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오 나의 귀신이 꽤 재밌다.

딸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밤을 걷는 선비'도 즐겨 본다.

그러다 보니 영혼, 전생... 그런 것을 자주 생각 하게 된다.

 

한국서 친하게 지내던 분 중에

일란성 쌍둥이 자매 분이 있었다.

쌍둥이라도 자란 환경이 다르면

나이가 들면서는 조금씩 다른 모습을 가지던데

그 분들은 중년이 넘어 서도 어쩜 그렇게 똑 같은지

꽤 친하게 지내던  우리도

방문 나가고 들어오는 그 잠깐 사이에

옷이며, 머리가 달라졌다고 신기해 할만큼

깜빡, 깜박 속기 일쑤였다.

오죽하면  (쌍둥이)동생네 애기가 걸어 다닐 때 쯤

언니(이모)랑 동생(친 엄마) 둘이서 서로 애를 부르니까

애가 이쪽 한번 보고 저쪽 한번 보고

급기야 어느 쪽으로도 못 가고 울어버렸을까.

진짜 똑 같았다.

 

근데, 이 두 분

성격은 정말 판이하게 달라서

언니는 이미 여고생 시절에 협박성(안 보내주면 가출 할거라고)

유학을 떠났고

유학 중 만난 외국인과 결혼하고 행위 예술가가 되었다

반면

동생은 중년의 그 나이에도 은행도 혼자 못 가본

안방 (그냥 남편이 갖다 준 돈으로 살림만 하는) 마님이셨다.

 

동생네  집은 호반을 낀 시골의 유복한 집인데다,

음식 솜씨가 좋고 항상 집에 계시니

우린, 주말이면, 별장 처럼, 캠핑 가듯 그 집으로 몰려 가서

먹고 자고 놀고 오곤 했었는데

어느날, 언니가  한국에  나왔을때도

함께  밤새워 논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 분의 전생 체험을 듣게 되었다.

 

"내가 아주 어렸을때부터

나는 항상 우리 집의 손님 같은 느낌이 들었어.

우리 엄마는 소문난 부잣집 맏 며느리로 인심도  좋고

우릴 끔찍히도 사랑하시는 좋은 분이셨는데도

이상하게 나는 늘 겉도는 거야.

쟤(동생=편의상 은숙이라 하겠다.)만 오직 하나

그 집과 나를 이어주는 끈이었을 뿐

나는 항상 불편했었어. 엄마와 아빠조차도....

그때 내가 느끼던 그 기분... 뭔가  낮설고... 이게 아닌데 싶고

뭐라 말할 순 없지만

어릴 때부터 쭉 따라 다니던 그 느낌 때문에

집안에서도 나는 늘 겉돌았었지."

 

은숙: "엄마도 언니가 딸이 아니라 손님 같다 그랬어.

      나를 만나러 온 손님..."

 

"그래, 기억 나 . 엄마가 몇 번이나 한 숨 지으시던 거...

그래서 철들자 말자 유학을 보내 달라고 때를 썼고

유학간 학교에서 본 행위 예술 퍼포먼스에

아!, 저걸 하면 내 이, 찝찝한 기분을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무작정 행위 예술을 시작 했었던 거지.

그리고 ....알 게 되긴 했어.

행위 예술을 하면서가 아니라

공연 중에 들린 영국에서...."

 

우리: ".....? "

 

"그때 영국에서, 우리가 공연 하는 옆에,

전생 체험 세미나라는 걸  하더라고

딱히 전생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봄으로써

심리 치료의 일환이 될 수 있다나.... 선전하기에

내 그 이상한 느낌이 뭔지를 알고 싶어, 나도 거길 갔지.

가니까, 사람들을 집단으로 몰아놓고

사회자인지 최면술사인지가 뭐라 뭐라 하는데

그걸 따라  집중하다 보니까

뭐가 보이는 거야.

그게 전생이라는데....

