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영적 지도

제 기도의 안내자는 감실에 계신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리고 그분은 하느님이십니다.

그리고 그 예수님께로 가는 나침반은 성서입니다. 그리고 제가 소속되어있는 성당의 신부님이 바로 저의 영적 지도자입니다.

저는 한동안 영적 지도신부님을 원한적이 있었는데 치열한 기도를 통해서 저에게 와 있는 제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바로 지금 제 과정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 안에는 제 성당의 신부님이 당연히 계셨고요, 제가 미워하던 자매님부터 시작해서

제게 온 모든 분들이 제 예수님이시니 저는 제 과정을 그저 충실하게 살면 되는 것이었지요. 그런데 때때로 제 기도가 앞서간다고 생각하니 고해 성사 실에서 나와선

신부님 말씀이 깊이가 있네, 없네 하고서 시 건방을 떨기도 많이 했는데요,

나중에서야 제가 받아 들일 수 없었던 보속이나 말씀들이 곧 저를 시험하시는 주님의 음성이라는 것을 알았어요. 영적 지도도 고해성사를 통해서 주시는 신부님의 말씀이 그시기에 필요한 주님의 말씀이라고 받아드리시면 교회 안에서 제가 조화롭게 성장 하겠지요..

그리고 가장 쉽게 저를 안내하는 나침반은 성서입니다.

천주교의 특성상 필요한 때에 적절하게 도움을 못 받을 때가 있지요. 교회는 사실 조직이 크고 바쁘기도 하고요, 질서 안에서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세세하게 개인의 일거 수 일 투족까지 챙기지 못하지요. 교회에서 저에게 알려주는 것은 성전과 성서입니다.

그런데 제가 보편적인 교회의 가르침인 성전을 모두 알지 못합니다.

이렇게 성전을 모두 알기는 어렵지만 대신에 성서는 언제나 제 곁에 있으니

바로 성서가 제가 가야 하는 여정에서 나침반이 될 것입니다. 성서는 저에게 주님께로 훌륭하게 안내해줍니다.

그리고 성서로 기도를 하다 보면 교회에서 가르치는 성전에 대해서도 더 쉽게 잘 이해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기도를 하다 보면 성전이 바로 성서와 깊이 통하고 있음을 알게 되거든요.

제가 혼자서 기도를 한다고 하니 사람들이 제 친구들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제게 압박을 주더군요.

‘이상한 사람이 아니냐고, 영적 지도를 받으라고’

그래서 저도 영적 지도자를 놓고서 치열한 기도를 하게 되었지요.

‘저도 영적 지도자를 구해주세요. 제발요.’

그 즈음에 기도를 지도하시는 어떤 수녀님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되어서 시간을 내서 수녀님을 만났어요. 아마도 제 이야기를 미리서 들은 모양입니다.

제게 물으시더군요.

‘자매는 예수님과 어떤 사이입니까? 자매에게 예수님이 누구입니까?’

저는 좀 어리벙벙해서 ‘저의 구세주이십니다.’ 대답을 드렸더니,

‘ 그런 것은 일반적인 예수님에 대한 것이고 자신에게 누구냐고요.’

저는 잠깐 동안 생각한 다음에

‘제가 요즈음에 묵상하는 예수님께서는 지금 저의 신랑이십니다. 제가 신부로서 예수님을 생각하며 예수님께서도 저를 그런 위치에서 존중하십니다.’ 하고 대답을 했어요.

저를 가만이 보시더니 어떻게 기도하느냐고 물어보시더군요. 저는 두 시간에 걸쳐서 제 이야기를 해드렸고요, 수녀님께서 말씀 중에 간간이 질문하시고 고개를 끄덕이시고, 어떤 부분은 세밀하게 물어보셨지요. 그리고는 ‘지금까지 자매가 하던 대로 계속 기도하라고’ 말씀을 마치셨지요. 제가 그 수녀님을 만났다는 것이 소문이 나서 그 다음부터는 영적 지도를 받으라는 재촉에서 좀 자유로워졌지요.

그런데 그 수녀님께서 제게 물어보신 말씀이 제게는 몇 년 동안 숙제였어요.

‘왜 그렇게 물으셨을까?’ 하고요.

그러다가 시간이 흐르니 깨달아지더군요. 사실 기도를 제대로 하기 위해선 이 관계가 파악되어야 하는 거라고요. 자신의 믿음의 길에서 ‘예수님은 누구인가?’ ‘그냥 구세주입니다.’ 하고 대답했는데 그러면 어떻게 예수님께서 나를 구하셨는지를 알아야 할거고, 그 질문이 ‘십자가의 죽으심으로’ 라고 한다면 왜 그 십자가의 죽음을 택하셨는지, 그것이 구체적으로 나와 무슨 상관이 있는지. 이렇게 질문을 해가면서 저는 예수님을 배워서 알고 있는 예수님을 실제로 만나야 되는 기도를 생각하게 되었지요.

