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레네 산속의

프랑스와 스페인의 경계석

그 비석에 새겨진 나바라 주의 이름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벌써 스페인의 여러 주를 통과하다가

순례길 중반에 아른 지금

팔렌시아 라는 주로 들어간다.

한발 한발 작은 발걸음이

어느 새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니

나의 두 발로 걸었다는 사실에

뿌듯한 마음이 되는 건 어쩔수 없고 . . .

시원하게 펼쳐진 길을 따라 걷는다.

정오의 따사한 햇살을 머리게 이고 . . .

벌판의 길이 끝나고

동네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

저 멀리 석조로 된 건물이 보인다.

길 옆엔 내가 좋아하는 로즈메리가 가득한

길을 따라 계속 걸으며 . . .

길을 걷는 동안 자주 나타나는 로즈메리의 퍼레이드

그 향기가 코끝을 자극할 때마다

왠지 기분이 좋아진다.

처음에 난

이 건물의 정체에 대해 몰랐다.

그런데 가까이 다가 가 보니

이 건물은 성당이었다?!!!

성당안에 걸어져 있는 조가비를 보며 . . .

야고보 성인의 형상이 새겨져 있는 종의 모습

석조로 건축된 성당의 내부 모습

마치 중세시대로 타임머신을 타고 들어온 느낌?

성당안에는 순례자들이 자유롭게 찍어갈 수 있는

스탬프와 방문록이  준비되어 있고 . . .

성 니콜라스 알베르게 안내의 글

이 성당의 알베르게에 관해서

경험한 사람들의 글에 의하면

이 알베르게에는 현대문명의 시설은 거의 없지만

알베르게를 운영하는 신부님들이 친절하여

신앙적 경험을 하기엔 좋은 곳이라고 . . .

성당안을 돌아보고 나오니

알베르게를 운영하는 자원봉사자들이

활짝 웃음 띈 얼굴로 반긴다.

누군가 경험하였던 글의 내용처럼

이 분들의 인상은 좋았고

선하게 보인다.

성 니콜라스 성당의 알베르게의 모습

이미 이 곳에서 하룻밤 머문 순례자의 리뷰에 의하면

이 알베르게의 숙소는 독특하다고 . . .

전기시설도 없고

모든 게 공동생활이며

침대도 겨우 12개에 불과하므로

많은 사람들이 쉬어 갈수도 없지만

수도사님들의 친절함과

식사만큼은 아주 훌륭하였다고 . . .

특별한 경험을 원하는 순례자는

하룻밤 정도 기꺼이 쉬어 가기를 . . .

성 니콜라스 성당을 떠나 

다시 길을 걷는다.

다리위로 바이커 순례자가 지나간다.

다리 위애서 바라 본

다리 아래의 모습들

스페인 시골은

물이 풍요로운 땅

다리를 건너자마자 나타나는 주의 경계 사인판

여기서부터 주가 다르다

그동안 부르고스 주를 걸었는데

이제부터는

팔렌시아 주로 접어든다.

이 곳을 지나가는 순례자들이

그 지방의 경계석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기도 하고 . . .

앞으로 순례자들이 걸어가 야 할 지도를 보며 . . .

사진에 같이 찍힌 여인의 옷차람이???

머리에 양귀비꽃까지 꼿고?

이 길을 걷는 사람들은

국적도 다르고

세대도 각각 다양하고

사람들의 모습도 다르고

옷차림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지만

그러나 한가지 통하는 것은

부엔 까미노~ 

라는

세계적 공통어.

그 지방의 경계석  한쪽에 위치한 벤치에 앉아

독서하고 있는 한 여성 순례자

그 여성 순례자 아래에 엎드려 있는 개 한마리의 모습

쉬는 동안에 책 읽는 모습

그리고 개 한마리

그림같은 풍경을 바라보다가

다시 길을 떠난다.

나의 앞을 걸어가고 있는 두 여자들

나는 그들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두 사람이 한국인이라는 건 안다.

우리는 한국말로 인사를 하였으니까 . . .

터벅 터벅 길을 걷다보니

잠시 후

눈 앞에 마을이 보인다.