나중에 집에 오고 나서 며칠 후

'국립 도서관 백과 사전, 몇 페이지를 보시오.' 하는

편지가 도착 했어.

보니까 그때(전생 체험에서)  내가 봤던 옷이나 시대 같은 걸

떠오르는 데로 자세히 적으라 그랬었는데

그걸 문헌상의 실제 기록으로,  확인해 주는 안내 편지더라고....

전생에서 내가 기원 3세기 쯤의 인디언 공주 였는데

결혼식을 하고 있었거든

그때 옷이며, 결혼 절차 등을 그림까지 그려서 적어 두고 나왔더니

(도서관을 가서)  백과 사전 몇 페이지를 보라고 한 거야.

거긴 정말 인디언 왕족들의 결혼 풍습을 설명해 놓은 글과 그림에

내가 본 장면이 그대로 있더라고.

학교 교과서도 제대로 공부 안 한 내가

그 국립 도서관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지식을 어디서 봤을 지....

더 웃기는 건

그때, 그 생에서 나는 왕족이라

다른 부족의 왕자 격인 인디언 하고 정략 결혼을 하는 거였는데

그걸 몰래 숨어서 보며

눈물 짓던 한 인디언 아가씨가 있더라고. 전생에서...

왕자를 사랑 했지만 평민이라, 결혼은 할 수 없었던 .......

근데 그 아가씨를 보자 마자

'아!  쟤는 이 생(=지금 생)에서 누구,

저래서  지금 걔가 그렇게 날 못 살게 구는 구나.'

하고 절로 알게 되는 거야.

그리고, 그렇게 (이 생에서) 걔가 나 한테 못 되게 구는데도

이상하게 내가 받아 주는 입장이 되는 이유도...."

 

그건 마치

대강의 줄거리와 등장인물에 대한 정보를 알고

텔레비젼을 보는 것과 같아서

모습은 다르지만, 보는 순간

아! 여긴 어디, 쟤는 누구, 그리고 나는....하며

절로 알아지는 영화와  같다.

그 체험에서 그 언니는 꽤 여러 번의 전생을 경험하고

마침내

이 생에 태어나기 전의 영계를 갈 수 있었다.

 

"나는 계속 , 이 생에서 내가 느끼는 이 찜찜한 기분,

엿 같고, 더럽고 불쾌한 이 기분이  뭔지 알고 싶었거든

그래서 그  (여러) 전생들을 보면서도 그 생각을 계속 했었어.

그랬더니, 마지막으로

내가 태어나기 전의 영혼 세상을 볼 수 있었지.

거긴 마치....

천국하고 비슷하다고 해야 할까?

사람들 모양인데, 일하지 않고, 먹지 않아도 사는...

아무 걱정도 없고....

내가 살던 곳은 넓은, 아주 아주 끝도 없이 넓은 홀인데

우리들은 어디 든 옆으로는 마음데로 갈 수 있지만

위. 아래로는 맘대로 못 가.

각각의 칸은...그건 마치 층 같은데.

끝(이라고 생각 되는 곳)에 7명의 현명한 신(?)들이 있어서

필요하면 회의를 하거나,

암튼, 그 신들이 결정을 하면 영혼들은 층을 바꿀 수가 있어.

그 층은 영혼들의 단계랄까, 지위 랄까...

그 비슷한 걸로,

내가 있는 층은 (평범한) 사람으로 태어 날 영혼들이었어.

가끔 너무 문제가 많거나 , 뭐 영혼의 깨닫음이 너무  부족하거나

그럼, 아래 층으로 떨어지기도 하는데

그러면 동물로 태어 나는 거래.

그런데 그런 경우는 아주 드문 일이고

보통은 사람으로 태어 날 영혼은 이미 정해져 있달까....?

윗 층은 왕이나 .... 그런, 아주 잘 사는....

부자는 아니고.... 뭐랄까.... 아주  훌륭한.....?

아!  말로 설명하긴 진짜 힘들어.

그건, 그냥 보는 순간 절로 알게 되는 거야.

