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에  몇년만에 사촌과 연락을 했어요.

우리 집안 사촌들은 개신교를 다녀서 천주교를 안좋아해요.

그런데 결정적인 한방을 언제나 저한테 먹곤해요.

제가 이래뵈도 입심이 좀 있거든요.

하여간 너무 오랜만에 연락을 한것도 사실은 잔소리를 좀하기 위해서였어요.

몇년만에 전화해서 잔소리하는 저도 그렇지만, 그 잔소리를 듣는 사촌도 갑갑해 합니다.

우리가 어릴적에 한동네에서 자라서인지, 언제 어디서 만나든지

세월을 뛰어넘는 뭐가 있는것만은 분명합니다.

마치 어제까지 수다떨다가 오늘도 만난 사람들처럼 느껴지는 뭔가가 있어요.

전화를 끊고서 그사촌네 집안을 위해서 기도하기로 했어요.

제가 할일이 이렇게 기도해주는 일밖에 없어서 말입니다.

첫날은 그냥 기도했는데,

둘째날부터는 기도하기만 하면 눈앞에서 코스코 비타민이 둥둥떠다니는 겁니다.

참 이상하다!

그애가 비타민을 먹어야하나?

그래서 비타민을 몇개사서 보내주기로 결정하고 다시 전화를 했어요.

주소를 물어보고 보내야하니까요!

그런데 그애가 저에게 물어보는거예요.

"언니, 왜 비타민이 생각났어? "

저,

"글쎄, 그게 말야!!!!

음, 그러니까!!!!! 너를 위해서 기도하다가 보니까 비타민이 생각나는거 있지!

그래서 생각해보니 이제는 네가 나이도 들어서 필요할지 모르겠다 싶어서!"

사촌,

"언니, 사실은 나 그비타민이 너무나 먹고 싶었다!

그래서 약국에 가서 물어봤더니 3만원 달래서 그냥 왔어.

시골 엄마 집에는 막내이모가 부쳐준 비타민을 드시지 않아서 굴러다니는데,

그거 나 달라 소리는 안나오고 먹고는 싶어 죽겠고,

지금까지 남편이 돈을 안갖다준지 10년이 넘었어.

그러니 내몸도 이젠 가고 있구나 싶으니 영양제가 너무나 먹고 싶은거 있지!"

저,

갑자기 마음이 먹먹해져서

"어머! 그랬니? 그래도 하느님이 너를 챙겨주시는구나. 이번에 많이 보내줄테니까 열심히 먹어봐라.

그동안 고생도 많았구나!"

그리곤 코스코에 가서 6개의 비타민을 샀어요.

그래도 얄미운 제부것도 하나,

사촌이 먹을 거 4개, 아이들거 1개 , 더보내고 싶어서 관세때문에 6개이상을 안되네요.

그리곤 일주일만에 비타민이 도착했나봐요.

저는 그동안 깜빡 잊어버리고 2주나 지난 어제서야  비티민 받았냐고 확인전화를 했어요.

사촌왈,

"언니, 내가 밥을 안먹어도 배가 부른거 있지.

글쎄, 우리 교회의 새 목사님이 심방을 오셨는데, 비타민을 보시더니

'아이고, 좋은 거 드십니다! 그거 한알에 1500원씩 합니다.

잘드십시오!' 하시는 거 있지. 목사님 사모님이 약사시거든.

이게 그렇게 좋은 비타민이야?

그런데 사람들이 이비타민을 보면 다들 하나씩 달라고 해!

좋은거 나눠 먹자고 말야.

근데, 언니, 내가 그비타민을 한 알을 주는데 내 손이 막 떨리는거 있지, 아까와서!"

저는 푸훕!!!!!!!

"뭐??? 손이 떨렸다고?

하이고! 야 그정도면 어디다 숨겨두고 혼자서 먹어라!

그거 다먹고나면 또 보내줄께. 이번엔 너를 위해서 맘껏 먹어라"

사촌,

"응, 그래서 사람들 눈에 안보이게 씽크대 밑에 숨겼어!

언니 나 너무 재밌지?

난 이제 이비타민만 다 먹으면 평생 건겅하게 살거 같아. 다음엔 안보내도 돼!

언니 너무 고마와

나는 너무 좋고 행복한거 있지"

전화를 끊고는 마음이 얼마나 짠했던지요!!!!!

에고,

얼마나 고생하고 힘들었으면 그랬을까 싶어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리고 정말로 많이 웃고 있는 사촌을 생각하니 저도 행복해지는거 있죠!

그리고 그런 마음을 잘 헤아리시는 주님께 감사드렸어요.

어디, 다른 사촌 애들한테도 비타민 보내줄데가 있나 찾아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