을 하였는지,

주님께 너무 감사하고,

그렇게 주님의 복이 진짜로 제게 와있는것 같고 말이죠.ㅋ

그 며칠후에 서류가 도착한 날은 아이들이 난리인것을,

“아니! 너네는 상관이 없는 사람들인데, 웬 참견?

내가 너희를 너무 가난하게 키웠니?

글쎄, 내가 사람이 주는 복보다도 주님의 복을 선택하겠다고!!!!!”하고 간단히 제압했어요.ㅋ

그리고 간절히 기도해봅니다.

제가 포기한 이 돈이 동생을 꼭 일으켜 주기를!

마지막으로 동생에게 좋은 기회가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