저는 제가 예수님을 만났음이 바로 새로운 영적인 태어남이었음을 깨달았지요. 말 그대로 다시 태어나는 것입니다.

그것은 또 아이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맨 처음부터 저는 도저히 아이일수가 없었어요. 저는 생각을 할 수가 있었고 또 그만한 지식이 있었고 제가 결정도 할 수가 있는 그런 어른이었지요.

적어도 저는 믿음 안에서 성장한 것 같이 느껴졌거든요. 많이 알고 있으니까요!!!

하느님 앞에서 이제 태어났는데, 저의 머리는 어른인 경우입니다.

시간이 많이 흘러서, 생활의 커다란 고비들을 통하여 비로소 다시 처음부터 아이가 되어서 따라 나서야 한다는 것을 몸으로 배웠지요.

실제로 저의 체험으로, 예수님 앞에서 성장하는 영적인 과정도 몸이 자라듯이 똑 같은 과정처럼 큰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고요, 영적인 어린아이, 청소년, 청년기, 이렇게 저는 이렇게 성장하는 어떤 모습을 확실히 느낄 수가 있었어요.

믿음의 나이를 가름할 수 있는 은총을 청한다면 한결 쉽게 주님의 뜻을 기다릴 수 있어지겠지요. 이렇게 저는 제가 어디에 있는지, 예수님과 어떤 관계로 가고 있는 지를 종종 생각해봅니다. 실제적으로 실천할 수 있게 하는 힘이 있는 예수님을 만난 것이지 꼭 점검해봐야 하니까요. 그러면 좀더 제 자신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눈이 생기겠지요.

하느님을 향해서 가는 길이 결국은 예수님을 통해서 저에게로 가는 길입니다.

그것은 그곳에서 저를 만나게 된다는 것입니다. 저를 만나서 저를 보아야만이 하느님께로 제대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길이 자신의 기도를 실천하는 길이기도 하니까, 좀 더 예수님과 관계를 숙고해봐야 하는 것이지요. 제가 기도하면서 예수님께서는 제게 특별한 무엇이 되었고요, 그리고 저도 예수님께 특별한 누군가가 되는 것이었지요. 기도를 하면 이렇게 예수님과 살아있는 관계를 가지게 됨을 알 수가 있지요.

제가 좀더 성장한 관계라면 틀림없이 예수님께 대한 사랑으로 저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잘 질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 안에서 제가 마음을 여는 만큼 친밀하게 관계를 이루십니다. 그리고 당신의 그 사랑으로 제가 세상에서도 무엇이 되게 하십니다. 그 수녀님은 제가 이런 부분에서 방향을 잡을 수 있게 저를 건드려준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께서는 동시에 제가 사람들로부터 받는 걱정으로부터도 놓여나게 해주신 것이지요. 그래도 그 이후에도 꾸준히 영적 지도를 받으려고 지도자를 구하게 되었지요.

어느 날 제 주변에서 어떤 성인의 책이 몇 권이 돌려지고 있더군요. 그 중에 친한 친구가 그 책을 읽어보고는 헐레벌떡 왔어요.

‘네가 기도하면서 했던 예수님의 이야기들이 다 여기에 들어있어. 빨리 읽어봐.’

제가 사실 그 동안 건방을 떠느라 책을 잘 안 읽었지요. 어떤 책들은 믿음의 투쟁을 심하게 하거든요. 책 속에 담긴 저자의 기운이 들어와서 힘든 적이 많아서 그 후론 쭉 책을 안 읽게 되었지요. 저는 그 밤으로 시작해서 그 책을 다 읽어보았어요.

정말 가슴속에 촉촉한 성령의 단비가 흐름을 느끼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제가 기도하면서 경험한 예수님의 말씀이 쭉, 의심 없이 그곳에 있었으니까요..

이렇게 교회의 한줄기 영성이 저에게도 거대한 강물이 되어서 적시고 있음을 느끼고는 예수님께 찬미 드렸습니다. 정말 감실에 계신 예수님께서 저의 영적 지도자이셨음을 알았습니다.

예수 그리스도, 저의 주님께서 저를 이끄신다고요. 한가지 부끄러운 이야기는 성인들은 정말 몸을 다해서 사셨는데, 아직도 입으로만 외치고 있는 저의 현실을 알게 된 사실입니다.

겸손하지도 못하고, 가난하지도 않는 저의 모습입니다. 좀 조용히 살아봐야 할 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