마을 들어가기 전

이제 모종을 한 지 얼마 안 된 들판을 보며 . . .

그동안 푸른 밀밭만 바라보다가

황토흙 밭에 조그맣게 자라고 있는 새싹들의 모습을 보니

신기할 정도?

그런 생각도 잠시

마을의 다른 방향엔 여전히

푸른 밀밭이 가득하고 . . .

마을 입구에 서 있는

마을 안내도

마을이름이

이테로 . . . 라고 .

늦은 오후시간에 도착한 이테로 마을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길가에 위치한 레스토랑으로 들어가기로 한다.

마침 그 레스토랑 안에는

조금 전 한국말로 인사를 나눈 여성들이 

점심식사를 하려다가 나를 보고

반가워 하며 함께 식사를 하자고 하여

함께 자리를 하였다.

그녀들 중 한 사람은

미국의 동부에서 혼자 순례길에 온 20대 

또 다른 레이디는

한국에서 왔는데 오다가 다리가 아파서 힘들어 하였을 때

미국에서 온 예쁜 아가씨가 자신의 스틱을 빌려주어

도움이 되었다며 같이 걷다가 친구 하기로 했다며

활짝 웃는다.

한국에서 온 영 레이디는 독실한 천주교인

그녀는 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꼭 걷고 싶어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고

걷는 중이라고.....

그녀는 재미있게 많은 이야기를 하였는데

아직도 기억에 남은 부분은

자신은 추운 걸 견디지 못하여 집에서 출발할 때

전기 담요를 가지고 왔다고?

그런데 그 전기담요가 고장이 나서 

수선을 하여 다시 사용하였는데

결국 어느 마을에서 또 고장이 나

더 이상 고치지 못하여 버리고 걷게 되었는데

지금은 다리가 아파서 힘이 든다고 . . .

두 다리가 아파서 절뚝거리며 걷는 중에

미국에서 온 한국 아가씨를 만나 지금은

스틱을 빌려주어서 잘 걷는다며

많이 고마워 하는데

미국에서 온 레이디는 겸손하게

괜찮다고.......

두 젊은 레이디들의 말을 듣는데

내 마음에 따뜻함이 전해진다.

그래서 두 사람의 점심을 내가 사겠다고 하니

한국의 아가씨가

고맙다며 자신의 배낭에서

소금을 꺼내 나에게 준다?

그 소금은 대나무통에 7번 구운 건강에 좋은 소금이라며 . . .

소금에 대해 생각을 해 보지 않았는데

뜻밖의 구운소금을 선물받고보니

기분이 묘하다.

이테로 마을에 있던 정보 센터

그러나 간판만 있을 뿐

사람은 없는 듯....

사실 내가 그동안 걸으면서 마을에 있는 정보센터는

수 없이 보았지만

사람이 있었던 곳은 오로지

산토 도밍고 거리에 있던 정보 센터만 

사람이 있었고 그 외 시골의 작은 마을에는 거의 없었다.

그려려니 . . . 하면서

지나가곤 하지만

그래도 길가는 순례자들의 앉을 자리 하나 있다는 것에

감사해 하기도 하며 . . .

영화속에 나올 것 같은

마을을 지나며 . . .

이테로 마을의 가운데 길을 따라

계속 걸어간다.

마을 밖으로 나가기 위하여 . . .

마을 끝무렵쯤에 위치한

또 다른 알베르게와 바

마을의 성당건물 사이로 난

동네의 길을 걸으며 . . .

성당의 지붕 모습이

오랜 역사를 보여 주는 듯 . . .

성당 마당에 있는 식수대

식수가 부족한 사람은 이 곳에서 물을 보충해서 떠나면 좋을 것 같다.

나는 이미 점심식사를 하였던 식당에서

먹을 물 2병을 구입했으므로

그냥 지나간다.

고요한 마을

이미 시에스터가 시작되었는지

동네엔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동네주민이 자전거 타고 지나가는 모습

현지인 보기가 너무 힘들다보니

어쩌다 지나가는 사람만 보아도

반가울 정도~

작고 소박한 이테네 마을을 떠나며

5/9/2015

순례길 20일차

- 별 빛 속 을  걸 으 며 -