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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의 친절한 미술관

페르낭 크노프 줄리아 리 (victoria808) 2014-8-19  07:22:32

 

 

Fernand Khnopff

Portrait of the Artist's Sister

1887 

 

 

 

페르낭 크노프(Fernand Khnopff, 1858~1921)는 벨기에 출신의 상징주의 화가다. 상징주의(Symbolism)는 1880년대 후반 프랑스에서 보들레르, 말라르메, 랭보 등의 시인들이 중심이 되어 시작된 문화 운동으로 물질적·사실적 표현이 아닌 '분석에 의해 포착할 수 없는 주관적 정서'를 강조한 사조다. 현실에서 벗어나 초자연적인 세계, 인간 내면의 세계, 상상력의 세계를 탐구하고자 한 것. 그래서 상징주의 미술은 난해하다. 작품의 상징과 은유를 충분히 이해하고 감상하기도 힘들다. 어떤 작품은 마치 화가가 "내 무의식의 세계를 지극히 주관적인 방법으로 표현한 것이니 당신들도 마음대로 느끼고 감상하면 됩니다" 라고 외치는 것 같기도 하다.

 

<예술, 스핑크스의 애무>라는 작품으로 잘 알려진 크노프 역시 우리를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화가 중 하나다. 비현실적이고 신비로운 그의 작품은 세기말의 흥분과 불안감을 적당히 자극했고 당대의 많은 화가들과 시인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자신의 여동생 마르그리트의 초상화를 그린 이 작품 역시 일반적인 초상화와 다르다. 데이지를 닮은 꽃 마거리트(마르그리트와 철자가 같다)는 순수함을 상징한다. 그녀는 역시 순수함을 상징하는 하얀 드레스를 입고 있다. 이로써 마르그리트 때묻지 않은 이상적 순수함으로 대변된다. 그런데 조금 이상하다. 여인은 어딘지 불안해 보인다. 발은 잘려 있고 높은 목둘레 선의 드레스는 너무 답답해 보인다. 그리고 화가를 외면하는 마르그리트의 시선. 마르그리트는 크노프가 가장 좋아하고 또 그만큼 많이 그렸던 모델이었다. 그는 수없이 많은 그녀의 초상화를 통해 미술적 진보를 성취했다. 그런데 그녀는 왜 오빠의 시선을 피하고 있는 것일까?  

 

많은 미학자들은 크노프가 여동생에게 근친상간적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었다고 분석한다. 그래서 이 작품은 금지된 욕망에 대한 도덕적 딜레마로 해석할 수 있다. 여인은 텅 빈 하얀 방에 홀로 서 있지만 화가는 그녀에게 다가갈 수 없다. 그녀는 온몸으로 오빠의 빗나간 사랑을 거부한다. 시선은 물론 갑옷 같은 코르셋, 목이 긴 장갑 역시 금지된 욕망을 거부하는 마르그리트의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그래서일까 조금 그로테스크하면서 슬픈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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