가슴으로 확!..... 말하지 않아도....

하여간

거기서 난 새로 태어날 영혼 이라

매일 집을 보러 다니더라고."

 

우리 : " 집이요?"

 

"그래, 집. 그건 엄마들의 자궁인데,

그게 방방이 쫙 늘어서 있어.

들어가면 기운 따라 어떤 느낌이 있는데....

어떤 방은 화려 하고, 어떤 방은 초라하고...

그것과 상관 없이 우리들은 맘에 드는 방을 느끼는 거야.

각 방은 방문 같은게  열렸다, 닫혔다 해서

방이 맘에 들면 한참 씩 놀다

방문이 닫히면, 열리길 기다렸다 나오기도 하고....

같은 영혼들 끼리 (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거기도, 이 세상하고 똑 같아.

어떤 영혼은 최고의 방을 봤다고 맨날 허풍만 떨고....

어떤 영혼은 혼자서만 몰래 이방 저 방 찍어 놓고...

나?

나는 겨우 겨우 맘에 드는 방을 찾았는데

들어 갔더니

'아들' '아들' '아들' 소리가 하루 종일 메아리 치는 거야.

아마 그 엄마가 기도를 하는 것 같아.

그런데 난 딸로 태어날 거거든.

모른 척 하고 있을려 했는데

몇날 며칠을 가도 아들 소리가 멈추질 않아

기분 나빠서 그냥 나왔어.

그리고 아들로 태어날 영혼 한테 가 보라고 했지.

그러고 나니까, 맘에 드는 방이 없데.

그래서 심심은 하고...,

그때, 은숙이(동생)하고 친하게 지냈는데

얘 한테 자주 놀러 갔었어.

얘는 벌써 맘에 꼭 드는 방을 찾았다고

아예 방에 들어 가서 사니까

나도 그  방가서 놀다가,  

문이 닫히면 그 안에서 기다리고

문이 열리면 나오고 그랬어.

아! 근데 어느 날, 그 문이 아주 안 열리는 거야."

 

(이 때가 착상 후 100일이 지나는 시점이라고

이런 쪽 공부를 하시는 분들은 말한다.)

 

"갑자기 문이 안 열리니

갑갑해 견딜 수가 있어야지.

얘는 '들어 봐. 저 소리 (엄마 목소리 아닐까?) 너무 좋지?'

하고 있는데, 나는 아무 소리도 안 들리고...

나가고만 싶고....

그러다 어느 날 빛이 보이 길래.

'문이 열린다. 난 나갈래.' 하고

뛰어 나와 보니까

세상이 달라.

그때 '언니  입니다.' 하는 소리가 들리는 순간,

'아! 똥 밟았다. 이게 아닌데....' 하는 기분,

그 기분이더라고,

내가 계속 느끼던 그 찜찜한 기분이....

엿 같던 기분이.... 하하하."

 

처음 그 얘기를 들었을 때는

뭐랄까.

이제까지 잘 안다고 생각 했던 세계가 파괴 되는 기분?

"너는 내 딸이 아니란다'"

마치 어느 날 부모님께 이런 말을 듣는 다면, 느낄 것 같은 혼란?

행위 예술가중에서도 상당히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 주던

그  언니의  거침 없는 삶이

조금은 이해 되는 순간 이었다.

그러나 더 많은 부분은,

내게는 그냥 충격이었었다.

 

그 후로 , 나도

미국에서 전생 체험을 해 볼 기회가 있었고

영계나 전생은 비슷한 패턴을 보이는 걸 알지만

여전히 전생과 그로 인한 영혼 세상, 귀신...

이런 건 참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주제 들이다. 

 

...........

전생이  있다면

우리들의 전생은 어떤 모습일까?

그 속에서 나는 무엇을 슬퍼 하고, 무엇을 원했을까?

그리고 너와 나는 어떤 모습으로 만났을까?

다음 생에서도

이생은 어느 모습이 기억 되려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